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풍월당에 흐르는 음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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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월당 작성일07-01-30 21:13 조회13,608회 댓글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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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자 : Aram Khachaturian (하차투리안)


곡명 : Masquerade Suite 1악장 (마스크레드 조곡)


연주 : RCA Victor Symphony Orchestra


지휘 : Kiril Kondrashin 1958년


레이블: BMG Living Stereo (09026633022)


    








쇼스타코비치 왈츠와 비슷한 풍이네요.


지난 메일에 풍월당 송은주씨의 추천 음반 이였지요.


은주씨가 집에서 가져온 음반으로 며칠째 듣고 있습니다.


 


by 최성은


 


 


음악 들으시면서 읽어 보세요...


 


 


 


 


네팔의 맥주


 


-요시다 나오야-


 


4년이나 전의 일이니까 정확하게는 최근은 아니지만 내게는 바로 어제 일보다 더 또렷또렷한 이야기다.


昭和 60년(서기 1985년) 여름, 나는 촬영 때문에 히말라야 산록, 네팔의 드라카라는 마을에 10여 일 머물렀다.


해발 1,500미터 산허리에 집들이 들어 붙은 듯이 흩어져 있는 마을인데, 전기 수도 가스와 같은 이른바 현대 라이프 라인은 하나도 없었다.


 


인구가 4,500명이나 되는데, 자동차는 물론 바퀴가 달린 장치로 다른 마을과 오갈 수 있는 길이 없었다.


게다가 두 다리로 걷는 수 밖에 없는 울퉁불퉁한 산길을 골짜기를 흐르는 급한 물줄기가 여기저기서 끊어 놓는다.


이런 곳에 부딪치면 바위에서 바위로 목숨을 걸고 건너 뛰어야 한다.


 


손수레도 쓸 수 없으니 마을 사람들은 힘 닿는 데까지 짐을 지고 이런 길을 걸어야 했다.


그래서 숲이 움직이나 하고 놀라서 자세히 보면 밑으로 작은 발이 움직이곤 한다.


땔감으로 옥수수 잎단을 어린 아이들이 나르고 있는 것이다.


 


옛날 일본에서도 마을의 공유지에서 풀을 벨 때 우마차에 싣고 돌아가지 못하게 했다.


자기가 질 수 있는 데까지만 풀을 베도록 되어 있었다.


자기가 질 만큼 베는 것은 하늘이 허락한다는 사상이 있었던 것이다.


 


시대는 다르지만 차를 굴릴 길이 없기 때문에 드라카 마을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환경보호에도 맞고 하늘의 허락도 받아가며 사는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옛날 일을 모르면서 지금 사람들은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을 합쳐서 모든 라이프라인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자기들의 생활이 세계 수준보다 밑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여행자의 눈에는 도원경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견디기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이나 아이들은 마을을 떠나 전기와 자동차가 있는 데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들이 그러는 것도 당연한 일이며, 우리들도 차를 쓰지 못하는 이곳에서 촬영을 하려니 순간 순간이 중장비의 등산이다.


 


차로 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마음까지는 열 다섯이나 짐꾼을 사서 기재와 식량 등을 날랐는데,


그 밖에 가져오고 싶은 것들이 있어도 모두 참고 견디어야 했다.


 


그리하여 제일 먼저 단념한 것이 맥주였다. 우선 무겁다.


알코올로 치면 양주가 효율적이다.


그것을 여섯 병, 한 사람에 한 병 반 꼴로 가져가면 넷이서 열흘 동안 이럭저럭 지내기 된다는 생각에 맥주를 단념했다.


 


그러나 양주가 맥주는 그 역할부터 다르다.


온통 땀에 젖어가며 하루의 촬영이 끝났을 때 눈 앞에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고 있는 것을 보면,


“ 아아 여기 맥주를 담궈 차게 해 마시면 얼마나 좋을까….”


푸념이 저절로 나왔다.


 


우리 일행이 같이 의논한 끈에 그렇게 하기로 했던 맥주인데, 이제 와서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것은 규칙위반이다..


그러나 내가 입밖에 낸 맥주 이야기를 듣고 따지고 든 것은 친구가 아니라 마을의 체트리 소년이었다.


 


“ 방금 이 사람 뭐라고 했어” 하고 통역에게 묻자 이야기를 알아차리고는 눈을 반짝였다.


“ 맥주가 원이라면 내가 사다 줄게요”


“…어디서? “


“체리코트”


체리코트는 우리가 차에서 내리고 짐꾼을 샀던 고개의 거점이다.


트럭이 오는 끝이어서 물론 맥주가 있다. 고개 찻집 선반에 맥주가 몇 병 나란히 있는 것을 올 때 곁눈으로 보았다.


 


그러나 채리코트까지 가려면 어른 걸음으로도 시간 반이 걸린다.


“ 멀지 않나? ”


“ 괜찮아요 어둡기 전에 돌아올 테니.”


하도 자신 만만해서 장담하길래 작은 배낭과 돈을 주고 부탁했다.


 


그럼 힘들겠지만 될 수 있으면 네 병 부탁한다고 했다.


신이 나서 뛰쳐나간 체트리 소년은 여덟 시 무렵 해서 맥주 다섯 병을 등에 메고 돌아왔다.


우리는 모두 박수로 그를 맞았다.


 


이튿날 오후, 촬영 현장을 보려고 온 체트리가 “ 오늘은 맥주 없어도 되느냐 “고 묻는다.


전날 밤에 맛본 차디찬 맥주 생각이 되살아 났다.


