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Naxos, C major, Dynamic 외 신보 입고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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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월당 작성일23-07-18 13:17 조회1,476회 댓글3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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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x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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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음악영화 <취리히의 바그너 연애 사건> (한글자막)
소피 오스터(마틸데 베젠동크), 요오나스 사르타모(리하르트 바그너),
뤼디거 하우페(오토 베젠동크), 줄리엔 파일(민나 바그너), 옌스 노이베르트(연출)
▶ 후원자 오토 베젠동크의 아내 마틸데를 사랑한 취리히 시절의 바그너를 그린 영화
여성 편력이 심했던 바그너의 삶에서도 가장 열렬했던 경험은 마틸데 베젠동크에 대한 사랑이었을 것이다. 혁명가담자로 지명 수배되어 스위스 취리히로 도피한 바그너는 1852년 15세 연하의 마틸데를 처음 만났다. 부유한 비단상인인 그녀 남편 오토 베젠동크는 바그너를 위해 기금을 마련하고, 부채를 갚아주는 등 온갖 은혜를 베풀었다. 그럼에도 바그너는 마틸데에 대한 위험한 사랑을 멈출 수 없었다. 다만 둘 사이에 열렬한 서신이 오간 것은 사실이지만 얼마나 깊은 관계였는지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 베버의 <마탄의 사수>을 영화화한 <사냥꾼의 딸>로 격찬을 받았던 옌스 노이베르트는 이 점을 감안하여 영화적 상상력을 억제하고 실제처럼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바그너에게는 지나가버린 사랑인 첫 아내 민나, 미래의 아내인 코지마도 등장한다.
[보조자료]
- 바그너는 드레스덴 가극장의 카펠마이스터를 맡고 있었지만 1848년 혁명에 가담한 바람에 이 좋은 자리를 포기하고 도피할 수밖에 없었다. 이듬해 1849년 도착한 곳이 취리히였고 1858년까지 이곳에 머물렀다. 이 때 바그너는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을 구상하고,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대본을 완성하는 등 소중한 시기를 보냈는데, 금지된 사랑을 다룬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탄생은 후원자 오토 베젠동크의 아내 마틸데를 향한 열정 덕분이었다.
- 바그너보다 15살이나 어린 마틸데는 아름다웠고, 예술적 안목이 대단했으며 시인이기도 했다. 자신의 모든 오페라 대본을 직접 쓸 정도로 가사의 선택이 까다로웠던 바그너가 마틸데의 시에 의한 <베젠동크 가곡집>을 작곡했다는 것은 숭모의 감정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웅변적으로 말해준다. 1857년 봄 베젠동크 부부는 새로 마련한 저택 옆에 집 하나를 빌려 바그너에게 무상으로 제공했다. 남편이 사업상 출장으로 자주 집을 비웠기 때문에 마틸데는 바그너와 더 가까워졌을 것이다. 지휘자 한스 폰 뷜로와 결혼한 리스트의 딸 코지마 부부가 바그너를 찾아온 곳도 이때였다. 그러나 아내 민나가 바그너의 연서를 발견하면서 들통 났고, 오토 베젠동크도 이 문제를 알게 된다. 그 바람에 바그너의 취리히 시대는 끝나게 된다.
- 옌스 노이베르트(1967~)는 영화, 연극, 오페라 분야에서 활동하는 독일의 작가이자 연출가다. 바그너가 혁명에 참여했던 드레스덴 출신이다. 2008년 스위스 취리히에 시콸리라는 영화사를 차렸고, 여기서 만든 오페라 영화 <사냥꾼의 딸>은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마틸데 역을 맡은 소피 오스터(1987~)는 미국의 배우이자 팝가수이기도 하다. 독일의 유명 바리톤 미하엘 볼레가 극중 가수로 찬조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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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음악 다큐멘터리 안네-소피 무터의 삶과 음악: 비바체 (한글자막)
안네-소피 무터(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지휘자), 로저 페더러(테니스 선수), 존 윌리엄스(작곡가), 외르크 비드만(작곡가), 람베르트 오르키스(피아니스트), 스티브 코헨(마술사), 지크리트 팔틴(연출)
▶ 여전한 바이올린의 여제 안네-소피 무터, 그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안네-소피 무터(1963~)는 평생 끊임없는 사랑을 받은 바이올리니스트다. 신동으로 등장했고, 1977년 카라얀에 발탁되면서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다. 두 번의 결혼도 화제였다. 아버지뻘 나이의 첫 남편 데틀레프 분덜리히는 결혼 6년 만에 암으로 타계했지만 무터에게 두 아이를 선물했다. 두 번째 남편인 지휘자 겸 작곡가 안드레 프레빈은 첫 남편보다도 나이가 많았는데 예술적 교감으로 결혼했다가 4년 후 헤어졌다. 여성감독 지크리트 팔틴이 연출한 다큐멘터리는 현재의 무터를 밀착 취재한다. 테니스 스타 로저 페더러,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 작곡가 존 윌리엄스와 외르크 비드만, 마술사 스티브 코헨, 오랜 반주자 램버트 오키스가 무터와 대화하고 그녀에 대해 얘기한다. 밝고 사람 좋아하는 털털한 성격의 무터가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낸다.
