풍월댁들이 좋았던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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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월당 작성일07-08-08 11:15 조회11,8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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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월댁들이 "클럽발코니"에 쓴 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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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월당 최성은 실장

슈만 / 피아노 오중주 Op.44// 피아노 사중주 Op.47

바릴리 사중주단// 외르크 데무스//피아노

웨스터민스터 수입


오랜시간 나를 한곳에 서성거리게 만드는 음반이다.

참으로 따뜻하고 향기로운 음반을 만나 구입한지 오래되어도 항상 손이 닿기 가까운 곳에 놔 두고 싶은 음반.

바로 바릴리 사중주단과 외르크 데무스의 슈만.

슬픔과 비장미의 극치를 달리는 이 연주는 슈만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이 연주자들이 슈만을 선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피아노 사중주 3악장 안단테 칸타빌레 사랑의 악장이 시작되는 순간 시려오는 가슴을 벅차게 끌어 안고 어디든지 기대어 슈만과 클라라의 사랑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가장 아름다운 악장이 숨어 있는 이곡을 모른채 살아간다는건 너무도 아쉬운 일이다.

그리고 이 연주를 감히 최고의 명반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고싶다.

내 생애에서 여러가지 행운이 있었겠지만 아마도 이 음반을 만난것이 크나큰 행운이 아니었나 싶다.

슬프지만 비통하지 않는 슈만의 운치있는 이 멜랑꼴리한 연주를 들으며 피지 못하는 담배지만 하나 근사하게 물고 경치좋은 바위위에 걸터 앉아 길게 한번 연기를 뿜어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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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월당 허영미 부실장

OP30432

Vivaldi// il furioso!

Sandra Fiau// Sara Mingardo// Philppe Jaroussky// Rinaldo Alessandrini...

정열의 비발디 (Il furioso!)


비발디 = 사계

아직도 이런 공식은 유지되고 있다.

비발디는 사계만 작곡한 것은 아닌데..


2000년 부터 나이브에서 비발디 전곡의 녹음을 목표로 <비발디 에디션>을 발매하고 있는데//

이 음반을 지금 까지 발매된 시리즈의 결정판 정도 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오페라 티토 만리오의 신포니아로 시작되어 유디타의 승리의 아리아로 끝나는 마지막 곡까지 마치 한편의 오페라를 감상하는 것 처럼 유기적으로 잘 짜여져 있다.

대부분의 수록곡은 <비발디 에디션>을 통해 처음 녹음된 곡들인데// 처음이라도 전혀 낯설지가 않다.

음반의 제목처럼 다이나믹하고 빠른 곡들이 시종일관 딴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정열 이 음반의 제목은 물론 수록된 곡을 설명하는 단어 이겠지만// <비발디 에디션>을 완성하겠다는 음반사의 의지. 또는 과거속에 묻혀져 있던 작곡가의 작품을 열정적으로 찾아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은 아닌가 싶다.

더 이상 비발디를 사계한 곡으로 평가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에서 감히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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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월당 송은주

AVIE 2112
슈베르트 /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D821// 슈만 /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op.70 슈만 / 환상소곡집 op.73// 5개의 민요풍 소품 op.102// 이야기 그림책 op.113(피아티 편곡)
연주:안토니오 메네세스(첼로)// 제라르 비스(피아노)

슈만의 실내악곡들을 만나다보면 내 감정은 자주 그리움과 쓸쓸함에 뻗어있다.
얼마전 안토니오 메네세스의 신보를 감상하다가 그날따라 뭔가 닮은 잔상을 떠올림에 있어
괴로워하던 나는 이제서야 동요 <오빠생각> 과 맞닥드리게 되었다.
가사를 되뇌어보면.. 뜸북새 뻑꾹새 제각각 울 때 굳은 약속하고 떠난 오빠는
기러기 오고 귀뚜라미 슬피 우는데도 아직 소식없다는 내용인데
우리네 누이가 가진 그 그리움을 슈만 선생님도 경험해 보신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오빠생각> 과 메네세스가 노래하는 슈만의 첼로 연주곡들의 정서는 숙명적으로 닮아있다.
함께 수록된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역시 그냥은 지나칠 수 없는 호연인데//
옆집 오빠같은 설레임은 덜하지만 친오빠같은 순수하고 속깊은 연주라는 말로 빼고 더하고 싶다.
특히나 이 음반에서 메네세스와 비스의 호흡이 가장 빛나는 부분이다.
감히// 로스트로포비치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는 "잠시" 잊어도 좋다는...

선곡// 연주// 탁월한 음질까지.. 최근// 개인적으로 이보다 배부른 음반을 만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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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월당 정수현

Suprqhone 3391-2

Dvorak Miniatures


드보르작 실내악 소품의 새로운 발견!


스메타나//야나체크//마르티누 등 주로 체코음악가들의 음악에 집중하고 있는 체코의
파노하 사중주단의 드보르작의 실내악 소품 음반.
Miniature라는 예쁜 타이틀에 어울리는 사랑스러운 왈츠와 바가텔 그리고 녹턴까지.
진지모드의 무게 있는 음악을 원하시는 분들의 취향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편안하고 예쁘기 그지없는 소편성의 아름다운 현악삼중//사중 음반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기분이 무척이나 상쾌해질만한 만한 음반이다.
Gustav Pfleger-Moravsky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의 보컬라인을
12개의 현악 사중주로 편곡한 Cypresses라는 곡중 4개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는 드보르작 생전에는 주목받지 못하다가 21년 후 그의 사위 Josef Suk에 의해
발표되어 드보르작의 특징적이고 성공적인 작품으로 재평가받게 되었다는 점도 재밌다.





