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BelAir 외 신보(11/11(목) 입고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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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월당 작성일21-11-08 17:37 조회2,897회 댓글4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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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Air
BAC188 (2DVD), BAC488 (Blu-ray)
2020년 볼쇼이 극장 실황 - 림스키-코르사코프, 오페라 <사드코> (한글자막)
티무르 잔기에프(지휘), 볼쇼이 극장 오케스트라 & 합창단, 나즈미딘 마플랴노프(사드코), 아이다 가리풀리나(볼호바), 예카테리나 세멘추크(루바바), 드미트리 체르냐코프(연출)
▶ ‘인도의 노래’로 유명한 바로 그 러시아 오페라! 예상을 뛰어넘는 생생한 감동!
림스키-코르사코프는 음악사에서 손꼽히는 관현악법의 장인이며, 특히 그 장기를 교향악뿐 아니라 오페라에서도 구현한 대가다. 그중 7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사드코>(1898)는 러시아판 <신드바드의 모험> 또는 <페르귄트>에 해당하는 전설적 내용을 웅대한 스케일로 풀어냈다. 4장에 나오는 ‘인도의 노래’를 제외하면 진면목을 볼 기회를 만들기 어려웠는데, 볼쇼이 실황은 이 걸작의 첫 한글자막 영상이다. 해체에 준하는 재창조로 유명한 체르냐코프의 연출은 사드코와 아내 루바바를 현대인으로 설정한 것 외에는 급진적 해석을 피하고, 20세기 이후 제작된 이 오페라의 6개 프로덕션 무대세트를 재구현하는 것으로 옛 전통의 21세기적 부활을 꾀했다. 주역 테너 나즈미딘 마플랴노프의 열창과 합창 수준도 놀랍다.
[보조자료]
- 12세기 러시아의 노브고로드를 배경으로 한 줄거리를 요약한다. 가난하지만 용기 있는 구슬리(러시아 민속악기) 연주자 사드코는 상인들과 내기를 한다. 인근 일멘 호수에서 황금 물고기를 낚지 못하면 사드코가 목숨을 내놓고, 상인들이 지면 큰돈을 내놓기로 말이다. 사드코가 호숫가에서 노래하자 해왕(海王)의 딸 볼호바가 나타나 그와 하룻밤을 지낸다. 다음날 볼호바는 사드코가 세 마리의 황금 물고기를 낚도록 하고, 그를 기다리겠다는 말을 남긴 채 물속으로 사라진다. 사드코는 내기에서 번 돈으로 배 한 척을 산다. 그리고 그 배를 무역선단에 편입시켜 더 큰 돈을 번다. 12년이 지난 후, 바다에 풍랑이 몰아친다. 해왕의 분노를 달래는 제물로 사드코가 뽑힌다. 해왕은 그의 배신에 분노하여 폭풍을 일으킨 것이다. 해왕의 궁전에서 사드코는 구슬리로 모든 이들의 흥을 돋우는데 성공한다. 뱃사람들의 수호신 성 니콜라스는 사드코에게 조강지처 곁으로 당장 돌아가라고 명령한다. 또한 기혼자인 사드코를 유혹했다는 이유로 불호바를 강으로 만들어 버린다. 사드코는 아내 루바바와 재회하고, 그 강변에서 노브고로드가 번창한다.
- 전통적인 막과 장을 대신하는 7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사드코>의 네 번째 장은 노브고로드의 시장에서 각국 상인들이 노래하는 일종의 디베르티스망이다. 이국적 선율로 유명한 ‘인도의 노래’는 여기에 나온다.
- 체르냐코프는 러시아 전설에 대한 모험심과 호기심이 강한 사드코라는 현대 남자가 ‘소원이 이루어지는 공원’이란 곳에 들어가 전설의 주인공이 되는 것으로 이 이야기를 해석했다. 특히 모스크바, 상트페체르부르크, 런던에서 아주 가끔 제작된 무대장치를 장면마다 선별하여 구현하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휘했다.
