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Naxos 외 신보(11/19(목) 입고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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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월당 작성일20-11-16 18:36 조회3,003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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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xos
2110677-78 (2DVD), NBD0122V (Blu-ray)
바인베르거: 봄의 폭풍 [한글자막]
조단 드 수자(지휘), 코미셰 오퍼 베를린 오케스트라, 베라-로테 뵈커(리디아 파블로프스카), 탄셀 악차이벡(이토), 슈테판 쿠르트(블라디미르 카찰로프 장군), 도미니크 쾨닝거(로데리히 치르비츠), 알마 사데(타치아나), 배리 코스키(연출)
나치가 금지한 오페레타, 공들인 프로덕션으로 새 생명을 얻다
2012년 베를린의 코미셰 오퍼 감독이 된 호주 연출가 배리 코스키는 2차 세계대전 이전의 독일 오페레타를 되살리는 작업을 수행해 왔는데, 바인베르거의 <봄의 폭풍>(1933)은 그 최신 프로젝트다. 작곡자가 유대계 체코인이었으므로 나치가 집권하면서 초연 열흘 만에 중단된 비운의 작품이다. 20세기 초 러일전쟁이 벌어진 만주의 병영을 배경으로, 이곳 러시아군 사령관, 그가 사랑하는 귀족 미망인, 중국인 노동자로 위장한 일본군 장교의 삼각관계가 펼쳐진다.
코미셰 오퍼의 프로덕션은 그저 잊혔던 한 작품을 되살린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최상의 캐스팅과 호사스런 무대, 그리고 앞뒤가 착착 들어맞는 최고수준의 연출로 오페레타의 재미와 미묘한 여운의 감동을 동시에 전한다.
[보조자료]
- 야로미르 바인베르거(1896~1967)는 체코 작곡가다. 프라하 태생으로 이곳 음악원을 나와 베를린에서도 공부했다. 1920년대 중반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의 이타카 음악원 교수를 지냈는데, 이때 초창기 브로드웨이 뮤지컬도 지켜봤다. 귀국 후 작곡한 오페라 <피리 부는 쉬반다>(1927)는 20세기 체코 민속 오페라의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이후 베를린으로 건너와 브로드웨이 스타일이 가미된 독일어 오페레타 <봄의 폭풍>(1933)을 작곡했다. 초연에는 당대 최고의 스타 테너 리하르트 타우버, 소프라노 야르밀라 노보트나가 출연했는데, 마침 나치가 집권하는 바람에 유대계인 바인베르거의 오페레타는 열흘 만에 공연이 중단되고 말았다. 이후 바인베르거는 미국으로 이주했다.
- 이후 <봄의 폭풍>의 전막 악보는 유실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전쟁이 끝난 후 1947년 체코에서 공연된 피아노 반주 악보와 방송 녹음이 발견됨으로써 새롭게 악보 복원이 시도되었고, 그 결과로 2020년 코미셰 오퍼의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된 것이다.
- 이 오페레타의 테너 주인공이 러일전쟁 당시 첩자로 러시아 부대에 잠입한 일본군 장교 이토라는 설정은 우리에게 다소 불편한 부분이다. 심지어 여주인공 리디아가 끝내 사랑하는 남자도 적국인 일본인 남자 이토다. 이는 1920년대와 30년대의 독일어 오페레타에 동양인 주인공을 내세우는 풍토가 종종 있었다는 점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레하르의 유명한 오페레타 <미소의 나라>는 중국 왕자가 테너 주인공이다. 우리에게도 덜 알려진 사실이지만 당대 오페레타 최고의 테너이자 스스로 작곡도 했던 리하르트 타우버의 경우는 <노래하는 꿈>이라는 자작 오페레타에 한국인 마술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C Major
755408, 755504 (Blu-ray)
2017 엘프필하르모니 실황 - 엘렌 그리모 콘서트 ‘숲의 땅과 그 저편’
엘렌 그리모(피아노), 마트 헤네크(사진)
▶ 자연주의자 엘렌 그리모가 나무 사진 배경으로 펼친 특별한 콘서트
함부르크의 엘프필하르모니는 21세기에 지어진 가장 멋진 콘서트 홀로 각광받고 있다. 2017년 개관하면서 멀티미디어 콘서트를 기획했는데, 본 영상은 프랑스의 미녀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와 독일 사진작가 마트 헤네크가 협업한 실황이다.
