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Naxos 외 영상물 신보(4/22(금) 입고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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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월당 작성일22-04-18 16:07 조회2,701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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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namic
37927(2DVD), 57927 (Blu-ray)
2021년 테아트로 델라 페르골라 실황 - 몬테베르디, 오페라 <울리세의 귀환> (한글자막)
오타비오 단토네(지휘), 아카데미아 비잔티나, 찰스 워크맨(울리세), 델피네 갈로우(페넬로페), 안치아 조르죠, 주스티니아니(텔레마코), 존 다스착(이로), 로버트 카슨(연출)
▶ 명연출가 카슨이 오페라 발상지 피렌체의 옛 극장에 구현한 초기 오페라의 걸작
오페라 발상지 피렌체에는 몇 개의 가극장이 있는데 그중 가장 유서 깊은 곳은 1656년 지어진 테아트로 델라 페르골라다. 몇 번의 개보수가 있었지만 원래 위치를 지키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의 하나다. 지금은 거의 연극을 공연하고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5월 음악제)’ 기간에나 오페라를 올리는데, 본 영상은 2021년 최신 실황이다. 오페라 초기 역사의 가장 중요한 작곡가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가 베네치아에서 작곡한 <울리세의 귀환>(1640)을 담았다. 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가 10년의 전쟁과 10년의 지중해 방황을 거쳐 이타케에 귀환한 후, 20년이나 정절을 지킨 아내 페넬로페의 수많은 구혼자들을 일거에 물리치고 재결합하는 과정을 명연출가 로버트 카슨이 멋지게 구현해냈다.
-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1567-1643)는 바흐 이전의 최고 작곡가이자 오페라 초기 역사에서 가장 중요 인물이다. 만토바 시절에 작곡한 여러 오페라 중에는 <오르페오>만 남아있고,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성당에 봉직한 만년에 <울리세의 귀환>과 <포페아의 대관>을 써서 오페라의 수준을 높이고 관객을 크게 늘렸다.
- <울리세의 귀환>은 베네치아에 최초의 공공 오페라 극장이 개관했을 때 작곡된 작품으로, 그 때문에 연주시간이 길고 오케스트라 편성도 확대되었다. 호메로스의 고전 <오디세이아> 중 오디세우스가 이타케로 귀환한 다음의 이야기만을 다룬다. ‘울리세’는 오디세우스의 이탈리아식 표기이며, 영어로는 ‘율리시스’가 된다. 초창기 오페라답게 프롤로그에서는 '인간의 연약함‘이라는 추상적 캐릭터가 시간과 행운과 사랑에 전적으로 좌우되는 인간에 대해 탄식하고 ‘시간’, ‘행운’, ‘사랑’이 각자 자기 힘을 자랑한다. 가장 인상적인 노래는 프롤로그 다음의 1막이 열리자마자 남편의 오랜 부재를 슬퍼하는 ‘페넬로페의 탄식’이다. 워낙 옛 오페라여서 말과 노래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현대 관객에게 익숙한 멜로디 스타일은 아니지만 슬픔의 느낌이 아무런 가식 없이 진솔하게 다가오는 최고의 명장면이다.
- 피렌체의 중요한 오페라하우스로는 테아트로 델라 페르골라, 테아트로 코무날레 디 피렌체(시립극장), 그리고 21세기에 현대식으로 지어진 테아트로 델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5월 음악제 극장)가 있다. 최근의 중요한 공연은 주로 최신 시설의 새 극장에서 펼쳐지지만 <울리세의 귀환> 같은 옛 오페라는 역시 그 시대에 지어진 테아트로 델라 페르골라에 더 잘 어울린다. 이 극장에서 초연된 명작 오페라로는 셰익스피어 원작의 베르디 <맥베스>(1847)가 대표적이다.