BAC189
2021년 바렌보임, 아르헤리치 자택 콘서트 - 바렌보임, 아르헤리지의 사적 콘서트를 담은 두 편의 필름
다니엘 바렌보임(피아노), 미카엘 바렌보임(바이올린), 키안 솔타니(첼로), 마르타 아르헤리치(피아노), 미샤 마이스키(첼로), 애니 뒤트와(대담)
▶ 바렌보임의 베를린 자택, 아르헤리치의 제네바 자택의 소중한 대담과 작은 공연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딸이며 문학박사요, 공연예술가로도 활동하는 애니 뒤트와가 어머니와 같은 고향(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의 오랜 친구이자 예술적 동료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베를린 자택을 찾아 대담하고, 그 아들인 바이올리니스트 미카엘 바렌보임, 젊은 첼리스트 중 선두주자인 키안 솔타니가 연주한 베토벤 피아노삼중주곡 ‘유령’을 듣는다. 스위스 제네바의 아르헤리치 자택에서는 모녀간의 더욱 진솔한 대화가 펼쳐지고, 아르헤리치는 오랜 연주 파트너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함께 베토벤, 쇼팽, 슈만, 브람스의 소품을 연주한다.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끼리 집이나 소규모 살롱에서 연주하기 위한 곡이었던 실내악의 본질을 일깨우는 멋진 필름이자 전설적인 두 연주자를 가까이 접하는 소중한 기록이다.
[보조자료]
- 두 편의 필름은 사적인 연주를 위해 비롯된 실내악의 본질을 일깨워준다. 더욱이 베를린은 바렌보임에게, 제네바는 아르헤리치에게 유럽 생활의 근거지를 오래 전부터 제공한 곳이기에 그곳 자택에서의 작은 음악회는 더욱 각별하다.
- 다니엘 바렌보임(1942-)은 베를린 국립가극장과 그 오케스트라인 슈타츠카펠레 베를린의 음악감독이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청년 음악가들의 오케스트라인 웨스트-이스트 디반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피아노와 지휘 양쪽 모두 최고의 천재성을 발휘한 음악인이다. 마르타 아르헤리지(1941-)는 바렌보임과 같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1년 먼저 태어났다. 바렌보임은 확고한 유대인이고, 아르헤리치도 모계가 유대계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으며, 가족끼리도 잘 알고 지내는 오랜 동료다.
- 대담자로 나선 애니 뒤트와(1970-)는 아르헤리치와 그녀의 두 번째 남편이었던 샤를 뒤트와 사이의 딸이다. 미국의 프린스턴대학과 뉴욕대학을 거쳐 컬럼비아대학에서 비교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지금은 음악, 연극 등 공연 활동에 깊이 발을 담그고 있다.
- 마키엘(미셸) 바렌보임은 다니엘 바렌보임과 그의 두 번째 아내인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엘레나 바쉬키로바 사이의 차남이다. 웨스트-이스트 디반 오케스트라의 악장 외에 다양한 실내악 활동과 독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젊은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는 부친과 함께 베토벤 피아노삼중주곡 음반도 낸 사이다.
- 아르헤리치의 파트너로 나선 미샤 마이스키(1948-)는 라트비아 리가 태생으로 러시아에서 교육을 받고 1972년 이스라엘로 망명하여 거장 첼리스트의 대열에 섰다. 러시아에서 로스트로포비치, 미국에서 피아티고르스키를 사사했다. 실내악을 특별히 즐기고, 세계적 연주자 중 우리나라를 가장 여러 번 찾은 편이다.
Belvedere
BVE08074, BVE08075 (Blu-ray)
2009년 잘츠부르크 마리오네트 실황 - 훔퍼딩크, 오페라 <헨델과 그레텔> (한글자막)
안드레아스 슐러(지휘), 인보칼루포 오케스트라 & 어린이 합창단, 크리스티나 나우데(헨젤), 아네테 다쉬(그레텔), 기드레 포빌라이티테(마녀), 외르크 고트쉬크(부친), 마르티나 함베르크-뫼비우스(모친), 힌리히 호르스트코테(연출)
▶ 자녀, 손주를 오페라에 입문시키려면 이 매혹적인 인형극으로 시작하시라!