피아니스트이자 자연주의자(특히 늑대 사랑으로 유명한)로서 그리모를 동시에 만나는 소중한 기록이다. 그리모의 연인이기도 한 마트 헤네크의 사진집 ‘숲의 땅’ 시리즈를 무대 뒤에 투사하여 자연친화적 분위기를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낭만주의와 인상주의의 짧은 곡들을 연주하는 가운데 영국 작곡가 니틴 소니가 그리모를 위해 특별히 작곡한 소품 7곡이 삽입된다. 지나치게 규격화된 클래식 콘서트에 식상한 애호가들이 특별히 주목해야할 만한 영상이다.
[보조자료]
- 2017년 초 북독일 항구도시 함부르크에 새로운 공연장 엘프필하르모니가 개관했다. 기존의 벽돌공장 위에 2100석의 공연장을 지었다니 그 규모만으로는 대단할 것 없다. 그런데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처럼 바다와 가까운 최적의 입지에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호텔과 레지던스, 스파 등의 상업시설이 포함된 대형 건물로 지어져 단번에 함부르크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파도 모양 지붕의 외관은 21세기 최첨단 감각으로 손색이 없고, 건물 유리벽은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조명 효과만으로 엘베 강변에 불꽃놀이 부럽지 않은 장관을 연출할 수 있다. 무대를 객석이 감싸는 빈야드 스타일로 설계된 메인 홀은 서울의 롯데콘서트홀을 위시한 세계 유수의 홀을 설계한 일본의 도요다 야스히사 작품이다.
- 프랑스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1969~)는 15세의 어린 나이에 명문 파리 음악원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세계 음악계에 혜성과 같이 나타난 피아니스트다. 1987년부터 음반이 발매되었고 일찌감치 10대 피아니스트답지 않은 원숙한 경지를 들려주었다. 이후의 행보도 독특하다. 바쁜 순회 일정을 소화하는 콘서트 피아니스트라기보다는 자연을 사랑하는 환경주의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늑대를 사랑하여 직접 사육하기도 하는 것으로 큰 화제가 되었다. 지금은 뉴욕에 주로 거주하는데, 자택에서 멀지 않은 뉴욕 주의 사우스 샐럼에 늑대보존센터를 설립했고, 실제로 그곳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한다.
- 무대 뒤에 투사되는 사진은 그리모와 동갑내기 독일 사진작가 마트 헤네크가 펴낸 ‘숲의 땅’이라는 사진집에서 발췌한 것이다. 헤네크는 활동 초기에 유명 클래식 연주자들의 사진을 많이 찍었고 한때 상업사진가 활동도 했다. 그러다가 2006년부터 예술사진으로 전환했다. 본 영상물 발매일 현재 엘렌 그리모의 삶의 동반자이기도 한데, ‘숲의 땅’이라는 사진집도 연인인 그리모의 자연사랑으로부터 영감을 받았을 것이다.
756008 (2DVD), 756104 (Blu-ray)
2019 라 스칼라 발레 실황 - 누레예프: 잠자는 미녀
펠릭스 코보로프(지휘),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 폴리나 세묘노바(오로라 공주), 티모페이 안드랴셴코(데지레 왕자), 에마누엘라 몬타나리(라일락 요정), 베아트리체 카르보네(카라보스), 루돌프 누레예프(안무)
▶ 누레예프의 완벽한 안무에 호사스러움을 더한 최고 수준의 잠자는 미녀
전설적 발레리노 루돌프 누레예프는 1961년 망명 이후 줄곧 안무 작업을 병행했다. 가장 큰 공적은 러시아 발레의 고전을 서구에 새롭게 전한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정교한 발동작, 발레리노의 격상, 호사스런 무대와 의상이 곁들여졌다.
이 영상도 그 산물이다. 누레예프의 <잠자는 미녀>는 파리 오페라 발레 감독시절의 1989년 프로덕션이 결정판이지만, 라 스칼라 발레는 1966년 누레예프가 제공한 안무(파리 오페라 발레와 대동소이)에 누레예프가 선호한 라 스칼라의 디자이너 프랑카 스콰르차피노의 무대, 의상을 더해 대등한 프로덕션을 확보했다. 러시아 출신의 슈퍼스타 폴리나 세묘노바가 객원주역으로 오로라 공주를, 라 스칼라 발레가 자랑하는 라트비아 출신의 티모페이 안드랴셴코가 데지레 왕자를 춘다.
