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월당 이야기 | [후기] 하피스트 라비냐 메이예르 쇼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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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월당 작성일12-12-07 16:18 조회14,057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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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30일, 풍월당에서는 라비냐 메이예르 쇼케이스가 있었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습니다.
환한 얼굴로 나타나 풍월당 식구들에게 수줍게 연신 인사를 건네던 그녀.
그런 그녀가 하프를 마주할 때의 진지함은 악기 앞에서 임하는 겸허함과 같았습니다.
악기를 다룬다는 느낌이 아닌 마주하며 함께 웃음을 건네는 사이처럼.
그렇게 마주한 하프 앞에서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첫 연주를 마치고
하프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는 그녀의 말과 함께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바로크 시대에는 없던 페달이 19세기 초에 개발되면서
페달로 피치의 음을 높이거나 낮추면서 다양한 연주가 가능해졌다고.
피아노의 검은 건반을 예로 들며 설명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생소한 하프의 느낌을 더 쉽게 건네주려는 열의가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간단한 질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어떻게 하프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냐는 질문에
현의 매력과 독특함을 설명하며 그녀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습니다.
전날 서울시향과의 공연에서 아리랑을 연주하는 것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어느 노신사 분의 말씀에 그녀가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습니다.
하프로 연주할 수 있는 한국곡을 더 찾고 싶다는 말에는 한국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습니다.
이런 특별한 애정을 접할 때마다 한국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최근 음반에 수록된 필립 글래스의 곡들을 연주하고
마지막 앵콜곡으로 연주된 하프의 아리랑.
구슬픈 아리랑의 깊은 향과 하프의 정서적인 풍요로움은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에게 가슴 뭉클한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관객 한 명씩 눈을 맞추며 사인을 건네는 그녀 모습은 그 순수한 열의가 느껴졌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음악적 교감.
추적추적 내리던 빗줄기가 서서히 약해지며 저무는 밤.
그녀와의 두 번째 만남은 그렇게 다음을 기약하며 행복한 아쉬움을 남겨두었습니다.
댓글목록
cecilia님의 댓글
cecilia 작성일
비오는 날의 하프 선율이라...너무 고혹적이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