잘츠부르크 마리오네트 극장은 1913년에 설립되어 아직도 운영 중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인형 오페라 극단이다. 모차르트의 고향답게 그의 오페라를 가장 많이 다루지만 레퍼토리를 늘려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훔퍼딩크의 <헨젤과 그레텔>, 심지어 발레 <호두까기 인형>,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에 이르고 있다. 유럽에서 인기 높은 어린이 오페라 <헨젤과 그레델>은 잘 알려진 동화를 바탕으로 동요풍의 멜로디가 사용되지만 바그너 풍의 관현악을 구사한 수준 높은 걸작이다. 본 영상은 2009년 실황임에도 HD급으로 전혀 손색없는 화질을 제공하고, 회전무대를 사용하는 등 장치 면에서도 혁신을 이루었다. 게다가 한글자막까지 제공되니 어린 입문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보조자료]
- 잘츠부르크 마리오네트 극장은 1913년 안톤 아이허 교수에 의해 설립되어, 예술감독으로 헤르만 아이헬, 설립자의 딸 그레틀 아이허를 거쳤으며, 그레틀이 2012년 사망한 후에도 지금까지 전통을 잘 지키며 유지되고 있다. 1971년부터는 자체 공연장도 마련했다. 다만 소규모 관객을 위한 아담한 공연장이므로 음악은 녹음된 음원을 사용한다.
- 작곡자인 엔겔베르트 훔퍼딩크(1854~1921)는 바그너 추종자이며 <파르지팔> 작곡 과정에서 조수 역할도 했다고 알려져 있다. 독일 작곡가에 의한 가장 유명한 가족 오페라인 <헨젤과 그레텔>(1893)은 그림 형제의 동화에 입각한 작곡자의 누이동생 아델하이트 베테의 대본을 사용했다. 옛 이야기에 어울리는 단순명료한 선율(일부는 민요)을 사용했고, 곡의 분위기가 훈훈하여 크리스마스 등 방학 시즌에 특히 인기가 높다. 음악적으로는 바그너적 기법에 많이 의존한다. 유도동기(라이트모티브)의 구사가 그런 예인데, 가장 중요한 것은 마녀와 빗자루에 관한 동기다. 노래들은 구분되지만 가급적 음악이 끊어지지 않고 무한선율처럼 쭉 이어지며, 특히 서곡과 두 번의 전주곡에서 2관 편성이지만 4대의 호른과 3대의 트럼본을 사용하여 후기낭만주의의 풍부한 관현악 효과가 돋보인다. 근대적 반음계 화성, 초연 당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지휘를 맡은 것도 바그너 후계그룹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 거의 여성 가수로 공연 가능한 오페라란 점도 특이하다. 아직 소년인 헨젤은 어린 남성역이므로 메조소프라노의 바지 역이고, 따라서 부친을 제외하면 모두 여성가수로 편성 가능하여 여학교용 오페라로 적합하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마녀 역을 테너에게 맡겨 음성의 균형을 맞추고 희극적 역할을 보강하기도 한다.
Naxos
2110707, NBD0138V (Blu-ray)
2020년 오페라 코미크 실황 - 라모, 오페라 <이폴리트와 아리시> (한글자막)
라파엘 피숑(지휘), 피그말리온 오케스트라 & 합창단, 레이누드 반 메헬렌(이폴리트), 엘사 브누아(아리시), 실비 브루네-그루포소(페드르), 스테판 데구(테제), 잔느 칸델(연출)
▶ 전처의 아들을 사랑한 비운의 왕비 파이드라 신화를 취재한 라모의 첫 오페라
<이폴리트와 아리시>(1733)는 바로크 시대 프랑스 궁정 오페라의 대표작곡가 장-필리프 라모의 오페라다. 건반음악 작곡가이자 음악이론가로 활약하던 라모가 50세라는 늦은 나이에 뛰어들어 작곡한 첫 오페라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균형 잡힌 아름다움과 기품을 만날 수 있다. 그리스-로마신화의 테세우스 관련 일화가 원전이다. 테제(테세우스)와 사별한 전처의 아들 이폴리트(히폴리투스)를 사랑한 새엄마 페드르(파이드라)의 비극이 테제의 황천 여행, 이폴리트의 해피엔딩식 변형과 결합되어 한층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거듭났다. 네 주역가수, 특히 실비 브루네-그루포소(페드르), 스테판 데구(테제)의 노래와 연기가 감탄스럽고, 프랑스의 젊은 카운터테너 겸 지휘자인 라파엘 피숑의 리드도 탁월한 수준이다.