C major (Unitel)
805508 (2DVD), 805604 (Blu-ray)
2021년 테아터 안 데어 빈 실황, 헨델: 오라토리오 <사울> (한글 자막)
크리스토퍼 몰즈(지휘),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 아르놀트 쇤베르크 합창단, 플로리안 뵈쉬(사울), 제이크 아르디티(데이빗), 안나 프로하스카(메랍), 줄리아 세멘자토(미할), 루퍼트 찰스워스(조나산), 클라우스 구트(연출)
▶ 어느 오페라보다도 연극적 감성으로 풀어낸 헨델의 성경 오라토리오
독일 출신의 헨델은 이탈리아에서 오페라를 공부하고 영국 런던에 정착하여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로 성공했다. 그러나 본토 출신 작곡가가 영국 시장을 노리는 등 경쟁이 격화하고 대중적 영어 오페라도 등장하면서 인기가 시들해진다. 그 돌파구가 영어 오라토리오를 만드는 것이었다. <사울>(1739)은 그 진정한 첫 산물이었고, <메시야>와 더불어 헨델을 대표하는 성서 오라토리오다. 우리 시대 최고의 오페라 연출가 중 한 사람인 클라우스 구트는 종교음악적 느낌이 강한 <사울>을 오페라에 전혀 못지않은 연극적 드라마로 재창조했다. 다윗이 미래 권력으로 떠오르는 것을 질시하는 지금의 권력자 사울의 질투와 긴장감이 경이로울 정도의 세밀하고 창의적인 연출로 생생하게 살아난다.
[보조자료]
- 헨델의 영어 오라토리오 중 <사울>(1739), <삼손>(1743), <세멜레>(1744), <헤라클레스>(1745), <벨샤자르>(1745), <테오도라>(1750)는 구체적인 줄거리 진행이 있으므로 오페라처럼 공연하기에 큰 무리가 없는 편이다. 하지만 성경에 기초한 <삼손>의 경우는 음악 자체에 종교적 분위기가 강하게 녹아있어 상대적으로 까다롭다.
- 하지만 클라우스 구트가 누구인가? 그가 2009년 빈에서 연출한 <메시아>의 무대 버전은 아예 예수의 탄생과 관련된 가사에 거의 구애를 받지 않고 현대의 세 남자와 그들의 가족이 겪는 희로애락을 담아냄으로써 실험적 연출이 판치는 독일권에서도 센세이셔널한 접근으로 인정받았다. 그런 점에서 성경의 사울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이번 연출은 구트에게 오히려 쉬운 작업이었을 것이다.
- 역사 속의 사울은 기원전 10세기의 이스라엘 왕이다. 실권자인 사무엘의 아들들이 뇌물을 받는 등 부패해지자 원로들은 왕을 세워줄 것을 사무엘에게 요청했고, 이에 사무엘은 사울을 이스라엘의 첫 왕으로 세운다. 사울은 아들 요나단을 보내 블레셋을 무찌르는 등 공적을 세웠으나 결국 사무엘과의 불화했고, 사무엘은 베들레헴에서 다윗을 새 왕으로 내세운다. 그 뒤 사울은 자기 밑에 들어온 다윗을 내보내 블레셋에 승리를 거두었으나 백성들이 다윗을 따르자 라이벌을 죽이려다가 실패한다. 이후 전투에서 아들 요나단과 수하들을 번갈아 잃고 블레셋에게 포위되자 자살을 택했다. 오라토리오에서는 다윗이 골리앗을 물리친 다음 이야기부터 다룬다.
- <메시아>만큼은 아니지만 <사울>에도 잘 알려진 곡들이 있다. 1막의 ‘할렐루야’ 합창 “How Excellent Thy name, O Lord", 다윗의 아리아 "O Lord, whose mercies numberless', 2막의 개막 합창 “Envy, eldest born of hell", ‘장송 행진곡(Dead march)’으로도 불리는 3막의 신포니아가 그런 예다.