위에 사진은 작년에 풍월지기들 일본 여행갔을때 찍은 사진이네요.
왼쪽부터 박종호 선생님// 송은주// 허영미부실장// 정수현// 최성은실장(출산 직후의 모습이군요.ㅡ//.ㅡ)
우리 막둥이 두명은 못갔지요...(입사전)

아... 작년인데 젊어보이네요.... 모두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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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든
첼로 협주곡 C장조// D장조
교향곡 60번
크리비네 피에르선//첼로 / 콤바티멘토 콘소트 암스테르담 연주
SACD

글 풍월당 최성은

"좋은 음반 추천 해 주세요“ 라는 말은 내가 일하는 곳에서 손님들에게 항상 듣는 질문이다.
그래서 신보가 나오면 항상 들어보고 검증되지 않은 실력으로 손님들에게 소개 하곤 한다.^^
이 음반을 처음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물론 내 귀가 즐거워서 좋았지만 나의 소개로 좋은 주인을 찾아 떠날 이 음반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듣는 내내 놀라운 이 자유롭고 창조적인 연주를 들으면서 다시 한 번 하이든에게 이 곡을 작곡 한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 음반에 수록된 하이든 교향곡 60번은 고전시대의 형식에 따른 4악장이 아닌 // 6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필본의 타이틀 페이지에는 이 곡이 “Par La Commendia Intitolata il Distratto" (정신 나간 사람이라는
제목을 가진 연극을 위하여)을 위해 작곡 되어 있다고 쓰여 있다.
나는 생각한다.
"아! 이 연극은 무엇이고 하이든이 그것으로부터 어떤 영감을 얻었을까?".. 이 곡을 들으면서 이렇게 아름답고 훌륭한 곡을 왜 사람들이 모르고 있을까에 대해 화가 나기까지 한다.
특이할 만한 점은 이 연주는 고음악 전문단체 콤바티멘토 콘소트 암스테르담이 고악기가 아닌 현대악기로
들려준다는 점인데// 연주 또한 흠 잡을 데 없이 훌륭하다.
하이든이 이 곡을 쓸 당시 분명 즐거운 일이 있었으리라.. 짐작하면서 .. 그 기쁨이 음악으로 폭발하는
30代의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C장조를 들으며 나는 오늘도 내가 이 일을 하고 있음에 감사해 하며 하루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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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현악4중주 전집 바릴리 사중주단

글 풍월당 최성은


베토벤의 현악사중주곡 특히 후기작품들은 단순히 실내악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베토벤의 영혼까지 이끌어내는 고백이 아닌가싶다.

울컥 울컥 거침없이 솓아내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뿌듯한 애절함에 내 두눈은 금새 촉촉해져 버린다.

찬란한 금빛 연주들도 많지만 나는 구리빛이 도는 이 바릴리 사중주단의 연주가 아직도 좋다.

이들의 두텁고 찰진 현들의 대화를 들으면 그 어떤 연주보다도 음악이 가깝게 느껴진다.

반세기 이전의 연주가 아직도 음악 애호가들에게 칭찬을 받는 것도// 현재의 연주에 만족하지 못하는 감성을 바릴리사중주단의 연주가 충족시켜줬기 때문이다.

어쩜 이 음반을 처음 들으면 조금은 독특한 이 들만의 연주에 당황 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 매력에 빠지면 왜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여기 가까이 와서 들어보라는 그들의 연주... 나도 모르게 이 음반을 들을 때마다 스피커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듣는 것이라는 말을 실천하게 되는 이 연주는 내가 오래오래 뜨겁게 만나게 될 소중한 음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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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티 바이올린 협주곡 22//23번
바이올린 롤라 보베스코 (lola bobesco)
지휘 커트 레델 (kurt redel)
staatliche philharmonie rheinland-pfalz (라인 팔라티틴 국립 관현악단)
레이블 : Talent

글 풍월당 최성은


아직은 장밋빛 뺨과 붉은 입술을 가진 20대의 한 청년이 묻는다.

이 음반이 좋아요? 이미 이 음반을 들어 본 모양이다.

나는 괜히 퉁퉁거리며 대답한다..

촌스러운 이 곡과 촌스러운 이 미모의 아줌마의 연주가 그냥 좋다고..


나는 비오티의 곡을 들을 때는 바흐도 베토벤도 브람스도 감히 잊어버리게 된다.

보베스코의 연주를 들을 때 만큼은 하이페츠도 오이스트라흐도 잠시 잊는다...


비오티의 바이올린 협주곡 22번 1악장의 애절하게 뿜어대는 바이올린 독주부분은

이 음반을 만난지 1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뜨겁게 만난다.

아침 분홍빛 구름위로 정직하게 쏟아져 들어오는 눈부신 햇살과 함께 달달한 자판기 커피를 한 모금 삼키면서

이 음반을 들으면 내 마음은 기분좋게 휘휘 날아다닌다.

마음속의 무겁고 기분 나쁜 기운들이 빠져 나가는 것 같아 이 음반은 이미 나에게는 효과좋은 알약과도 같다.

격정과 감미로움의 절묘한 조화 그리고 이 뜨겁지만 따뜻한 연주를 꼭 권하고 싶다.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은 담백한음식처럼 다 듣고 난 뒤에도 그 감동은 오래간다.

그리고 그녀의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도 함께 권하고 싶다.



날콩처럼 비릿한 인생의 맛을 알 쯤... 또 어떤 느낌으로 이 음반을 듣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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