[보조자료]
- 안네-소피 무터는 세계 바이올린 계의 현존하는 여제다.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라인펠덴의 언론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여섯 살에 국가음악상을 타고, 아홉 살에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정도로 신동의 자질을 드러냈다. 카라얀이 어린 무터를 총애한 것은 유명한 사실인데, 덕분에 어린 나이인 1977년부터 베를린 필과 협연해 꽤 많은 음반과 영상을 녹음했다. 1989년 카라얀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무터는 거의 흔들림 없이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했고, 60대에 접어든 지금도 쇠퇴의 기미는 없다. 1997년부터 자신의 재단을 만들어 각국의 차세대 연주자들을 후원하고 있다. 한국인으로는 2005년 장학생으로 선정된 바이올리니스트 최예은이 대표적이다.
- 무터가 자신의 친구, 혹은 숭배하는 인물로 표현하며 만나는 사람 하나하나가 각별하다. 테니스 스타 로저 페더러의 광팬인데 그의 경기를 직접 관람하러 다니기도 한다. 첫 결혼에서 얻은 장성한 아들과 함께 그의 집을 찾아간다.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은 카라얀이 무터에 주목한 초창기인 1977년에 그녀를 잘츠부르크로 불러 협연한 인연이 있다. 현대작곡가 외르크 비드만은 무터가 각별히 사랑하는 현악사중주곡을 작곡했다. 무터는 영화음악가 존 윌리엄스과도 절친한 사이여서 2023년 6월 개봉한 영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의 OST 중 ‘헬레나의 테마’를 연주했다. 뉴욕의 마술사 스티브 코헨과는 각자 분야의 고수로서 통하는 사이이고, 미국 피아니스트 램버트 오키스는 1988년부터 무터의 가장 중요한 반주자로 활동하면서 무터의 가족 관계부터 모든 것을 꿰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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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루체른 페스티벌 실황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교향곡 2번
리카르도 샤이(지휘), 후지타 마오(피아노),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 일본의 조성진, 임윤찬으로 비유되는 후지타 마오의 루체른 페스티벌 데뷔 실황
1998년 도쿄에서 태어난 후지타 마오는 일본이 자랑하는 신동이요, 스타 자질이 농후한 피아니스트다. 한껏 연주를 즐기는 태도로 연주하는 그를 보면서 좋아하지 않을 클래식 팬은 없을 것이다.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을 아깝게 놓치고 2위를 차지했지만 그의 실력과 스타성은 단연 돋보였고, 2022년에 SONY 클래시컬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집을 발매했다. 이 영상은 2022년 8월, 루체른 페스티벌 페스티벌 실황이다. 그 유명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멜랑콜리보다는 천상의 아름다움을 들려주는 듯한 건강함으로 소화해냈다. 함께 수록된 곡은 역시 라흐마니노프의 가장 유명한 관현악곡인 교향곡 2번이다. 화성에 있어서 라흐마니노프의 창의력에 찬사를 보내는 리카르도 샤이는 세계 최고의 올스타 악단으로부터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완벽한 연주력을 이끌어냈다.
[보조자료]
- 순수한 일본 국내파인 후지타 마오는 2010년(12세)부터 여러 콩쿠르에 참여해 빈의 로사리오 마르치아노 콩쿠르, 스위스의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 등에서 우승하면서 일본 국내에서는 일찌감치 유망주로 인식되었다. 덕분에 낙소스 저팬을 통해 일찍이 여러 장의 음반을 냈다.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피아노 부문 2위 입상으로 세계 음악계에 얼굴과 이름을 알린 그는 음악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즐거움을 안겨주는 연주 스타일과 앳된 외모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연주 자체도 지극히 맑다. 우리나라의 조성진, 임윤찬 등 젊은 유망주들과 함께 동양권 피아니스트의 전성 시대를 함께 여는 주인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리카르도 샤이(1953-)는 세계 주요 악단의 포스트를 거쳐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와 밀라노 라 스칼라 오페라의 음악감독을 수행하던 중 타계한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후임으로 2016년부터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건강한 체질은 아니어서 이 때문에 게반트하우스의 자리에서는 물러났다. 샤이는 유럽 여러 나라의 음악 전통을 두루 꿰뚫고 있고 교향악과 오페라에 모두 밝아서 넓은 레퍼토리와 고르게 뛰어난 안목으로 정평이 있다. 2015년 영국의 온라인 뮤직 매거진인 ‘바흐트랙’은 음악평론가들의 투표를 통해 샤이를 생존해 있는 최고의 지휘자로 선정한 바 있다.