[보조자료]
- <잠자는 미녀>는 러시아 황실발레를 정립한 마리우스 프티파의 1890년 안무작이다. 줄거리가 동화적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안무의 완벽성은 그야말로 탁월해서 ‘러시아 발레의 교과서’로 통한다.
- 누레예프는 러시아 황실발레 중 <라 바야데르>, <라이몬다>, <백조의 호수>, <잠자는 미녀>, <돈키호테>, <호두까기인형>를 여러 번 새롭게 안무했다. <잠자는 미녀>의 경우 1966년 라 스칼라 발레를 시작으로 캐나다 국립발레, 런던 페스티벌 발레, 빈 오페라 발레, 파리 오페라 발레, 베를린 국립발레와 작업했다. 이중 대표 프로덕션은 1989년 파리 오페라 발레의 것이지만 라 스칼라 발레는 1966년 프로덕션에 프랑카 스콰르차피노의 무대와 의상 디자인을 더하여 파리 오페라 발레에 전혀 못지않은 프로덕션을 만들어 냈다. 스콰르차피노는 누레예프가 파리 오페라 발레 시절에도 의상 담당으로 여러 번 초빙했던 최고의 디자이너다.
- 누레예프의 <잠자는 미녀>는 프티파 안무를 원형으로 하되 화려하고 스텝이 많은 역동적인 춤이 강조되며, 2막에서 왕자의 길고 어려운 솔로, 3막 디베르티스망 도입부의 보석들의 멋진 춤 등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 주역 발레리나 폴리나 세묘노바는 볼쇼이 발레학교 재학 중 세계의 주요 콩쿠르를 석권하고 2002년 졸업하자마자 베를린 국립발레에 입단했다. 마린스키 또는 볼쇼이에 소속을 두었다가 서구에 진출하는 일반적인 경로와는 다른 셈이다. 2012년부터 아메리칸 발레 씨어터의 주역을 겸하고 있다. 티모페이 안드랴셴코는 라트비아 출신으로, 2014년 라 스칼라 발레에 입단하여 2018년 프린시플(주역)에 올랐다. 이후 로열 발레의 객원주역으로 케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출연하는 등 젊은 발레리노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Opus Arte
OA1248
1968 로열 발레 실황 - 누레예프: 호두까기인형
존 란치베리(지휘), 로열 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 루돌프 누레예프(드로셀마이어/왕자), 멀 파크(클라라), 로열 발레, 루돌프 누레예프(안무)
▶ 30세 전성기의 누레예프를 무대 실황으로 만날 수 있는 최선의 선택
루돌프 누레예프(1938~1994)는 20세기 발레의 전설이다. 키로프 발레의 파리 공연 중 서방으로 탈출하여 이후 최고의 무용수로서, 또 러시아 발레의 진수를 전한 안무가로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1968년 로열 발레의 <호두까기 인형>은 무용수로서, 또 안무가로서의 누레예프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그가 안무하고 직접 출연한 <백조의 호수>와 <돈키호테>도 있지만 둘 다 스튜디오 촬영이었는데, 이 <호두까기인형>은 생생한 무대 실황이기 때문이다. 그의 <호두까기인형>은 이바노프의 오리지널 안무를 바탕으로 하되 ‘어두운 꿈의 여행’이라는 심리학적 관점으로 재해석했다. 1985년 파리 오페라 발레 프로덕션이 결정판이지만 1968년에 이미 그 기본 컨셉은 확립되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보조자료]
- 표트르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호두까기인형>은 20세기 중반 이후 가장 공연회수가 많은 발레로 자리 잡았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세계 유수의 발레단들이 저마다 무대에 올려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의 가장 큰 비결은 동화적인 줄거리, 1막과 2막의 확연한 대비, 그리고 환상적인 음악이 어우러진 ‘가족 발레’이기 때문이다.
