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입고] 쇼스타코비치 : 현악사중주 2번, 7번 & 8번 / 파벨 하스 사중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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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스타코비치: 현악사중주 2번, 7번, 8번
파벨 하스 콰르텟

우리 시대 최고의 현악사중주단으로 군림하고 있는 파벨 하스 콰르텟이 드디어 오랫동안 계획했던 쇼스타코비치 앨범을 들려준다. 

쇼스타코비치는 체코 작곡가들 못지않게 파벨 하스 콰르텟이 초기부터 집중적으로 연구했던 레퍼토리로, 

이들의 강렬한 힘과 놀라운 대조, 숨막히는 긴장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밀하기 그지없는 세부 묘사가 악곡과 딱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사중주 2번은 내면에 흐르는 정서를 잡아낸 탁월한 해석이며, 7번 역시 예리하게 ‘드라마’를 잡아냈다. 

하지만 음반의 정점은 8번으로, 이토록 격렬함과 섬세함을 동시에 이룩한 연주는 없었다. 




“몇 주 후,
그는 자기 심장을 갉아 먹는 고민과 영혼에
지워진 짐을 현악 사중주 8번에 쏟아 부었지요.”

“8번 사중주 때문에 울었노라고”

“8번 사중주가 내게 더욱더 절실하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었다.”

작곡가는 자신의 의도를 감추기 위해 파시즘의 희생자들에게 사중주를 바쳤다. 

하기는 그 자신이 스스로를 파시스트 체제의 희생자로 간주하므로 헌사는 합당하다 하겠다.

 사실 이 곡은 그가 여태 쓴 모든 것들을 총합하고자 이도한 것으로서, 말하자면 그가 삶에 고하는 작별이었다. 

그는 공산당 입당을 도덕적, 육체적인 죽음과 관련지었다.


사중주를 완성하고 다량의 수면제를 구입해 드레스덴에서 돌아온 날, 그는 내게 피아노로 이 사중주를 들려주고는 눈물을 지으며 그게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말했다. 

자살의 뜻을 내비쳤다. 내가 구해주기를 반쯤은 무의식적으로 바랐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의 외투 주머니에서 수면제들을 꺼내 그의 아들 막심에게주면서 사중주의 진짜 의미를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항시 아버지를 지키고 있으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이후 며칠간 자살위험이 지나갔다고 느껴질 때까지, 나는 되도록 많은 시간을 쇼스타코비치와 함께 보냈다.

- <쇼스타코비치는 어떻게 내 정신을 바꾸었는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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