[보조자료]
- 프랑스 궁정오페라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작곡가 장-필리프 라모(1683-1764)의 <이폴리트와 아리시>는 클라브생 작곡가였던 라모가 뒤늦게 뛰어든 분야인 오페라의 첫 작품이다. 국가적으로 추앙되던 선배 작곡가 륄리의 전통을 벗어났다는 비난을 받자 라모는 “닮고자 노력하지만 그대로 따라하지는 않는다. 륄리처럼 아름답고 단순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모델로 삼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 줄거리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테세우스 관련 일화와 라신의 비극 <페드르>를 기초로 한다. 아테네 국왕 테제(테세우스)가 첫 결혼에서 얻은 아들 이폴리트(히폴리투스)는 포로로 잡혀온 적국의 여인 아리시를 사랑한다. 하지만 이폴리트를 미치도록 사랑하는 테제의 두 번째 아내 페드르(파이드라)는 디안(디아나) 여신을 추종하는 이폴리트가 자신을 거절하자 지하세계에서 간신히 살아 돌아온 남편 테제에게 이폴리트가 먼저 접근한 것처럼 거짓말을 한다. 격분한 테제는 바다의 신 넵튄(넵투누스)에게 아들을 죽여 달라고 기도하고, 이폴리트는 바다괴물 앞에서 실종된다. 페드르의 자살로 뒤늦게 자초지종을 알게 된 테제는 후회하는데, 넵튄은 디안 여신의 부탁에 따라 아들을 살려두었음을 알려준다. 이폴리트는 멀리 이탈리아에서 디안 신전의 사제가 되고, 디안 여신의 축복 속에 아리시와 맺어진다. 신화는 히폴리투스가 죽음을 맞는 비극이지만 오페라는 해피엔딩이다.
- 바로크 오페라, 특히 프랑스 궁전 오페라는 극의 줄거리와 크게 관계없는 프롤로그를 둔 경우가 많다. <이폴리트와 아리시>도 그랬지만 본 공연은 프롤로그가 생략된 개정판을 사용했다. 덕분에 처음부터 집중력 있게 신화와 음악의 세계에 다가갈 수 있다. 이 오페라처럼 원래 신화 내용을 변형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2110704, NBD0135V (Blu-ray)
2020년 슈베칭겐 페스티벌 실황 - 베토벤과 그의 동시대 작곡가들 1집
베르나르트 포르크(지휘 & 콘서트마스터),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
▶ 베토벤의 교향곡과 여기 영향을 미친 동시대 선배들의 잊힌 곡 순례: 제1집
아무리 위대한 베토벤일지라도 그의 독창성과 천재성이 하늘에서 그냥 떨어졌을 리는 없다. 시대적 환경으로 그에게 영향을 미친 선배들이 있었을 것이다. 바이올리니스트 베르나르트 포르크과 시대연주 악단인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는 2020년 남서독일방송(SWR)이 주관하는 슈베칭겐 페스티벌에서 이 문제를 파헤친다. 1집은 4회 공연 중 1, 2회를 담았다. 첫 콘서트는 대 바흐의 둘째아들 칼 필립 에마누엘 바흐의 우아하고 질풍노도의 감정 스타일이 베토벤 교향곡 1, 2번에 미친 영향을 보여주고자 한다. 두 번째 콘서트는 프랑스 혁명에 대한 직접적 묘사 탓에 공연 금지를 당했던 브라니츠키의 그랜드 심포니와 베토벤의 3번 ‘영웅’ 교향곡을 비교한다. 모차르트의 초기 오페라 <바스티엔과 바스티엔느> 도입부가 ‘영웅’ 교향곡 도입부와 꼭 닮은 걸 보여준 팁은 놀라움을 안겨준다.