- 누레예프는 1961년 망명 이래 무용수로서만이 아니라 러시아 고전 발레 여러 편을 새롭게 해석하고 재안무해서 서방에 소개하는 업적을 남겼는데, 특히 새로운 발레단과 작업할 때마다 자신의 이전 버전을 수정하는 습관이 있었다. <호두까기인형>도 마찬가지다. 1967년 스웨덴 왕립 발레를 시작으로 1968년 로열 발레, 1969년 라 스칼라 발레, 1979년 베를린 오페라 발레, 1985년 파리 오페라 발레 프로덕션으로 계속 진화했다. 하지만 이 발레를 바라보는 누레예프의 시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 누레예프는 쥐의 습격으로부터 시작된 환상이 동화가 아니라 단지 클라라의 의식 속에 잠재된 꿈이라고 해석한다. 더욱이 왕자는 드로셀마이어의 환상이고, 유쾌한 디베르티스망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클라라가 잘 아는 지인들이라고 봄으로써 미묘한 뉘앙스를 풍긴다. 안무의 특징을 본다면 누레예프 자신이 춤출 때 많이 사용한 개성, 즉 발을 특별히 빠르고 정교하게 움직이는 스타일이 가장 두드러진다. 또 남성 무용수가 여성 무용수를 살짝 들어 올리던지 하는 경우에도 세밀한 동작이 부가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 클라라 역을 추는 멀 파크는 1937년 생으로, 1960-70년대에 전성기를 구사한 로열 발레의 스타 발레리나 중 한 사람이다. 그녀의 대표 영상물이 바로 누레예프와 공연한 이 <호두까기인형>이다.
Dynamic
37848 (2DVD), 57848 (Blu-ray)
2019 베르가모 도니체티 오페라 실황 - 도니체티: 니시다의 천사 [한글자막]
장-뤽 탕구(지휘), 도니체티 오페라 오케스트라 & 합창단, 플로리안 셈피(돈 페르낭), 로베르토 로렌치(돈 가스파르), 김건우(레오네 데 카살디), 리디아 프리드만(실비아), 프란체스코 미켈리(연출)
▶ 한국 테너 김건우의 열창 속에 부활한 <라 파보리타>의 원형 오페라
도니체티의 오페라 <니시다의 천사>(1839)는 완전히 잊혔던 불어 오페라다. 정치적 문제로 검열을 피해 프랑스 극장과 계약했지만 이 극장이 파산한 바람에 무대에 올리지 못했다. 줄거리와 음악 상당부분을 후속작 <라 파보리트>에 전용했는데, 이 작품이 성공하면서 <니시다의 천사>는 존재이유를 상실한 것이다.
뒤늦게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흩어진 채 발견된 악보는 8년에 걸쳐 복원되었고, 드디어 2018년 로열 오페라에서 콘서트 형식으로 초연되었다. 본 영상물은 2019년 도니체티의 고향 베르가모 실황을 담았다. 도밍고 콩쿠르 우승자이며 로열 오페라 초연에도 출연했던 한국 테너 김건우가 주역 레오레를 지극히 섬세하게 열창한다. 다른 출연진도 모두 호연이다. 1층 객석 의자를 비워 무대로 사용하고, 관객은 위층 발코니 석에서만 관람하도록 한 특별한 시도로 돋보인다
[보조자료]
- 테너 김건우는 2016년 플라시도 도밍고가 주최하는 오페랄리아 콩쿠르 우승자다. 2019년 여름에는 런던의 로열 오페라에서 하이 C가 아홉 번이나 나오는 테너 아리아가 나오는 도니체티의 <연대의 딸>의 주역 토니오로 주역 데뷔한 한국 성악계의 유망주다.
- <니시다의 천사>는 나폴리 국왕의 애첩과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였으므로 이탈리아에서 검열에 걸릴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서 불어로 만들어 프랑스 극장과 계약했다. 그런데 이 극단이 파산해버렸다. 워낙 속필이었던 도니체티는 미련 없이 이 오페라를 버리고 역시 불어 오페라이며 줄거리가 비슷한 <라 파보리트>로 대체했다. 이후 <니시다의 천사>는 악보 행방조차 묘연해졌다.