- 샤이는 라흐마니노프에 대한 애정이 깊다. 특히 그 화성이 아주 독창적이고 천재적이라고 평가한다. 루체른에서는 2019년 데니스 마추에프와 협연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과 같은 작곡가의 미국 체류의 산물인 교향곡 3번을 커플링한 실황 영상이 이미 발매된 바 있는데, 후지타 마오와의 영상은 그 후속타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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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취리히 오페라하우스 실황 크리스티안 슈푹, 발레 <잠자는 미녀>
로베르토스 세르베니코스(지휘), 필하모니아 취리히, 발레 취리히, 미셸레 빌렘스(오로라 공주), 에스테반 베를랑가 (데지레 왕자), 윌리엄 무어(카라보스), 얀 카시에르(라일락 요정), 크리스티안 슈푹(안무)
▶ 크리스티안 슈푹의 엽기발랄한 컨템퍼러리 발레로 재탄생한 차이콥스키 걸작 발레
2012년 가을부터 10년간 취리히발레 감독으로 활약한 크리스티안 슈푹이 차이콥스키 음악, 프티파 안무의 <잠자는 미녀>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다. 슈푹의 <잠자는 미녀>는 원작 발레의 줄거리를 부분적으로 수정하고, 음악 순서도 일부 바꾸고, 엽기발랄하지만 엄청나게 공들인 무대와 의상, 완전히 새로운 안무로 즐거운 경험을 선사한다. 오로라 공주에게 저주를 내린 카라보스 요정은 자기가 돌보던 아기를 왕과 왕비에게 도둑맞은 일을 앙갚음한 것이고, 크게 후회하지만 스스로의 저주를 풀지 못한다. 죄책감으로 잠든 공주의 옆을 지키던 카라보스는 데지레 왕자의 키스로도 오로라 공주가 깨어나지 않자 절박한 마음에 직접 공주의 볼에 키스해 깨워내는데 성공한다. 일곱 명의 요정 전부를 남자로 처리하는 등 여러 면에서 흥미진진한 해석이다.
[보조자료]
- <잠자는 미녀>(1890)는 러시아 황실발레의 대표작이다. 당시 72세의 마리우스 프티파는 장면마다 곡의 스타일과 길이, 경우에 따라서 악기까지 지정한 대본을 써서 차이콥스키에게 작곡을 의뢰했고, 차이콥스키는 재량권을 지나치게 침해받았다고 생각하면서도 프랑스 출신 노대가의 요구를 꼼꼼히 수용한 명곡을 완성했다. 프티파는 대본을 쓰면서 각 장면과 춤에 대한 구상을 해둔 상태였고, 그렇게 탄생한 <잠자는 미녀>는 ‘춤’의 측면에서 황실 발레 최고의 명작으로 손꼽힌다. 다만 샤를 페로의 동화에서 따온 줄거리가 너무 단순해서 20세기 후반부터 새로운 해석에 의한 신작이 탄생하기도 했다. 마츠 에크, 장-크리스토프 마이요, 매튜 본 등의 작업이 그런 예다. 슈푹의 경우는 재미있는 설정을 추가하기는 했지만 이야기 자체는 크게 훼손하지 않은 채 완전히 새로운 안무로 충분히 흥미로운 신작을 창조했다.
- 크리스티안 슈푹(1969-)은 독일 마르부르크 태생의 안무가다. 슈투트가르트의 명문 존 크랑코 무용원에서 공부하면서 현대무용에 관심을 두었다. 1995년 슈투트가르트 발레에 무용수로 입단하여 2001년부터 본격적인 안무 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 취리히 발레의 예술감독으로 부임하는데, 고전과 현대적 감각이 결합된 신작들을 매년 발표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안나 카레니나>는 2017년 우리나라 국립발레단에서 공연되었다. 취리히 발레를 위한 <호두까기인형과 생쥐왕>, <로미오와 줄리엣>, <겨울나그네> 등은 이미 영상물로 출시된 바 있다. 이중 <호두까기 인형>을 새롭게 안무한 <호두까기인형과 생쥐왕>은 이번 <잠자는 미녀>를 예고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2023-24 시즌부터 베를린 슈타츠발레 예술감독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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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바르셀로나 리세우 대극장 실황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한글자막)
리카르도 프리차(지휘), 리세우 대극장 오케스트라 & 합창단, 카를로스 알바레스(리골레토), 하비에르 카마레나(만토바 공작), 데지레 랑카토레(질다), 안테 예르쿠니카(스파라푸칠레), 케테반 케모클리제(마달레나), 모니크 바흐마커스(연출)
▶ 멕시코의 스타 벨칸토 테너 하비에르 카마레나의 <리골레토> 데뷔 실황
모니크 바흐마커스는 중요한 여성 오페라 연출가지만 영상으로 볼 기회가 없었다. 이 <리골레토>는 그녀 이름을 조국 네덜란드를 넘어 유럽에 널리 알린 연출이다. 2004년 네덜란드 국립오페라에서 초연된 후 스페인의 양대 가극장인 바르셀로나 리세우와 마드리드 테아트로 레알 공동 프로덕션으로 건너갔다. 본 영상은 2017년 리세우 대극장 실황이다. 2개 층의 무빙 플랫폼에서 모든 일이 벌어지며 다른 무대 장치는 보이다 말다하는 ‘야곱의 계단’뿐이다. 공작의 부하들은 모두 같은 의상을 입고 마치 그리스 비극의 코러스 같은 역할을 한다. 최고의 벨칸토 테너인 멕시코의 하비에르 카마레나가 만토바 공작을 처음 부른 무대였으며, 스페인의 대 바리톤 카를로스 알바레스는 오랜 목소리 트러블에서 회복해 전성기 위력을 재현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보조자료]