 


“없어도 되는 건 아니지만 네가 또 고생해야 하니까…”


“ 문제없어요. 오늘은 토요일이니 학교는 끝났고 내일은 쉬니까 이스타르 많이 사다줄 수 있어요.”


STAR라는 상표가 붙은 네팔의 맥주를 이곳에서는 “이스타르”라고 읽는다.


너무 기뻐서 어제보다 큰 배낭과 한 타스 분 이상의 맥주를 살 수 있는 돈을 주었다.


체트리 소년은 어제보다 더 신이 나서 달리다시피 떠났다.


 


그런데 밤이 되어도 소년은 돌아오지 않는다.


밤이 깊었는데도 소식이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닐까 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 했더니, ´그렇게 많은 돈을 주었다면 달아났을 것이다” 고 입을 모았다.


 


그 정도의 돈이 있으면 부모 있는 데로 가서 카트만두(네팔의 수도)까지도 나갈 수 있다.


틀림없이 그랬을 거라고.


열 다섯 난 체트리 소년은 산 하나 너머에 있는 아주 작은 마을에서 여기와서 하숙하며 학교에 다니고 있다.


 


땅바닥에 거적을 깔고 침상 하나 놓은 그의 하숙을 촬영하며 이야기를 들었으니 사정이야 모르는 바 아니다.


그 토굴에서 아침 저녁으로 체트리 소년은 다미아와 지라라고 매운 향료에 고추를 섞어 돌과 돌 사이에 넣고 간 뒤


채소와 함께 쪄서 일종의 카레를 만들어 밥에 쳐서 먹으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방이 어두워서 낮에도 작은 석유 등을 침상 위에 올려놓고 엎드려 공부하고 있었다.


그런 체트리 소년이 돌아오지 않는다.


다음 날도 오지 않았다.


그 다음날이 월요일인데 역시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학교에 가서 선생에게 사정을 이야기 하고 이쪽 잘못이었다고 빌면서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말하자, 선생까지도


“걱정할 것 없다. 사고가 아니다. 그럴 만한 돈을 가졌으니 달아났을 것이다” 는 것이었다.


나를 이를 갈며 잘못을 뉘우쳤다.


아무 생각 없이 일본의 감각으로 네팔 아이들에게는 믿어지지 않는 많은 돈을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토록 착한 소년의 일생을 망쳐버렸다.


 


그렇기는 하지만 역시 사고 아닐까?


그런데 만일 사고라면 아주 큰 사고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시간이 흘러 3일째 되는 날 밤이 깊었는데, 숙소의 문을 심하게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야아, 드디어 아주 나쁜 소식이 오는가 보다 하고 문을 여니 거기 체트리 소년이 서있지 않은가!


 


온몸에 흙칠을 한 모습이었다.


체리코트에는 맥주가 세 병밖에 없어서 산을 넷이나 넘고 다른 고개까지 갔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모두 열 병을 샀지만 오다 넘어져서 셋을 깼다고 울먹이며 깨진 병 조각들을 모두 꺼내 보이고 거스름 돈까지 내놓았다.


 


소년의 어깨를 껴안고 나는 울고 또 울었다. 요새 와서 그렇게 운 적이 없다.


그리고 그토록 깊이 여러 가지로 반성한 적도 없다


 


김영도 지음,『山의 사상 』(서울: 수문출판사,1995)


  09026633022


댓글목록

전헌상님의 댓글

전헌상 작성일

이거 나온지 몇 년 되었죠! 풍월당 생기기 전에 구입했었는데 저는 5곡 갤럽 을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곽태웅님의 댓글

곽태웅 작성일

풍월사랑방에서 뽐뿌질을 하시는 것은 반칙이라 사료되옵니다!! (T-T)

김귀선님의 댓글

김귀선 작성일

올린 시간을 보니 퇴근시간이 지났군요<br>직장을 관두고선 야근이란 단어도 그립습니다만<br>바쁠수록 천천히, 무리하시지 않길 바랍니다^^

막둥님의 댓글

막둥 작성일

프렌치카페 골드라벨-악마의 유혹 광고에 쓰였던 음악이기도 하죵~ :)

아마데우스님의 댓글

아마데우스 작성일

ㅋㅋ괜히 들어보지도않고 산음반 안듣는음반 몇백장 되느니 이게 나을듯 싶습니다~~ㅋㅋ지금은 시대가 좋아서 샘플로 들어볼수있지만 옛날에는 어디그랬나요! 사가지고 집에와서 포장뜯구들어봐야 좋은건지  아님~꽝(?)인지 분간했지요~~^^

김광욱님의 댓글

김광욱 작성일

어제 풍월당에 이 음반가지러 들렀는데 없더군요.ㅠㅠ<br>어서어서 풍월당에 모셔놓으세요. ^^  안그럼 음반가져온 은주님,소개글 올리신<br>최실장님 미워할 겁니다.^^

muyo KIM님의 댓글

muyo KIM 작성일

음악을 듣다 말고 ,,,,<br>네팔의 맥주 내용 읽다가....<br> ...음악을 놓칠 정도로 잔잔하고 짠한 글 잘 올려놓으셨네요....<br>음악을 듣는다는 것이 결국 아름다움일진데<br>글의 내용 또한 진히게 아름답네요.....<br>

calla님의 댓글

calla 작성일

구입가능할까요?

풍월당님의 댓글

풍월당 작성일

안녕하세요 풍월당 오민하입니다.
이 음반은 현재 재고가 있습니다.
이곳에 답글을 적으시면 주문이 어려우니
주문 원하시는 분들매장으로 전화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