- 이 악보는 뒤늦게 파리 국립도서관에서 여기저기 흩어진 형태로 발견되었고 음악학자 칸디다 만티카가 8년에 걸쳐 복원하여 드디어 2018년 런던의 코벤트 가든에서 콘서트 형식으로 초연되었다. 작곡된 지 179년만의 일이다. 그리고 2019년에는 작곡자의 고향인 이탈리아 베르가모의 도니체티 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이번에는 극장의 1층 좌석을 제거하고, 그 공간을 무대 삼아 노래하는 형태였다. 관객들은 모두 2-5층의 발코니 석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 <라 파보리타>와 비슷한 인물구도와 줄거리지만 <라 파보리타>는 스페인의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니시다의 천사>는 나폴리 왕국을 배경으로 한 픽션이라는 차이가 있다. 제목 속 ‘니시다’는 나폴리 인근의 작은 섬으로, 오래된 수도원이 있는 곳이다. 돈 가스파르라는 신하 역이 다소 희극적인 캐릭터여서 두 오페라의 분위기를 다르게 가져간다. 음악적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37871 (DVD), 57871 (Blu-ray)
2019 로마의 테아트로 디 빌라 토를로니아 실황 - 멜라니: 악당 처단 [한글자막]
알레산드로 콰르타(지휘), 레아테 페스티벌 바로크 앙상블, 마우로 보르죠니(아크리만테), 자코모 나니(비비), 미켈라 과레라(이포메네), 사브리나 코르테제(아타미라), 리카르도 피사니(티데모), 체사레 스카르톤(연출)
▶ 모차르트보다 118년이나 앞선 ‘돈 후앙 오페라’의 시발점
스페인의 전설적 호색한 돈 후앙은 몰리에르의 연극 <돈 주앙>,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죠반니>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원전은 스페인의 사제 겸 작가 티르소 데 몰리나의 연극 <세비야의 조롱과 석상의 손님>(1616)이다.
그런데 모차르트보다 118년이나 앞서 이를 다룬 오페라가 있었으니, 로마에서 활약한 오페라 초기 작곡가 알레산드로 멜라니의 <악당 처단>(1669)이다. 등장인물의 이름은 전부 바뀌었지만 바람둥이 아크리만테, 코믹한 시종 비비, 그가 유혹하는 왕족 여인 이포메네, 버림받은 아내 아타미라, 살해당한 후 석상으로 나타나 복수하는 티데모 등 주요 캐릭터와 극의 내용은 많이 닮아있다.
고풍스러움과 17세기 후반기 오페라의 특징인 희극적 면모가 잘 어우러진다.
[보조자료]
- 오페라 <악당 처단>은 17세기 로마의 유명한 귀족여인이었던 마리 만치니의 의뢰로 작곡되어 1669년 카니발 기간 중 초연되었다. 돈 후앙 이야기를 오페라에서 다룬 최초의 사례로 알려져 있는데, 본 공연은 현대에 들어서 최초로 공연된 것이고 당연히 영상물로도 처음이다.
- 작곡자 알레산드로 멜라니(1639~1703)는 로마에서 활동했으며 종교음악 작곡가로 더 잘 알려졌던 인물이다. 그의 두 형도 각각 유명한 작곡가와 카스트라토였던 음악가 집안이다. 이탈리아 오페라 초기 역사에서는 그 1세대인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 2세대인 프란체스코 카발리의 뒤를 잇는 3세대의 주요 작곡가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바로크 이탈리아 오페라의 전형을 이루는 오페라 세리아 양식은 아직 성립되기 이전이다.
- 돈 후앙 설화에서 이 악당이 지옥 불에 떨어지는 벌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수많은 여인을 유혹하고 사라져 버린 호색한이어서가 아니다. 그런 남자는 너무 많다. 또 그 과정에서 누군가를 살해한 죄를 저질러서도 아니다. 그보다 더 큰 죄는 죽은 자의 석상을 인간의 식사에 초대한 것, 즉 사자(死者)를 조롱한 것이라고 한다. 이 오페라에 그런 면모가 잘 드러난다. 관객은 일단 바람둥이 아크리만테와 희극적인 시종 비비의 모습을 통해 <돈 죠반니>와 닮았다는 느낌을 받다가, 티데모의 석상이 나타나 식사 초대를 받을 때쯤에야 <돈 죠반니>와 결국은 같은 이야기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 모차르트의 <돈 죠반니>에 없는 중요한 배역이 더 있는데, 이포메네의 유모인 델파다. 시종 비비가 사랑하는 대상인데, 여장한 남성이 맡아 희극성을 더한다. 바로크 초기 오페라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유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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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호님의 댓글
신승호 작성일풍월당님의 댓글
풍월당 작성일입고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