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C major 외 신보 (11/12(화) 입고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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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월당 작성일24-11-06 17:39 조회227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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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maj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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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아레나 디 베로나 실황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한글자막)

프란체스코 이반 치암파(지휘), 아레나 디 베로나 오케스트라 & 합창단, 소냐 욘체바(토스카), 비토리오 그리골로(카바라도시), 로만 부르덴코(스카르피아), 우고 데 아나(연출)

 

슈퍼스타 그리골로, 욘체바 주연, 데 아나 연출의 베로나 페스티벌 대표 프로덕션!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카바라도시를 부른 1990년 로마 오페라의 <토스카> 영상을 보면 3막 개시부의 목동의 노래를 당시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의 솔리스트였던 13세 소년이 부른다. 오페라 가수의 길을 택한 이 소년은 10년 후 라 스칼라 역사상 최연소 주역급으로 캐스팅되어 화제를 뿌렸다. 그가 바로 멋진 외모와 청아한 음성으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테너 비토리오 그리골로다. 본 영상은 <토스카>의 주역 카바라도시를 부른 2023년 베로나 페스티벌 실황이다. 불가리아 소프라노 소냐 욘체바도 그에 못지않은 실력과 인기를 자랑하는 슈퍼스타다. 우고 데 아나 연출의 <토스카>는 베로나에서 롱런 중인 대표 프로덕션이다. 특히 스카르피아와 합창단이 1막 피날레를 장식하는 테데움씬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보조자료]

 

 

- 프랑스의 인기 극작가 빅토리앙 사르두의 연극(1887)을 원작으로 한 푸치니의 <토스카>(1900)는 픽션이지만 18006월 중순에 실제 벌어졌던 역사적 사건인 마렝고 전투를 간접적 배경으로 한다. 이탈리아 입장에서 보면 나폴리 왕국이 지지하는 오스트리아 군대와 공화주의자들이 지지하는 나폴레옹의 프랑스 군대가 격돌한 것인데, 처음엔 오스트리아의 승리라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결국 후속부대가 도착한 나폴레옹의 승리로 결판났다. 토스카의 연인인 화가 카바라도시는 로마의 공화주의자로서 나폴리 공화국의 끄나풀인 이곳의 경찰총감 스카르피아의 음모에 희생된다. 스카르피아를 사적으로 처단한 토스카도 연인의 뒤를 따라 산탄젤로 성에서 뛰어내려 삶을 마감한다. 만 하루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긴박하게 벌어지는 사건이다.

 

- 아르헨티나 연출가 우고 데 아나(1949~)는 공간을 잘 사용하는 연출로 명성이 높다. 그래서 거대한 야외무대를 자랑하는 베로나 페스티벌에서 가장 환영받는 연출가이기도 하다. 영상으로 발매된 베로나 실황으로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푸치니의 <토스카> 등이 있으며 그중에서도 <토스카>가 대표 연출이다. 다른 극장에서 연출한 영상물도 많다. 나폴리 산 카를로 극장의 푸치니 <서부의 아가씨>, 테아트로 리리코 디 칼리아리의 벨리니 <몽유병의 여인>, 제노바 카를로 펠리체 극장의 벨리니 <비안카와 페르난도>, 토리노 왕립가극장의 케루비니 <메데아>와 베르디 <돈 카를로> 등이다. 베로나 페스티벌의 <토스카>는 같은 연출인 2006년 실황도 피오렌차 체돌린스, 마르셀로 알바레스, 루제로 라이몬디의 뛰어난 출연진으로 발매된 바 있지만 한글자막이 제공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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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브레겐츠 페스티벌 실내극장 실황 베르디, 오페라 <에르나니> (한글자막)

엔리케 마솔라(지휘),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 & 프라하 필하모닉 합창단, 사이미르 피르구(에르나니), 유콴쿤(엘비라), 프랑코 바살리(카를로 국왕), 고란 유리치(실바 공작), 로테 데 베어(연출)

 

베르디 초기작 중 가장 강력한 리듬으로 무장한 오페라! 브레겐츠 실내극장 실황!

브레겐츠 페스티벌은 야외뿐 아니라 실내극장 공연도 있다. 야외에서 잘 알려진 인기작을 대중적이고 스펙터클한 규모로 펼친다면 실내극장에서는 비교적 덜 알려진 명작을 실험적 연출로 무대에 올린다. 2023년 실내 프로그램은 베르디의 강력한 초기작 <에르나니>(1844)였다. 16세기 스페인을 배경으로 엘비라에게 구애하는 세 남자, 즉 산적두목 에르나니, 국왕 돈 카를로, 늙은 공작 실바의 대결을 담고 있다. 대등한 비중을 지닌 네 명의 주역이 리드미컬하고 파워 넘치는 노래 대결을 펼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중국이 자랑하는 소프라노 유콴쿤을 비롯해 테너 사이미르 피르구, 바리톤 프랑코 바살리, 베이스 고란 유리치 등 빼어난 성악가들이 최근의 <에르나니> 중 최고의 열창을 펼쳤다. 로테 데 베어의 연출은 현대적이고 상징적이다.