[보조자료]
-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는 1982년 동베를린에서 창단된 이래 독일을 대표하는 시대악기 연주단체로 활동해왔다. 지휘자 르네 야콥스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세 명의 콘서트마스터가 악단을 직접 리드하는데, 본 공연을 이끄는 베르나르트 포르크(1963-)는 그중 한 명이다. 베를린의 한스 아이슬러 음대와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공부한 그는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의 창단 멤버이며 또 다른 단체인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에서도 활동했다. 2007년부터 2019년까지 헨델의 고향 할레에서 펼쳐지는 헨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는 등 18세기 음악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 베토벤의 동시대 선배로 이 영상물에서 연주된 작곡가들을 간단히 소개한다. 칼 필립 에마누엘 바흐(1714-1788)는 대 바흐의 둘째아들이다. 주로 북독일에서 활동하여 베를린 혹은 함부르크의 바흐로 불리기도 한다. 독일 음악학자들은 당시의 ‘질풍노도’ 분위기를 음악에 구현한 그의 스타일이 바로크 음악과 고전시대 음악 사이에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 건반음악과 관현악 양 분야에서 뛰어났고, 베토벤은 그의 저서를 대단히 높이 평가했다. 모라비아 출신의 파울 브라니츠키(1756-1808)는 빈에서 활동했던 작곡가 겸 지휘자로 교향곡을 44곡이나 남겼다. 또한 오페라 <요정 왕>은 에마누엘 슈카네더가 쓴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대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 수록된 그랜드 심포니는 1797년의 작품인데 2악장을 ‘루이 16세의 운명과 죽음’이라고 표현하는 등 악장별로 프랑스 혁명과 관련된 제목을 붙인 바람에 당시 빈 궁전으로부터 공연 금지를 당했다. 나폴레옹에게 매료되어 ‘영웅’ 교향곡을 쓴 베토벤도 높이 평가했던 음악가다.
2110705, NBD0136V (Blu-ray)
2020년 슈베칭겐 페스티벌 실황 - 베토벤과 그의 동시대 작곡가들 2집
베르나르트 포르크(지휘 & 콘서트마스터),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
▶ 베토벤의 교향곡과 여기 영향을 미친 동시대 선배들의 잊힌 곡 순례: 제2집
아무리 위대한 베토벤일지라도 그의 독창성과 천재성이 하늘에서 그냥 떨어졌을 리는 없다. 시대적 환경으로 그에게 영향을 미친 선배들이 있었을 것이다. 바이올리니스트 베르나르트 포르크과 시대연주 악단인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는 2020년 남서독일방송(SWR)이 주관하는 슈베칭겐 페스티벌에서 이 문제를 파헤친다. 2집은 4회 공연 중 3, 4회를 담았다. 세 번째 콘서트는 케루비니, 메윌 등 혁명기 프랑스 오페라 작곡가들의 격정적 스타일이 베토벤 교향곡 5번에 미친 영향을 탐구한다. 특히 이탈리아 출신의 케루비니는 베토벤의 선구자라 할 만하다. 네 번째 콘서트는 표제 교향곡인 6번 ‘전원’보다 먼저 자연의 모습을 담은 두 편의 교향곡, 즉 만하임 악파에 속한 홀츠바우어의 일명 ‘바다의 폭풍’, 유스틴 하인리히 크네히트의 ‘자연의 음악적 초상화’을 연주했다. 정말 학구적이고 소중한 기록이다.
[보조자료]
-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는 1982년 동베를린에서 창단된 이래 독일을 대표하는 시대악기 연주단체로 활동해왔다. 지휘자 르네 야곱스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세 명의 콘서트마스터가 악단을 직접 리드하는데, 본 공연을 이끈 베르나르트 포르크(1963-)는 그중 한 명이다. 베를린의 한스 아이슬러 음대와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공부한 그는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의 창단 멤버이며 또 다른 단체인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에서도 활동했다. 2007년부터 2019년까지 헨델의 고향 할레에서 펼쳐지는 헨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는 등 18세기 음악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 베토벤의 동시대 선배로 이 영상물에서 연주되는 작곡가들을 간단히 소개한다. 루이지 케루비니(1760-1842)와 에티앙-니콜라스 메윌(1763-1817)은 라모와 글루크의 프랑스 궁정 오페라를 계승한 인물들이다. 베토벤의 격정적 스타일이 프랑스 오페라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인데, 19세기 초 빈에 새 극장이 개관했을 때 베토벤은 작업실을 배정받은 상주작곡가로서 저녁마다 많은 프랑스 오페라를 접했다. 베토벤은 특히 “작고한 분 중에서는 헨델, 살아있는 작곡가로는 케루비니가 최고”라고 말했을 정도로 케루비니를 높이 평가했다. 이그나츠 홀츠바우어(1711-1783)는 18세기 중반에 가장 훌륭한 오케스트라를 보유했던 만하임 악파의 대표 작곡가에 속한다. 유스틴 하인리히 크네히트(1752-1817)는 오르간 연주자요 이론가였으며 베토벤과 직접 교분은 없었지만 드물게 쓴 관현악곡인 1785년의 교향곡 ‘자연의 음악적 초상화’는 각 악장에 구체적인 설명을 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원’ 교향곡과 마찬가지로 5개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자연을 묘사한 선구적인 표제 교향곡으로 인정받곤 한다.