805908, 806004(Blu-ray)
2021년 테아터 안 데어 빈 실황 - 프로코피에프: 오페라 <불의 천사> (한글 자막)
콘스틴틴 트링크스(지휘), 빈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 아르놀트 쇤베르크 합창단, 보 스코부스(루프레히트), 아우스리네 스툰디테(레나타), 앤드류 오웬스(야콥 글로크), 니콜라이 슈코프(아그리파), 나타샤 페트린스키(수녀원장), 안드레아 브레트(연출)
▶ 마녀로 몰린 불행한 중세 여인의 이야기를 정신병동 배경으로 재해석하다
프로코피에프는 6년에 걸쳐 <불의 천사>(1927)를 작곡했지만 공연할 수 없었다. 천사를 사랑하는 환상에 사로잡힌 한 여인이 수녀가 되었다가 종교재판에서 화형 선고를 받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바티칸이 불편해했고, 프로코피에프는 별 수 없이 악상을 교향곡 3번에 전용했다. 작곡자 사후에야 초연되어 지금은 그의 가장 악마적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본 공연은 팬데믹 시기에 오히려 가장 많은 영상물을 제작 중인 테아트로 안 데어 빈 실황인데 독일의 여류연출가 안드레아 브레트는 중세 이야기를 차가운 정신병원 배경으로 바꾸었다. 그런데 재해석을 넘어 비범한 재창조 수준이다. 리투아니아 소프라노 아우스리네 스툰디테는 광기에 휩싸인 여인 그 자체이고, 덴마크 바리톤 보 스코부스도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했다.
[보조자료]
- 프로코피에프의 초기 오페라 <3개의 오렌지에의 사랑>이 동화적 오페라의 걸작이라면 <불의 천사>는 어두운 악마적 걸작이다. 프로코피에프는 이 오페라가 바티칸에서도, 크렘린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고 보고 주요 악상을 취해 교향곡 3번(1928)을 만들었다. 지금은 교향곡보다 오페라 쪽이 한층 높이 평가된다.
- 줄거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쾰른의 처녀 레나타는 어릴 적부터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불의 천사 마디엘과 사랑하는 사이이며 그와 육체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랑기사 루프레히트가 그녀를 사랑하여 보호자를 자처하지만 레나타는 하인리히 폰 오터하임이라는 백작이 인간으로 나타난 마디엘이라며 찾아다닌다. 레나타는 루프레히트의 도움으로 드디어 하인리히를 만나지만 그의 사랑을 얻지 못하자 절망한다. 이에 루프레히트가 결투를 신청하는데 일방적으로 당하다가 큰 상처를 입는다. 그런데도 레나타는 루프레히트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고 수녀원에 들어간다. 수녀원에서도 레나타 때문에 이상한 일이 계속 일어나자 종교재판관이 온다. 종교재판관은 퇴마의식으로 레나타의 환상을 고치려하지만 실패하자 그녀를 마녀로 규정하고 화형에 처하도록 판결한다.
- 원래 대본의 배경, 캐릭터를 완전히 재해석해 마치 새로운 드라마처럼 만드는 연출을 ‘레지테아터’라고 한다. 연극 강국 독일에서는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으며 오페라에서는 연극 연출자가 맡았을 때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안드레아 브레트의 해석은 원작의 중세를 근대로, 독일 각지로 이동하는 이야기를 정신병동이라는 제한된 공간으로 바꾸었지만 오히려 원작의 상황을 증폭시켜 관객은 물론 출연자들에게도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보기 드문 명연출이다.
Belvedere
08076
2020년 슈타인토르 바리에테 실황 -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라그마 쉬르머(피아노)
▶ 팬데믹에도 모인 소수 청중에게 바치는 골드베르크 스페셜리스트의 선물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불면증에 시달린 카이저링크 백작을 위해 작곡되었다고 하지만 합시코드 연주를 맡았다는 골드베르크가 당시 14세에 불과했던 것으로 밝혀져 신빙성을 의심받고 있다. 여하간 바로크 시대의 건반악기용 변주곡 중 가장 뛰어난 곡이며, 주제와 30개의 다채로운 변주 그리고 주제 반복으로 마무리되는 대곡이다. 데뷔 음반도 이 곡이었던 독일의 중견 여류 피아니스트 라그마 쉬르머는 코로나로 인한 록-다운이 제한적으로 풀려 30명(이 곡의 변주 숫자와 같은)까지 관객을 허용한 2020년 가을에 이 곡을 소수 관객을 위해 반복 공연할 것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다. 그 마지막 날이었던 2020년 11월 1일, 할레의 슈타인토르 바리에테 실황이다. 영상뿐 아니라 CD도 함께 제공된다.