- <리골레토>는 베르디에 있어서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가는 시기인 1850년 초반의 황금기에 <일 트로바토레>, <리골레토>와 더불어 삼대 인기작으로 꼽힌다. 16세기 프랑스 궁전을 배경으로 한 빅토르 위고의 희곡 <환락의 왕>이 원작이지만 검열 문제로 이탈리아 만토바의 공작 궁전으로 바꾸었다. 바리톤이 타이틀 롤이라는 점에서 <포스카리 가문의 두 남자>, <시몬 보카네그라> 등과 함께 '아버지의 슬픔'을 다룬 베르디의 대표작으로 꼽히기도 한다. 초연되자마자 굉장한 성공을 거두었는데 리골레토, 질다, 만토바 공작 역에 골고루 매력적인 아리아와 이중창, 사중창이 안배되어 있다.
- 멕시코 출신의 테너 하비에르 카마레나(1976-)는 로시니, 벨리니, 도니체티의 벨칸토 오페라 영역에서 세계 최정상급 테너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관객의 앙코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전통을 지닌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2014년과 2016년에 두 번이나 열화 같은 관객의 요구를 견디지 못해 같은 아리아를 다시 불러야 했다는 진기한 기록을 갖고 있고 있기도 하다. 본 공연은 <리골레토>를 부른 첫 공연이었고, 2021년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실황도 영상으로 발매되었다. 타이틀 롤을 부른 카를로스 알바레스(1966-)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베르디 바리톤이다. 2000년대에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다가 건강 문제로 한동안 활동이 뜸했지만 다시 예전의 기량을 회복해 이 공연에 나섰다. 2000년대 초반의 로열 오페라와 리세우 대극장의 <리골레토>는 물론 최근에는 2021년 로열 오페라 실황에 출연한 <리골레토>도 발매되는 등 레오 누치와 더불어 리골레토 역의 세계 최정상급 바리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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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모스크바 실황 모스크바의 호로비츠 (한글자막)
블라디미르 호로비츠(피아노)
▶ 61년 만에 소비에트에서 리사이틀을 연 20세기 최고 피아니스트의 전설적 실황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를 선정하는 투표에서 블라디미르 호로비츠는 1위, 적어도 톱 쓰리 안에 반드시 포함된다. 하지만 그의 삶과 예술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1925년 러시아를 떠났고, 육체적-감정적으로 너무 예민해서 연주를 몇 년씩 중단한 기간이 여러 번 있었다. 일체의 약을 끊고 뒤늦게 안정을 회복한 노대가는 조국을 떠난 지 61년만인 1986년(82세) 러시아 귀국 공연을 갖는다. 본 영상은 그중 모스크바 리사이틀의 귀중한 기록이다. 공연 전체를 온전히 수록했으며, 러시아 관객들의 벅찬 감격을 실감할 수 있는 연주회 준비 과정과 호로비츠 인터뷰에는 한글자막도 제공된다. 비교 상대가 없는 엄청난 비르투오소였지만 여기서는 작은 소품에 놀라운 명징함과 참신한 감각을 불어넣는 탈속의 경지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보조자료]
- 블라디미르 호로비츠는 1903년 당시 러시아 제국의 영토였던 우크라이나 키에프에서 태어났다. 아르투르 루빈스타인과 함께 낭만주의 피아니즘의 전성기를 20세기에 재현한 호로비츠는 폭발하듯 빠른 템포와 천둥이 울리는 듯한 거대한 음량으로 모든 관객을 놀라게 하곤 했다. 30년 연상인 러시아 선배 라흐마니노프와 우정을 나누었으며, 토스카니니의 사위가 되었다. 그러나 육체적, 감정적인 문제가 있어서 수차례 경력 단절을 겪기도 했다. 특히 가장 원숙했을 시기인 1953년부터 1965년까지 무려 12년간 단 한 번의 콘서트도 갖지 않았다. 겨우 두어 장의 음반을 냈을 뿐이다. 1983년 미국과 일본 콘서트에서는 악구를 빠뜨리는가 하면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피폐된 육체를 드러냈다. 그 이유 중 큰 부분이 과도한 신경안정제 탓으로 추정된다. 이후 약을 끊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데, 그 정점의 소중한 기록이 1986년 모스크바 콘서트다. 3년 후인 1989년 세상을 떠났다.