Opus Arte
OA1343, OABD7294 (Blu-ray)
2017년 로열 오페라 실황 -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한글자막)
줄리아 존스(지휘), 로열 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 & 합창단, 마우로 페터(타미노), 로데릭 윌리엄스(파파게노), 사빈 드비엘(밤의 여왕), 시오반 스타크(파미나), 미카 카레스(자라스트로), 데이빗 맥비커(연출)
▶ 데이빗 맥비커 연출의 로열 오페라 <마술피리>를 빛낸 새로운 명가수들
영국 오페라 연출의 거장 데이빗 맥비커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2003년 로열 오페라의 <마술피리>는 당시 DVD로도 발매되어 호평을 받았다. 이 오페라에 담겼다는 프리메이슨의 애매한 상징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당시 빈 서민들이 즐긴 독일어 민속극의 흥겨움을 살린 맥비커의 연출은 쉽고, 아름답고, 의상을 통해 영국적 분위기도 은근히 자아낸다. 본 영상은 오랜 시간 로열 오페라에 살아남은 인기 프로덕션을 2017년 현재의 새로운 스타들로 대체한 실황이다. 특히 밤의 여왕 역의 프랑스 신성 사빈 드비엘, 파미나 역의 호주 소프라노 시오반 스태그는 훌륭한 음색과 멋진 자태, 풍부한 표현력으로 무대를 압도한다. 주로 독일권에서 활동한 영국의 여성지휘자 줄리아 존스가 포디엄에 선 것도 이색적이다.
[보조자료]
- 데이빗 맥비커(1966-)는 로열 오페라를 중심으로 커리어를 쌓아왔다. 크게 급진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독보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연출가로, 로열 오페라의 <파우스트>,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리골레토>, <살로메>, 글라인드본의 <카르멘>, <줄리오 체자레>, 리세우 대극장의 <마농> 등이 대표작이다.
- <마술피리>는 일종의 독일어 민속 오페라다. 뱀의 위협으로부터 밤의 여왕의 세 시녀들에게 구출된 이국의 왕자 타미노는 여왕의 딸 파미나의 초상화에 매료되어 자라스트로에게 억류되어있다는 공주를 구출하고자 한다. 밤의 여왕으로부터 마술피리를 받고, 괴짜 새 장수 파파게노와 함께 자라스트로의 나라로 건너갔더니 뜻밖에도 자라스트로야말로 덕과 학식이 높은 인물이며, 밤의 여왕은 악의 화신이라는 것 아닌가. 자라스트로가 요구한 시험들을 이겨낸 타미노는 우여곡절 끝에 파미나와 맺어져 이곳에 남기로 하고, 좌충우돌하던 파파게노도 어울리는 짝을 찾는데 성공한다. 반면 밤의 여왕은 다른 악당들과 함께 파멸을 맞는다.
- <마술피리>는 자라스트로와 밤의 여왕의 선악구도가 뒤집히는 점, 반복적으로 사용된 상징 수 ‘3’ 등을 근거로 일종의 비밀결사였던 프리메이슨 사상이 담겼다고 한다. 그 때문에 여성과 흑인을 비하하는 관점이 문제시 되기도 한다. 맥비커는 악당 모노스타토스를 흑인 대신 백인으로 설정하는 등 해결책에 고심했다.