[보조자료]
- 요한 니클라우스 포르켈이 쓴 바흐의 첫 전기(1802)에 소개된 일화에 따르면, 바흐는 라이프치히의 카이저링크 백작의 의뢰로 이 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심한 불면증에 시달리던 백작은 수면을 도와줄만한 부드러운 음악을 작곡해 달라고 바흐에게 요청했고, 바흐는 변주곡 형식의 건반 음악을 구상했다. 완성된 작품을 본 백작은 크게 흡족해하면서 잔에 금화를 가득 채워 후하게 사례했다고 한다. 연주는 백작의 집에 상주한 하프시코드 주자 요한 고트리브 테오필루스 골드베르크가 맡았는데, 그의 성을 따서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일화는 내용의 진위 여부를 놓고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백작을 위해 밤마다 연주했다는 골드베르크의 나이가 이 곡이 출판된 1741년 무렵 불과 14세에 불과하다는 점, 출판된 악보에 청탁자인 백작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 등이 일화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사실 포르켈의 책은 한동안 잊혔던 바흐를 조명한 최초의 전기라는 점에서 중요하지만 사실 여부를 치밀하게 고증한 평전으로는 인정받지 못한다.
- 라그마 쉬르머(1972-)는 소녀 시절에 스승의 권유로 <골드베르크 변주곡>에 심취했고, 2000년의 데뷔 음반의 수록곡도 이 곡이었다. 2020년 코로마 확산으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 가을이 되자 공연장 록다운이 부분적으로 풀리고 30명까지 관객을 허용하기로 하자 쉬르머는 마침 30곡의 변주로 구성된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다시 떠올리고 소수의 고급관객을 위한 사실상의 ‘봉사’를 결심하면서 몇 차례나 이 곡을 반복해서 공연한다. 본 영상은 11월 1일에 있었던 마지막 실황을 담은 것이다. 연주가 있었던 곳은 헨델의 고향이며, 바흐가 성 토마스 교회에서 봉직한 라이프치히에서 멀지 않은 할레의 슈타인테르 바리에테다. 쉬르머는 10여년에 걸친 만하임 음악대학 교수직을 2011년에 내려놓고 자신에게 ‘헨델 음악상’을 수여한 할레로 활동기반을 옮겨 젊은 음악인들을 육성하고 있다.
Opus Arte
OA1342
1983년 로열 오페라 실황 - 푸치니: 오페라 <마농 레스코> (한글자막 없음)
주세페 시노폴리(지휘), 로열 오페라 오케스트라 & 합창단, 플라시도 도밍고(데그뤼), 키리 테 카나와(마농 레스코), 토마스 앨런(레스코), 포브스 로빈슨(제론테), 괴츠 프리드리히(연출)
▶ 도밍고 전성 시절의 수많은 영상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푸치니 출세작
<마농 레스코>(1893)는 베르디 이후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오페라 작곡가로 떠오른 푸치니의 세 번째 오페라이자 출세작이다. 18세기 초의 프랑스 작가 아베 프레보의 소설이 원작인데, 남자를 유혹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너무 어린 나이에 알아버린 마농 레스코, 그녀를 잊지 못해 질질 끌려가는 젊은 귀족 데그뤼의 파멸적 사랑을 다룬다. 여러 영상이 존재하지만 가장 레퍼런스 급의 자료는 도밍고가 데그뤼를 부른 1980년 로열 오페라 실황과 1983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실황이다. 이중 로열 오페라 실황이 리마스터링을 거쳐 재발매되었다. 마농을 부르는 키리 테 카나와의 전성기 모습을 만날 수 있고, 피날레의 사막 장면을 위시하여 공들인 무대는 지극히 아름답고 인상적이다.
[보조자료]
- 아베 프레보의 소설 <마농 레스코와 기사 데그뤼 이야기>(1731)를 오페라화한 것으로는 쥘 마스네의 <마농>(1884)이 먼저다. 이처럼 프랑스 오페라의 걸작 반열에 오른 성공작이 이미 존재했기에 푸치니는 장면들이 최대한 겹치지 않게 새롭게 배치하여 그보다 9년 후에 <마농 레스코>를 작곡했다.