- 언제 보아도 호로비츠의 모스크바 리사이틀은 감동적이다. 대곡을 피하고 그가 사랑하는 소품 중심으로 선곡했는데, 도메니코 스카를라티의 청신함, 모차르트의 해맑음, 라흐마니노프와 스크랴빈의 신비로움, 슈베르트의 건강함, 리스트와 쇼팽의 우아함, 슈만의 온기, 모스코프스키의 유머는 역시 호로비츠밖에 표현하지 못할 위대한 경지에 도달해 있다. 마지막 곡 역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라흐마니노프의 폴카다.
- 영상물로만 만날 수 있는 호로비츠와 모스크바 청중의 표정도 음악만큼이나 감동적이다. 그의 연주에 미소를 짓거나 흐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호로비츠 자신은 스스로 만족해하며 개구쟁이 같은 몸짓을 보이기도 한다. 콘서트만 담은 것이 아니라 자기 피아노를 싣고 미국을 출발해 모스크바에 도착한 장면, 연주회 중간에 삽입된 짧은 인터뷰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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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로열 오페라 실황 무소륵스키,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 (한글자막)
안토니오 파파노(지휘), 로열 오페라 오케스트라 & 합창단, 브린 터펠(보리스 고두노프), 데이빗 버트 필립(그리고리), 존 톰린슨(바를람), 리처드 존스(연출)
▶ 브린 터펠을 비롯, 영국 출신을 대거 등용한 가장 러시아적인 오페라의 걸작
푸시킨의 극시에 바탕을 둔 무소륵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1873)는 가장 러시아적인 오페라다. 자국 역사를 다루었고, 남성 중심이며, 특히 저음가수들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선율보다 언어적 특징을 강조하고, 민중 선율을 기초로 한 멜로디와 화성, 정교 음악의 독특한 대위법도 드러난다. 서구에서 이 오페라를 공연할 때는 주요배역 대부분을 러시아와 그 주변국 가수로 채워왔지만 2016년 로열 오페라에서는 당당한 모험을 선택했다. 지휘, 연출, 주역급 상당수를 영국인으로 채운 것이다. 특히 러시아어로 처음 노래하는 브린 터펠은 기대를 넘어선 호연으로 절찬을 받았다. 개정판보다 짧은(약 130분) 초판악보를 선택한 리처드 존스의 연출은 무대가 다소 실험적이지만 전통적 의상 덕분에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7개 장면을 단막처럼 쉼 없이 연주한다.
[보조자료]
- <보리스 고두노프>는 1600년을 전후해 러시아 황제를 지낸 실존인물이 주인공이다. 원래 신분이 낮은 귀족이었으나 누이동생을 왕자비로 만든 바람에 보야르(대귀족)가 된 보리스는 어린 황태자 드미트리가 암살되자 후계자가 없는 황제 표트르 사후 제위에 오른다. 그러나 농민과 중소귀족들은 점차 그의 정책에 불만을 품고 신하들도 그를 떠나기 시작한다. 특히 파계승 그리고리는 자신을 드미트리라고 참칭하고 폴란드의 힘을 빌려 반란을 일으킨다. 보리스는 양심의 가책과 민심의 이반으로 고뇌하다가 1605년에 변사하고 가짜 드미트리가 모스크바에 입성하는데, 피폐했으면서도 정치적으로 성장한 민중은 침묵 속에 이를 받아들인다. 원작을 쓸 당시 푸시킨은 셰익스피어에 심취해 있었는데, <보리스 고두노프>가 실존인물에 바탕을 둔 역사극이기는 하지만 <맥베스>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 정권을 잡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외세의 침략을 초래하는 폭군의 심리극이니 말이다.
- 리처드 존스가 연출하고 미리엄 부더가 디자인한 무대는 2층 구조다. 밝은 빛을 띤 위층과 메인 무대로 사용되는 어둠 속의 아래층이다. 각각 벽지로 장식되었는데, 위쪽은 금색, 아래쪽은 교회 종 무늬가 새겨진 회색과 녹색, 갈색 패턴이다. 원칙적으로 지배 계층의 찬란한 빛, 민중 계층의 어둠을 상징하지만 종종 변칙적으로 사용된다.
