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월당 이야기 | 클라라주미강, 손열음 쇼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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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월당 작성일16-12-21 18:45 조회12,75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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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이 말하는 깊고 찬란한 슈만과 브람스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클라라가 보는 피아니스트 열음
음악에 있어 언제나 큰 그림을 보고 그 속에서 자기가 하고자 하는 말을 확실히 전달할 줄 아는 연주자.
처음 봤던 그날부터 지금까지 그게 가장 존경스러워요.
▶열음이 보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참 장점이 많은 아티스트, 바이올리니스트
기악가에게 가장 큰 꿈은 노래하듯 연주 하는 것인데 사람 목소리처럼 참 잘 구연해요.
그리고 호흡. 호흡이 참 길어요.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는 굉장히 섬세하고 그야말로 세포 조직이 하나하나 움직이는 것 같은 그런 악기잖아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되게 큰 호흡을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합니다.
▶로베르트 슈만, 클라라 슈만, 요하네스 브람스.
새 앨범, 세 작곡가
클라라:
슈만을 하고 싶었어요.
슈만의 바이올린 소나타 3개는 사실 사람들이 잘 몰라요. 브람스를 제일 좋아하지만 미뤘었어요.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해석이 나올 것이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좋아지면 좋아졌지 파가니니 전곡같이 꼭 어렸을 때 해야 하는 그런 곡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어쩌다가 브람스의 가장 큰 소나타를 녹음했어요. 그리고 클라라 슈만 로망스 같은 경우 3년 전 우연히 라디오에서 듣고 좋게 충격을 받고 꼭 슈만 앨범에 넣고 싶었어요.
▶브람스와 슈만
열음:
브람스는 좋고 나쁜 의미를 떠나서 혼연일체 한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구조가 탄탄했던 작곡가이고
굉장히 이지적인 작업을 했고
슈만이나 다른 낭만주의 시대 작곡가처럼 격정적인 감정에 변화가 와서 그걸 곡으로 표현했다거나 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 사람의 감정과 이성을 말하자면 굉장히 건강한 두 개의 다른 자아로 살았다고 생각해요. 음악가로써. 그렇기 때문에 저는 슈만을 더 좋아해요.
클라라:
슈만과 브람스를 비교하는 게 한계가 있어요.
슈만은 너무나도 인간적이게 곡을 썼어요.
인간이 느끼는 모든 감정을 소중히 생각하고 그 감정을 하나하나 필터링 없이 다 손으로 풀어낸 사람...
브람스는 워낙 자연을 사랑했고, 세상을 더 크게 바라본 사람.
연주할 때 슈만은 감정 표출이 더 많고 브람스는 음악 자체를 더 크게 바라보면서 연주하게 됩니다.
▶하노버 ‘베토벤 잘’에서 녹음
열음:
베토벤 잘은 약 600석되는 홀이고 가변형이여서 의자를 다 빼고 객석에서 녹음했어요.
이번 녹음을 통해 녹음이 이렇게 재밌을 수도 있는 거구나 느꼈어요. 이전까지 모든 녹음이 너무 힘들었어요. ‘모던 타임즈’를 하면서 음반녹음이 이런 의의가 있어서 힘들어도 하긴 해야겠구나 생각했지만 이번 녹음은 끝나는 날 정말 아쉬웠어요.
클라라:
리사이틀 투어를 이렇게 까지 길게 준비할 수는 없잖아요. 음반은 그런 고된 준비과정이 발전에 큰 도움이 되어 좋아요.
▶슈만 바이올린 소나타 1번으로 시작하는 음반
클라라:
슈만의 곡에서 ‘도’는 클라라를 의미해요.
‘도’가 많이 나와요. 참 솔직한 곡이에요.
열음:
슈만의 피아노 작품들이랑 그 외 작품들이랑은 아주 다르다고 생각해요. 피아노 작품들은 훨씬 복잡한 것을 넘어서 암호 같고 미로 같아요. 슈만의 바이올린 작품들은 피아노곡보다 말하고자 하는 게 뚜렷하고 명료해요.
클라라:
클라라 슈만의 로망스는 남편 로베르트 슈만에게 준 크리스마스 선물, 로베르트 슈만의 로망스는 아내 클라라 슈만에게 준 크리스마스 선물이였어요. 그래서 꼭 이 두곡을 앨범에 넣고 싶었어요.