- 마농의 캐릭터는 19세기 프랑스 문학과 오페라 계를 강타할 ‘팜 파탈’, 즉 남자를 파멸시킬만한 치명적인 매력의 여인의 원형이다. 팜 파탈의 일반적인 특징은 자기중심적이고, 강하고 물러설 줄 모르며, 악녀인 경우가 많다. 물론 남자가 혹할 미모와 행동거지는 기본이다. 팜 파탈이 불어인 것으로 알 수 있듯이 오페라의 경우에도 비제의 <카르멘>, 생상스의 <삼손과 델릴라>같은 프랑스 오페라에 팜 파탈이 많다. 반면 이탈리아 오페라인 푸치니의 <마농 레스코>에서는 악녀 이미지는 거의 없고 ‘철이 들지 않은’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마농은 도덕적 잣대를 자신의 삶에 들이댈 줄 모르는 ‘작은 팜 파탈’에 해당한다.
- 프레보의 원작에서 데그뤼는 시골 귀족의 귀한 아들이요, 성직자를 희망하는 신학교 학생이며, 여성적일 정도로 섬세하고 내성적인 성품의 소유자다. 마스네의 오페라에서도 원작과 비슷하게 묘사되었지만 푸치니 오페라에서는 마농에게 저돌적으로 구애하는 등 원작보다 훨씬 직선적 성격으로 묘사된다. 프랑스 남자가 이탈리아 남성의 캐릭터로 변모한 셈이다. 이런 역은 역시 베르디, 푸치니 오페라 출연 경험이 누구보다 풍부하고 연기력도 출중한 도밍고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부분이다.
- 괴츠 프리드리히가 연출하고 귄터 슈나이더 짐센이 무대 디자인을 맡은 이 실황은 본래 함부르크 오페라 프로덕션을 로열 오페라로 가져온 것이다. 장엄하면서도 사실적인 무대를 추구한 프리드리히에게 짐센은 최고의 파트너였다.
Naxos
2110726-27(2DVD), NBD0147V (Blu-ray)
2021년 테아트로 델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실황 - 모차르트: 오페라 <코지 판 투테> (한글자막)
주빈 메타(지휘),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오케스트라 & 합창단, 발렌티나 나포르티나(표르딜리지), 바실리사 베르잔스카야(도라벨라), 마티아 올리비에리(굴리엘모), 마튜 스벤센(페란도), 베네데타 토레(데스피나), 토마스 햄슨(돈 알폰소), 스벤-에릭 베흐톨프(연출)
▶ 정통 스타일의 지휘, 신구 가수들의 조화, 탄탄한 연출이 삼박자를 이룬 실황
모차르트의 ‘다 폰테 삼부작’을 각각 취리히와 잘츠부르크 무대에 올렸던 독일 연출가 스벤-에릭 베흐톨프가 새 프로덕션으로 피렌체 오월 음악제에서 연출한 실황이다. 이곳의 페스티벌을 세계적 수준으로 격상시킨 종신명예지휘자 주빈 메타가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미국의 지성파 바리톤 토머스 햄슨이 세상 물정에 통달한 늙은 철학자 돈 알폰소 역을 맡아 몰도바, 러시아, 이탈리아, 독일의 젊은 성악가들을 리드한다. ‘다 폰테 삼부작’의 마지막 작품 <코지 판 투테>는 돈 알폰소의 권유를 받은 두 젊은이가 군대에 징집된 척하고 알바니아 귀족으로 변장하여 상대의 연인을 유혹해보는 이야기다. 19세기까지는 부도덕하다는 비난을 받아 공연 기회도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현대적 애정극의 원형으로 꼽힌다.
[보조자료]
- ‘다 폰테 사이클’이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베네치아 출신의 대본작가 로렌초 다폰테와 협력한 세 편의 오페라 부파를 가리킨다. 그중 마지막인 <코지 판 투테>(1790)는 다 폰테의 창작이 가장 많이 들어간 이야기이자, 믿고 싶지 않은 사랑의 어두운 진실을 다룬 탓에 19세기에는 내용을 바꾸어 공연하기도 했다.