- 브린 터펠(1965-)는 영국 웨일스 출신의 베이스바리톤이다. 1989년 카디프 콩쿠르에서 러시아의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와 치열한 경합 끝에 우승은 놓쳤지만 거대한 체구의 눈에 띄는 비주얼과 풍부한 성량, 깊이 있는 표현력, 관객과의 친화력으로 세계적인 명가수 반열에 올랐다.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오페라에 걸친 넓은 레퍼토리를 자랑하지만 러시아 오페라는 로열 오페라의 <보리스 고두노프>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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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로열 발레 실황 크리스토퍼 휠던, 발레 <달콤 쌉싸름한 초컬릿> [한글자막]
조비 탈보트(음악), 크리스토퍼 휠던(안무), 아론드라 데 라 파라(지휘), 로열 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 프란체스카 헤이워드(티타), 마르셀리노 삼베(페드로), 라우라 모레나(맘마 엘레나), 마야라 마그리(로사우라), 매튜 볼(닥터 존스)
▶ 영화로 만들어지고 국내에도 번역된 멕시코 대표 소설을 발레로 만나다
인기 안무가 크리스토퍼 휠던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겨울 이야기>에 이어 작곡가 조비 탈보와 협력한 또 한 번의 수작을 만들어냈다. 이번엔 멕시코가 배경인 <달콤 쌉싸름한 초컬릿>이다. 원작은 멕시코 여류작가 라우라 에스키벨의 1989년 소설이다.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1992년에는 작가 남편의 연출로 영화화되었으며 우리나라에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되어 출간되었다. 막내딸은 독신으로 남아 노모를 모신다는 멕시코 중산층의 전통에 따라 연인 페드로를 언니의 남편으로 빼앗긴 티타의 삶이 길고 감동적인 호흡으로 그려졌다. 검은 피부지만 현재 로열 발레의 간판으로 성장한 프란체스카 헤이워드가 티타 역이고, 멕시코 미녀 지휘자로 유명한 알론드라 데 라 파라가 멕시코 스타일이 풍성하게 포함된 음악을 지휘한다.
[보조자료]
- 티타는 태어나자마자 주방에서 일하는 나차 곁에서 자란다. 어차피 그녀의 삶은 어머니 엘레나를 돌보는 것으로 운명 지워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요리에 영혼을 담는 특별한 재주를 갖게 된다. 그녀에게 사랑이 다가온다. 페드로라는 젊은이다. 하지만 엄마 엘레나가 받아들이지 못한다. 티타는 페드로를 포기하고 언니 로사우라와 결혼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 그녀의 뜨거운 슬픔은 요리에 담겨 하객들에게 옛 사랑의 상처를 떠올리게 만든다. 로사우라는 아들 로베르토를 낳지만 오히려 티타가 자기 아이처럼 사랑한다. 엘레나는 언니와 형부의 아들에게 정을 주는 티타를 방치하지 않는다. 그래서 페드로 가족을 미국으로 보내는데, 얼마 후 로베르토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티타를 충격에 빠뜨린다. 그녀를 치료한 닥터 존스는 아내를 잃은 몸이기에 티타에게 청혼하는데, 티타는 일단 받아들이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20년의 세월이 흘러 엄마 엘레나도 죽고, 언니 로사우라도 죽었다. 페드로의 딸이 닥터 존스의 아들과 결혼하는 날, 인생 황혼기의 티타와 페드로도 드디어 몸과 영혼이 하나가 된 이인무와 함께 불에 타오르는 것으로 승화된다. (원작에서는 비극적으로 죽는다.)
- 크리스토퍼 휠던(1973-)은 웨인 맥그리거와 함께 로열 발레의 상주안무가로 활동 중인 영국의 대표적 현대 안무가다. 맥그리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전통적 발레를 추구하는 편이다. 로열 발레 뿐만이 아니라 여러 발레단과 작품을 만들었는데, 그중 가장 성공적이었던 것은 로열 발레를 위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셰익스피어 원작의 <겨울 이야기>였다. 당시 파트너가 작곡가 조비 탈보트(1971-)였고, <달콤 쌈싸름한 초컬릿>에서 다시 한 번 성공적인 호흡을 맞추었다.
Dyna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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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마르티나 프랑카 테아트로 베르디 실황 카발리, 오페라 <일 세르세> (한글자막)
페데리코 마리아 사르델리(지휘), 오케스트라 바로카 모도 안티코, 카를로 비스톨리(세르세),
예카테리나 프로첸코(아마스트레), 가이아 페트로네(아르사메네), 카롤리나 리포(로밀다), 레오 무스카토(연출)
▶ 헨델의 오페라 <세르세>의 원형이 된 오페라 초창기 대가 카발리의 주요 작품
바로크 오페라의 전형인 ‘오페라 세리아’는 나폴리에서 정형화되어 전 유럽으로 전파되었지만 그보다 두 세대나 전에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활약한 프란체스코 카발리의 오페라에 그 원형이 드러난다. <일 세르세>(1655)의 경우 헨델의 오페라 세리아 <세르세>보다 83년이나 앞선 작품이지만 첫 아리아가 ‘Ombra mai fu(헨델 오페라의 일명 ’라르고‘)다. 카발리 오페라의 대본을 후대의 보논치니와 헨델이 개작해 사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헨델의 <세르세>와 구성과 전개가 크게 다르지 않다. 고대 페르시아왕 크세르크세스 1세의 결혼과 관련된 엇갈리는 애증관계가 극의 중심이며, 레오 무스카토의 연출은 원래의 3막 구성을 2부로 나누었다. 진지한 오페라에서도 넘치는 유머 감각이 카발리의 특징인데, 레오 무스카토의 연출은 그런 면모를 잘 포착했다.
