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월당 이야기 | 백건우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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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월당 작성일22-10-04 14:44 조회2,8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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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와의 대화

10월 2일 일요일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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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백건우 선생님과 소중한 시간을 풍월당에서 보냈습니다.

백건우의 말은 침묵을 뚫고 고요히 흐르는 음악을 닮았습니다.
달변은 아니지만 달게 듣습니다.
음악을 닮은 진실함 덕분입니다.
선생님의 말씀은 한 마디 한 마디 오랜 기다림 속에 곱게 삭아 향기가 베어 나오지만
되새겨보면 쓴소리도 조금 들어 있는 어른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라나도스와 <고예스카스>를 이야기했습니다.

오십여년 전 줄리어드에 파다하게 퍼진 데 라로차의 연주 이야기,

그라나도스의 첫 사랑 여인 이야기,

스페인 화가 프란체스코 고야의 판화 이야기를 들었고,

다채로운 스페인의 인상, 그들의 음악 안에 있는 여백과 틈새가 논리정연한 독일 음악과는 또다른 자유를 선사하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인상에 남는 이야기는 역시 오십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콘서트 피아니스트로 살아올 수 있었던 백건우 선생님의 비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음악에는 재능도 중요하지요.
하지만 자기 자신을 스스로 키워나가는 힘이 있어야 해요.
마치 화초에 물을 주듯이 내가 나를 키우는 것인데,
그러면 음악에 대한 사랑이 커지고 더 풍성해지지요.
하지만 그 힘이 없으면 생명이 짧지요.
음악에 충실하면 할수록 음악이 우리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점점 더 커져요.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 하다 보면은 그런데 내가 다 원했던 거예요."

젊은 음악가들, 어린 꿈나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었습니다.

스무살 갓 넘은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언젠가는 치고 싶다 꿈꿨던 그라나도스의 <고예스카스>.
그러나 비단 이 음반 뿐이 아니었어요.
그가 오십 년 세월이 흐른 뒤 내 놓은 이 한 장의 음반은 그 자체로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삶을 담고 있는 듯 합니다.

오늘의 대담을 통해 우리는 여전히 소년의 눈을 하고는
매번 다르게 찾아오는 아름다움의 순간, 매순간 변하는 진실의 순간을 찾아나서는
한 예술가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2022년 10월 8일 토요일 오후 5시 예술의 전당에서
백건우 선생님의 그라나도스 <고예스카스>의 공연이 있습니다.
이 희귀하고도 매혹적인 작품을 실황으로 들을 수 있는
어쩌면 두 번 다시는 만나기 어려운 기회인지도 모릅니다.
더 많은 분들과 이 음악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음반도 참 좋습니다. 아마 계속 듣게 되실겁니다. 


풍월당 명반백선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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