- 이 오페라에는 고른 비중을 가진 남자 셋, 여자 셋이 등장한다. 두 쌍의 연인 외의 남녀 각 한 명은 갈등을 조장하고 치유도 하는 매개자들이다. 덕분에 대표적인 ‘앙상블 오페라’가 되었다. 그래서 <코지 판 투테>는 독창보다도 중창이 많고, 등장인물간의 감정(사랑, 질투, 경쟁, 변심)의 변화를 전개하기에 적합하며, 특히 서로간의 시선과 감정이 교차하고 바뀌는 면모를 아슬아슬하게 보여준다.
- 주빈 메타는 1985년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의 수석지휘자로 취임하여 2017년까지 무려 32년간 이끌며 동 페스티벌의 인기는 물론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크게 향상시켰다. 2016년에는 종신명예지휘자로 임명되었는데, 명목상의 직위가 아니라 지금도 수시로 피렌체를 찾아 지휘하고 있다.
- 에릭-스벤 베흐톨프는 연극연출가지만 2000년부터 오페라 연출을 시작했다. 취리히 오페라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모차르트의 다 폰테 삼부작을 모두 연출했으며, 특히 잘츠부르크 실황들은 전부 영상물로 발매되었다. 피렌체를 위한 신연출에서는 18세기 중반의 나폴리에 어울리는 간결한 무대와 의상 속에 등장인물의 관계에 대한 섬세한 통찰을 보여준다. 본 공연 당시 만 66세의 바리톤 토머스 햄슨은 전성기의 아름다운 음성은 다소 퇴색했지만 서곡이 연주되는 동안 두 손을 이용한 그림자놀이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등 온몸을 던진 열연을 펼쳤다.
2110724, NBD0145V (Blu-ray)
2011년 파리 오페라발레 실황 - 장 기욤 바르, 발레 <샘>
코엔 케셀스(지휘), 파리 오페라 오케스트라 & 발레, 루드밀라 팔리에로(나일라), 칼 파케트(제밀), 이자벨 시아라볼라(누레다), 마티아스 헤이만(자엘), 레오 들리브 & 루트비히 밍쿠스(작곡), 크리스티안 라크루아(의상), 장-기욤 바르(안무)
▶ 사라졌던 19세기 프랑스 낭만발레의 보석이 놀랍도록 화려하게 되살아나다!
1866년 파리 오페라에서 초연된 <샘>은 당시 발레 음악의 대가인 프랑스의 레오 들리브와 오스트리아의 레온 민쿠스가 공동으로 작곡을 맡았다는 점으로 알 수 있듯이 중요한 작품이었다. 프랑스 발레의 전통과 아라비아 이국풍이 만났다. 하지만 1883년 화재로 무대 등이 소실되면서 안무까지 사라졌다. 파리 오페라 발레의 스타 무용수 장-기욤 바르는 2007년 은퇴하고 안무가로 전향하면서 오랫동안 눈여겨보고 있었던 <샘>을 전막 복원하는데 전념했다. 그 산물이 2011년 파리 오페라 발레 무대에 오른 이 영상이다. 오리지널 대본과 음악에 충실하면서 춤은 바르가 완전히 새롭게 만들었다. 크리스티안 라크루아의 의상도 훌륭하고, 쉼 없이 펼쳐지는 춤의 향연 앞에 관객 스스로 숨 돌릴 틈을 찾아야 할 정도다.
[보조자료]
- 장-기욤 바르(1972~)는 파리 오페라 발레학교를 졸업한 1988년 동 발레단에 입단하여 2007년까지 무용수로 활동했다. 최고 등급인 에투왈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우아한 발레리노의 전형으로 꼽혔고, 2000년에는 발레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의 남자무용수 부문을 수상했다. 1997년부터 안무 활동을 했는데, 그중 가장 대작이 2011년 초연된 <샘>이다. 파리 오페라 발레의 전통과 현재 무용수들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바르의 노작이다. 이 발레단의 한국인 발레리나 박세은은 2014년 <샘> 공연에서 나일라 역으로 주역 데뷔했다.