- 밤의 여왕을 부른 사빈 드비엘은 나탈리 드세이를 넘어설 프랑스 소프라노의 새로운 스타로 각광받고 있다. 촉망받는 지휘자 겸 카운터테너 라파엘 피숑과 부부사이다. 파미나를 부른 시오반 스태그는 2021년 타개한 크리스타 루트비히로부터 “지금까지 들어본 최고의 목소리 중 하나”라는 격찬을 받은 신성이다.
OA1350, OABD7301 (Blu-ray)
1972년 오스트레일리안(호주) 발레 실황 - 누레예프: 발레 <돈키호테>
존 란치베리(지휘), 빅토리아 오케스트라, 루돌프 누레예프(바질리오), 루세트 앨더스(키트리), 로버트 헬프만(돈키호테), 케빈 코(에스파다), 마릴린 로우(거리의 무희), 루돌프 누레예프(안무)
▶ 루돌프 누레예프가 직접 개정 안무하고 주역 출연한 1972년의 전설적 영상
루돌프 누레예프는 1961년 러시아 키로프 발레단의 순회공연 중 망명한 이래 서구 무용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것은 놀라운 춤 실력뿐 아니라 러시아 밖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고전을 새롭게 소개하는 방식으로도 이루어졌다. 그 대표적 산물이 <돈키호테>다. 누레예프는 러시아 황실 발레의 상징 마리우스 프티파의 첫 안무와 알렉산더 고르스키의 개정판으로 희극 발레의 대표작이 된 <돈키호테>의 남자 주역을 대폭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프로덕션을 만들었는데, 1972년 호주 발레단 요청을 받자 자신이 직접 주역을 춘 필름을 제작했다. 34세의 누레예프는 놀라운 카리스마와 테크닉을 자랑한 것은 물론 세트와 카메라 작업도 직접 챙겼다. 고해상도로 복원된 화질에도 박수를 보내야 할 자료다.
[보조자료]
- 루돌프 누레예프(1938-1993)는 시베리아의 벽지에서 자라 민속춤만 배웠을 뿐인데도 놀라운 자질을 인정받아 상트페체르부르크의 바가노바 발레학교로 특별 전학했고, 졸업하자마다 키로프 발레단의 주역급을 맡았다. 1961년 동 발레단의 서유럽 투어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맡아 파리 관객을 매료시켰으며, 공항에서 탈출극을 감행하여 서구로 망명하게 된다. 20세기 최고의 발레리노로 명성을 날린 것은 물론 안무가로도 러시아 전통을 서구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 대표적 산물이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라이몬다>, <라 바야데르> 등이다.
- 발레 <돈키호테>는 17세기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의 소설에서 따왔지만 직접적 일화는 본편보다 덜 알려진 ‘속편’에 나오는 짧은 이야기다. 돈키호테와 산초 판자도 이야기에 직접 개입하는 주인공이 아니라 키트리라는 아름다운 시골 처녀가 부유한 농부 대신 가난한 이발사 바질리오를 신랑으로 선택하는 소동을 지켜보게 된 구경꾼에 가깝다.
- 본 영상물은 1972년 호주 발레단을 위해 촬영한 것이다. 호주 발레단은 1962년 창단되어 유수의 발레단보다 역사가 짧았으므로 뭔가 터닝 포인트가 필요했다. 그래서 거물무용가를 초빙한 것이다. 이후 호주 발레단의 위상은 크게 상승하게 된다. 이 영상물에서 조역인 투우사 에스파다와 거리의 무희로 출연한 켈빈 코와 마릴린 로우는 그해 모스크바 콩쿠르에 입상하고, 동 발레단의 간판 커플로 성장했다. 누레예프의 상대역 루세트 앨더스는 뉴질랜드 출신이며, 세계적 명성의 발레리나는 아니었지만 테크닉은 완벽에 가깝다. 돈키호테 역의 로버트 헬프만은 로열 발레에서 활동했던 호주 출신 무용가로, 그의 부탁으로 누레예프가 호주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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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월당님의 댓글
풍월당 작성일김시오님의 댓글
김시오 작성일풍월당님의 댓글
풍월당 작성일풍월당님의 댓글
풍월당 작성일모두 입고됐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