▶이름은 클라라 슈만에서 온건가요?
네. 그래서 어릴 때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외국에 살면서 “넌 왜 이름이 클라라야?” 했을 때 항상 클라라 슈만 이야기를 했었어요.
클라라 슈만의 일기나 책을 읽어 보면 진심으로 느껴지는 가족이 없었어요. 아버지는 완전히 매니저였고 그래서 가족을 꾸리고 싶은 욕심이 크지 않았을까요. 집착도 있었겠고... 근데 자기가 아는 건 연주자의 삶 밖에 없으니 집에 아이는 많고, 또 집에 있으면 나가고 싶고... 슈만이 정신병원에 입원했을 시기에 썼던 클라라의 곡은 놀라울 정도로 희망적이에요.
▶슈만 로망스를 각자 어떻게 해석했는지
열음:
진짜 앞이 안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음악마다 앞으로 가는 것 같은 음악이 있고
멈춤, 정체되어있는 것 같은 음악이 있는데
이 곡은 안개 같은 거 때문에 앞이 하나도 안 보이는 그런 느낌을 연출하고 싶었어요.
클라라:
1번 로망스 같은 경우는 본의 아니게 카덴차를 만들어버렸어요. 마디와 박자가 있지만 한없이 카덴차를 만들었어요. 악보에 써있어요. 심플하게, 내면적으로.
정말, 안으로.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어도 외로운 거처럼...
그런 표현을 하고 싶었어요.
▶브람스 소나타 3번
열음:
클라라가 말한 브람스에 대한 생각에 동의해요.
브람스는 되게 거시적인 시각을 가졌던거 같아요.
“나만 외로워?” “나만 힘들어?” “나만 기뻐?” “그렇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곡은 이런 것들이 느껴지긴 하지만 누르고자 하는 것도 보여서 참 좋았어요.
클라라:
아다지오 악장은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브람스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고 끝내 이야기 했지만 제가 보는 브람스는 하느님으로부터 신으로부터 그대로 사용 되었던 작곡가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감정을 쓰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름 받는 사람들은 더 세상을 넓게 바라봐야 했고 그게 운명이지 않았을까요.
브람스 소나타 3번 2악장은 참 소박한, 소박한 기도예요...
▶브람스와 클라라에 대해.
클라라:
오히려 브람스 소나타 1번을 녹음했다면 그 둘의 감정들을 넣었을거에요. 이유는, 2악장을 보면 클라라 슈만의 아들 펠릭스가 죽어갈 때 브람스가 클라라에게 어떤 멜로디를 편지에 적어 위로삼아 보내줬었는데요. 답장이 오고가는데 시간이 걸리잖아요. 후에 받은 답장에서 펠릭스가 죽었다는 답장을 받고 브람스가 그 멜로디를 이어서 중간에 장송 행진곡을 만들어서 1번의 2악장을 만들었어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죠.
▶콩쿠르에 대한 추억
클라라:
차이콥스키 콩쿠르를 참가한 가장 큰 이유는 지휘자 게르기예프를 만나기 위해서였어요. 너무 좋아해요.
게르기예프에게 배우는 러시아의 문화가 많아요.
열음:
우리는 콩쿠르를 싫어하지 않았어요. 이 무대 자체가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주자들은 불려가는 직업이다 보니 안 불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마음 한 켠에 있어요. 근데 콩쿠르는 가면 기본 스테이지에서 할 수 있다는게 참 감사해요. 순기능을 많이 체험했기 때문에 원망한 적 없고 좋았어요. 우리는 좋게 추억하고 있어요.
▶3년 만에 하는 공연
열음:
그 때는 처음으로 같이 하는 거여서 뭐를 가장 잘 할 수 있을까 다채롭게 보여드리고 싶고 성찬의 느낌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지금은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를 느낄 수 있게 준비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고요한 감정을 느끼실 수 있을거예요.
- 풍월당 쇼케이스 연주 프로그램 -
클라라 슈만, 3개의 로망스 중 1번
브람스, 소나타 3번 중 2악장
슈만, 소나타 1번 중 1악장
진행 및 질문 : 류태형 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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