- 알려지지 않았던 이 작품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누레다 일행은 겐지브의 칸(이슬람 왕)과 결혼하기 위해 사막을 여행하는 길에 바위투성이 개울가에서 휴식을 취한다. 그녀가 절벽 위에 핀 꽃에 관심을 보이자 이곳의 사냥꾼 제밀이 꺾어다 주고는 그 답례로 베일에 가린 그녀의 얼굴을 보여 달라고 청한다. 낯선 젊은이의 무례한 요구에 격분한 누레다는 제밀을 묶어놓은 채 출발하지만 이곳 샘의 요정 나일라가 그를 구한다. 칸의 궁전에서 화려한 결혼식 디베르티스망이 펼쳐진다. 신분을 감춘 제밀이 이곳에 도착해 신랑신부를 위한 선물을 제시하고 누레다는 보석으로 장식된 꽃을 선택한다. 그걸 땅에 던지자 샘물이 솟아오르고 아름다운 나일라가 나타난다. 나일라에 반해버린 칸은 누레다를 쫓아낸다. 제밀은 자유로운 몸이 된 누레다를 쫓아가지만 그녀는 그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샘의 요정 나일라도 제밀을 사랑하지만 제밀은 누레다와 맺어지기만을 원한다. 나디아는 누레다가 제밀의 사랑을 받아들이면 자신은 죽을 운명이지만 제밀의 사랑을 돕기로 한다. 제밀이 누레다와 맺어져 개울가를 떠날 때 나일라는 땅으로 사라지고 샘은 말라버린다.
2110700
드보르자크의 예언, 미국 클래식 음악에 대한 새로운 서술 - 필름 3 (흑인 음악의 영혼과 흑인 클래식 음악의 운명)
조셉 호로비츠(대본, 연출), 피터 보그다노프(시각 영상), 케빈 데스(베이스-바리톤), 아서 페이건, 제임스 제터(지휘)
▶ 미국의 클래식 음악을 통찰하는 시리즈 3탄: 흑인 음악
미국음악사의 권위자 조셉 호로비츠가 총 6편으로 만든 ‘미국 클래식 음악에 대한 새로운 서술’ 시리즈의 세 번째 필름이다. 백인인 조지 거슈윈이 흑인 음악을 멋지게 사용한 <포기와 베스> 이후 흑인 작곡가들의 계보가 이어진다. 우선 드보르작의 제자였던 해리 벌리가 있는데, 흑인 영가 ‘깊은 강’은 그의 편곡과 폴 로브슨, 마리안 앤더슨 같은 흑인 가수들 덕분에 유명해졌다. 하지만 윌리엄 레비 도슨의 ‘흑인 민속 교향곡’이 1934년 스토코프스키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에 의해 의기양양하게 초연되었다가 머지않아 잊혀버리는 등 흑인 클래식 음악의 운명은 결코 순탄하지 못했다. 교육용 다큐멘터리에 해당하는 필름으로 영상 자체는 다채롭지 않지만 미국음악 전문가들의 뛰어난 코멘트가 자료의 가치를 높여준다.
[보조자료]
- 해리 벌리(1866-1949)는 드보르자크가 뉴욕 음악원 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이곳 학생이었으며 드보르자크에게 흑인 음악을 소개한 인물이란 점만으로도 중요하다. 또한 흑인 영가 ‘깊은 강’을 여러 차례 편곡하여 세상에 널리 알렸다. 윌리엄 레비 도슨(1899-1990) 어린 나이에 작곡을 시작했고, 실내악, 관현악, 합창곡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다. 1934년 ‘흑인 민속 교향곡’이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가 이끄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에 의해 초연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곡은 1952년 작곡가의 서아프리카 여행에서 영감을 얻은 아프리카 리듬이 추가되어 수정되었다. 도슨은 이를 아프리카인들이 그들의 땅 밖에서 속박에 빠졌을 때 잃어버렸던 요소들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해설자 중에는 현대 흑인 클래식 음악에서 가장 전설적인 이름인 조지 셜리, 그리고 가장 중요한 권위와 함께 벌리의 곡을 노래하는 케빈 데스, 지휘자 로데릭 콕스와 2021년 타계한 마이클 모건이 포함되어 있다.