[보조자료]
- 이탈리아의 작곡가 프란체스코 카발리(1602~1676)는 오페라 초창기 발전에 큰 역할을 해낸 대가다. 1617년 몬테베르디가 음악감독이었던 베네치아 산마르코 대성당의 성가대 가수로 경력을 시작했다. 1639년부터 오페라를 썼으며 베네치아의 중심 작곡가로서 유럽 오페라 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극음악에서 카발리는 소규모 오케스트라를 선호했고, 중창이나 합창을 거의 배제했으며, 때로는 다카포를 곁들인 형식적인 레치타티보 아리아의 시작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나폴리 오페라 세리아를 예고한다. 화려한 의상과 무대 장치를 사용했는데 이런 요소들은 극적인 힘과 카발리 특유의 유머를 돋보이게 했다. 17세기 베네치아에서 성행한 대중 오페라 극장을 위해 작곡했는데, 40편이 넘는 오페라 가운데 2/3는 산마르코 대성당 박물관에 필사본으로 소장되어 있다.
- <일 세르세>의 내용은 부분적으로 헤도도투스의 <역사>에서 취재했지만 사실상 픽션이다. 세르세는 외국공주 아마스트레와 결혼을 약속했지만 부하 장군의 딸 로밀다에게 반한다. 그런데 로밀다는 세르세의 동생 아르사메네와 사랑하는 사이이고, 로밀다의 여동생은 아르사메네를 짝사랑한다. 얽히고설키다가 원래 질서대로 돌아간다.
- 이탈리아 남동부에 있는 인구 5만의 작은 중세마을 마르티나 프랑카에서 열리는 ‘페스티벌 델라 발레 디트리아’는 1975년 시작되어 반세기 가까운 역사를 지녔다. 제법 긴 역사를 거치면서 페스티벌의 정체성도 분명해져서 공연 기회가 많지 않은 작품들을 발굴해 아담하지만 높은 수준의 무대로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최근에 그 성과가 두드러져 이곳에서 공연된 주요 영상들이 발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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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실황 륄리, 오페라 <아시스와 갈라테> (한글자막)
페데리코 마리아 사르델리(지휘),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오케스트라 & 합창단, 장-프랑수이 롱바르(아시스), 엘레나 하르샤니(갈라테), 루이지 데 도나토(폴리페뮈), 벤자맹 라자르(연출)
▶ 프랑스 궁정 오페라의 시조 장-바티스트 륄리 최만년의 전원풍 오페라
프랑스 궁정오페라인 ‘음악비극’의 창시자 륄리는 로마신화를 집대성한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나오는 ‘아시스와 갈라테이아’를 작곡하면서 ‘영웅적 전원극’으로 표현했다. 대본작가도 단짝 필리프 퀴노가 아니었고, 내용도 간결한 파스토랄이기 때문이다. <아시스와 갈라테>는 1686년 초연 이래 인기를 끌다가 프랑스 혁명 후 명맥이 끊겼고, 같은 내용을 다룬 헨델의 영어 파스토랄도 나왔기에 거의 잊혔다. 본 영상은 피렌체의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실황이다. 피렌체는 본래 이탈리아인인 륄리의 고향이기에 극장 측은 특별히 신경 써서 최상의 무대와 멋진 가수들, 동극장 최초의 시대악기 오케스트라를 준비했다. 지휘자 페데리코 마리아 사르델리는 긴 막대로 바닥을 쿵쿵 치기도 하는데, 이는 륄리의 지휘방식을 재현한 것이다.
[보조자료]
-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나오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갈라테(갈라테이아)는 바다의 요정이지만 목동 인간 요정 아시스(아키스)를 사랑했다. 문제는 외눈박이 괴물 폴리페모스도 갈라테를 연모했다는 것. 폴리페모스는 상대에게 잘 보이고자 차림새에도 신경 썼고 심지어 미소도 지었다. 어느 날 그는 거대한 갈대피리를 만들어 불었다. 연인과 함께 시칠리아 바다에 누워 있던 갈라테는 멀리서 들리는 소리에 웃음을 터뜨렸다. 화가 치민 폴리페모스가 고함을 지르며 달려오자 갈라테는 재빨리 물속으로 뛰어들었지만 아시스는 폴리페모스가 던진 산허리에 맞아 목숨을 잃고 만다. 슬픔에 빠진 갈라테는 자신이 신의 혈통이라는 점을 상기하고 연인의 피를 물로 바꾸어 죽은 아시스를 새로운 강의 신으로 되살려 낸다.