- ‘미국 클래식 음악에 대한 새로운 서술’ 시리즈는 총 여섯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1편은 미국 음악의 미래를 일치감치 알아본 안토닌 드보르자크가 인식한 미국의 다양한 인종과 그들의 음악, 2편은 유럽 음악과는 교류하지 않으면서도 독자적으로 현대음악의 다양한 경지를 개척한 찰스 아이브스, 3편은 흑인 음악과 그것이 미국 음악에 미친 영향, 4편은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작곡가지만 공산주의에 경도되었다는 의심을 받은 아론 코플랜드, 5편은 <사이코>를 위시한 위대한 영화음악 작곡가였으면서 클래식에도 좋은 곡들을 남긴 버나드 헤르만의 재조명, 마지막 6편은 인도네시아의 가멜란을 위시한 비서양권 음악의 요소들을 자신의 작품에 통합시킨 루 해리슨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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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르자크의 예언, 미국 클래식 음악에 대한 새로운 서술 - 필름 6(루 해리슨과 문화 융합)
조셉 호로비츠(대본, 연출), 피터 보그다노프(시각 영상), 팀 페인(바이올린), 에마누엘레 아르치울리, 벤자민 패스터낵(피아노), 앤젤 질-오도네스, 데니스 러셀 데이비스(지휘), 포스트클래시컬 앙상블, 라이프치히 MDR 심포니 오케스트라
▶ 미국의 클래식 음악을 통찰하는 시리즈 6탄: 루 해리슨
미국음악사의 권위자 조셉 호로비츠가 총 6편으로 만든 ‘미국 클래식 음악에 대한 새로운 서술’ 시리즈의 네 번째 필름이다.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 이후 인도네시아 가믈란은 서양음악 전통에 큰 영향을 미쳤다. 드뷔시, 라벨, 콜린 맥피 등이 영감 받은 작품들을 통해 이 필름은 문화적 융합의 모범 사례인 루 해리슨의 바이올린,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한 쌍에 도달한다. 음악학자 빌 앨브스는 가믈란의 복잡한 구조가 키스 재릿을 위해 해리슨이 작곡한 키보드 음악에 어떻게 이용되는지 보여준다. 해리슨을 노래하고 춤추게 한 화분과 세면대 등 '정크 타악기'도 살펴본다. 교육용 다큐멘터리에 해당하는 필름으로 영상 자체는 다채롭지 않지만 미국음악 전문가들의 뛰어난 코멘트가 자료의 가치를 높여준다.
[보조자료]
- 포틀랜드에서 태어난 루 해리슨(1917-2003)은 해리슨은 어릴 때부터 여러 지역으로 이사다니면서 인디언 음악, 멕시코 음악, 재즈 등에 자주 접하였다. 또한 인도네시아 음악도 그의 작품 상당수에 영향을 끼쳤다. 초기 작품들은 전통적 악기 대신 비전통적 재료를 사용해 음악계에 충격을 주었다. 우연성 음악으로 알려진 존 케이지, 미국 클래식 음악의 광맥인 찰스 아이브스와도 친분을 나누었다. 동양 음악에도 관심을 보여 1960년대 초반에는 우리니라를 두 차례 방문했고, 이를 반영한 작품도 몇 곡 남겼다. 반전, 환경운동 등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동성애자 권익 보호에도 앞장섰다. 음악적으로는 교향곡과 협주곡 등 전통적인 클래식과 가믈란, 재즈, 멕시코 음악 등의 결합으로 동서양의 음악을 융합시킨 공로자로 평가받는다. 또한 그의 작품 대부분은 보편화적인 평균율보다 순정률을 사용한다
- ‘미국 클래식 음악에 대한 새로운 서술’ 시리즈는 총 여섯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1편은 미국 음악의 미래를 일치감치 알아본 안토닌 드보르자크가 인식한 미국의 다양한 인종과 그들의 음악, 2편은 유럽 음악과는 교류하지 않으면서도 독자적으로 현대음악의 다양한 경지를 개척한 찰스 아이브스, 3편은 흑인 음악과 그것이 미국 음악에 미친 영향, 4편은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작곡가지만 공산주의에 경도되었다는 의심을 받은 아론 코플랜드, 5편은 <사이코>를 위시한 위대한 영화음악 작곡가였으면서 클래식에도 좋은 곡들을 남긴 버나드 헤르만의 재조명, 마지막 6편은 인도네시아의 가멜란을 위시한 비서양권 음악의 요소들을 자신의 작품에 통합시킨 루 해리슨을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