- <아시스와 갈라테>를 ‘음악비극’ 대신 굳이 ‘영웅적 전원극(pastorale-héroïque)으로 부른 것은 구성상의 이유도 있다. 프랑스 ’음악비극‘은 5막 오페라라고 륄리 스스로 정해버렸기 때문이다. <아시스와 갈라테>는 프롤로그가 딸린 3막 구성이다.
- 륄리 최만년(이듬해에 타계)의 작품인 <아시스와 갈라테>는 프랑스 궁전 오페라의 전통에 입각했기에 풍부한 합창과 춤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독창 중심이었던 당대 이탈리아 바로크의 오페라 세리아와 구별되는 점이다.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해석한 벤자맹 라자르의 연출은 의상을 현대적으로 바꾸었지만 무대를 아름다운 색감으로 치장했고, 춤 장면은 프랑스 궁정 오페라 방식에 가깝게 처리해 음악과 잘 어울린다. 페데리코 마리아 사르델리의 지휘, 가창력과 외모를 겸비한 두 주역 장 프랑수아 롱바르와 엘레나 하르샤니까지 두루 찬사를 받은 실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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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실황 피체티 <세 개의 오케스트라 전주곡> & 스트라빈스키 <오이디푸스 렉스> (한글자막)
다니엘레 가티(지휘),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오케스트라 & 합창단, AJ 글뤼케르트(오이디푸스), 에카테리나 세멘추크(요카스테), 알렉스 에스포지토(크레온), 아돌포 코라도(티레시아스), 마시모 포폴리치오(내레이터)
▶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에 의한 스트라빈스키 오페라와 피체티의 관현악곡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은 그리스 비극 중에서도 으뜸이다. 플롯과 구성 모두 비극의 전형이다. 하지만 영웅담도 아니고 처참한 내용이어서 신화 오페라의 전성기였던 18세기에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20세기 이후에야 몇몇 작품이 등장하는데, 대표작이 라틴어로 노래하는 스트라빈스키의 <오이디푸스 렉스>(1925)다. 2022년부터 피렌체의 명문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수석지휘자로 부임한 다니엘레 가티는 교향악과 오페라 양쪽에서 세계최고 수준을 경험한 실력을 살려 동 극장의 오페라는 물론 오케스트라 활동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콘서트 형식으로 공연해 그 의도를 더욱 살렸다. 20세기 작품이지만 전통적 작법을 구사한 일데브란도 피체티의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렉스를 위한 세 곡의 프렐루드>가 커플링되었다.
[보조자료]
- <오이디푸스 렉스>는 사건이 진행되면서 과거의 일들이 조금씩 밝혀지는 역전개식 추리극 형태다. 스트라빈스키는 소포클레스의 비극을 굳이 라틴어로 옮겨 노래하게 했다. 제목의 ‘렉스’도 라틴어로 ‘왕’이다. 고전 언어인 라틴어와 보편적 고전인 그리스 비극 사이의 연결점을 찾겠다는 의도다. 또한 그리스어로 작곡할 수 없다면 차라리 특정 국가의 전통으로부터 자유로울 필요가 있었다. 그리스 연극처럼 해설자를 둔 점도 독특하다. 오이디푸스 이야기를 잘 모르는 일반 청중들에게 그 나라 말로 내용을 설명하는 장치다. 이런 형식 때문에 ‘오페라-오라토리오’로 불렀고, 복잡한 무대장치는 없어도 좋다고 했다. 인물의 감정보다 객관적 상황을 철저하게 묘사하고자 스트라빈스키 특유의 변화무쌍한 리듬 대신 기계적 리듬 패턴을 이용했다. 또 조성 체계를 유지하되 이를 벗어난 화성도 이용해 진부하지도, 어렵지도 않게 했다.
- 다니엘레 가티(1961-)는 2016년 로열 콘서트허바우의 수석지휘자 임기를 시작하면서 세계 최고의 마에스트로로 도약하리라 기대되었다. 하지만 2018년 'Me Too' 광풍 속에 일부 여성 단원들의 문제 제기로 해임되는 불명예의 주인공이 되었다. 콘서트허바우와 다툼이 시작되면서 가티는 액수 미상의 보상금과 함께 콘서트허바우와 녹음한 음반과 영상을 발매한다는 조건으로 분쟁을 끝냈고, 해임은 지나쳤다는 동정론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성추문의 당사자였던 바람에 중요한 포스트를 맡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그러던 중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부임은 가티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2024년부터 틸레만의 후임으로 독일의 유서 깊은 명문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수석지휘자도 맡을 예정이어서 긴 불명예의 늪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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