 

 

 

 

 

 

[보조자료]

 

- 원작인 빅토르 위고의 연극 <에르나니>1830년 초연되었는데, 당시 위고의 낭만주의적 경향에 반대하는 프랑스 고전주의 지지자들이 낭만주의 지지자들과 충돌한 소위 에르나니 전투로 유명하다. 하지만 베르디는 이 점에는 무관심했고 당시 이탈리아를 지배한 두 외세의 하나인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에 대한 저항의 의미를 담았다. 오페라의 배경인 16세기 스페인은 합스부르크 왕가가 통치했다. 당시 국왕 카를로스 5세는 신성로마제국 황제로 선출되는데, 스페인이 유럽과 아메리카에 광대한 식민지를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스페인 왕위만 아들에게 물려주고 신성로마제국 황제 자리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를 계승한 동생에게 넘기게 된다.

 

- <에르나니><1차 십자군의 롬바르디아인>에 이은 베르디의 다섯 번째 오페라로 이탈리아의 통일과 독립운동과 맞닿은 그의 초기 작풍이 반영되어 있다. 당시 이탈리아의 중북부는 사실상 오스트리아 또는 프랑스 통치 하에 있었다. 줄거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아라곤 대공 돈 루이 실바는 아름다운 조카 엘비라와 결혼을 원하지만 정작 엘비라는 국왕 카를로에게 저항 중인 산적두목(실제로는 귀족) 에르나니를 사랑한다. 세 남자는 실바의 성에서 마주치는데 카를로 국왕은 위기에 놓인 에르나니가 일단 몸을 피하도록 허락한 후, 자신의 군대를 풀어 상대를 압박한다. 이번 상황에서는 실바 대공이 에르나니를 숨겨주는데, 이에 국왕은 인질로 엘비라를 데려간다. 격분한 실바 대공과 에르나니는 힘을 합쳐 복수하기로 약속하는데, 에르나니는 그 맹세로 실바에게 뿔피리를 주며 그걸 불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한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선출된 순간 암살 음모를 제압한 카를로는 관용을 베풀어 에르나니와 엘비라의 결혼을 승낙한다. 혼자 불명예를 뒤집어쓴 실바는 그간의 귀족적인 품위를 버리고 뿔피리를 불어 에르나니의 생명을 요구한다.

 

 

 

 

 

 

Nax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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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할레 오페라 실황 헨델, <브로케스 수난곡> (한글자막)

미카엘 호프스테터(지휘), 할레 헨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 할레 오페라 솔로이스트와 합창단, 로베르트 셀리어 (복음사가), 월터 섯클리프(연출)

 

헨델의 수난곡을 작곡가의 고향에서 세트와 의상까지 갖춰 오페라처럼 공연한 실황

수난곡이라 하면 바흐의 <마태 수난곡><요한 수난곡>을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동갑내기 헨델의 수난곡도 있다. 바로 <브로케스 수난곡>인데, 제목은 가사를 쓴 바흐-헨델 시대 독일 시인의 이름을 딴 것이다. 브로케스는 1712세상 죄를 위해 고난과 죽음을 당하신 예수님의 이야기라는 독일어 수난곡 텍스트를 출판했다. 4대 복음서를 두루 참조해 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시적이고 극적으로 표현했다. 문학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기에 헨델, 카이저, 텔레만, 마테존, 스퇼첼 등 여러 작곡가가 곡을 붙었는데 이중 헨델의 곡이 가장 유명하다. 본 영상은 2023년 헨델의 고향 할레 오페라하우스에서 무대장치와 의상을 갖춘 스테이지 방식으로 공연된 실황이다. 영국 연출가 월터 섯클리프는 인류의 진화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그 진화가 지구에 미치는 위험한 영향에 대해서까지 질문함으로써 수난곡의 의미를 확장했다.

 

 

 

[보조자료]

 

- 헨델은 본질적으로 영국에서 이탈리아 오페라로 성공한 작곡가지만 오라토리오도 25곡 이상 작곡했다. 물론 그의 오라토리오 중에는 사실상의 영어 오페라도 많다. 그의 오라토리오 중 유일한 수난곡이자 유일한 독일어 가사에 의한 작품이 <브로케스 수난곡>이다.

 

- 바르톨드 하인리히 브로케스(1680-1747)는 독일 초기 계몽주의의 가장 대중적이고 영향력 있었던 작가다.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여러 곳을 여행한 뒤 고향에서 사업을 하면서 시를 썼다. 자신이 직접 번역하기도 한 18세기 영국 시인 제임스 톰슨과 알렉산더 포프의 영향으로 주로 자연시를 썼는데, 자연현상을 자세하게 묘사한 이 시들은 자연이야말로 신에 의해 완벽하게 정돈된 우주의 양상이라고 보았다.

 

- <브로케스 수난곡>은 최후의 만찬, 베드로의 부인,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 코랄 등 총 4부로 구성되며 복음사가, 예수, 베드로, 마리아, 유다 등 복음서에 기록된 인물들과 함께 시온의 딸, 믿는 영혼들 등 허구적 인물들이 등장한다. 전통적인 오라토리오 구성 방식을 따라 레치타티보, 아리아, 앙상블, 합창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일한 기악곡인 신포니아로 시작해 주요 인물들의 대화는 레치타티보로 처리되는데, 복음사가(테너) 역시 레치타티보로 상황을 해설한다. 군중 장면에서는 합창이 사용되고, 합창과 독창의 대조가 효과적으로 처리된 첫 합창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합창은 단순하고 강렬하다. 시적으로 각색된 성경구절들은 아리아와 코랄의 가사로 사용되는데, 전체 아리아 27곡 중 시온의 딸과 믿는 영혼들이 18곡의 아리아를 노래하고 예수는 2, 유다는 1곡의 아리아를 부른다.

 

 

 

 

 

 

 

 

Dyna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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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베르가모 테아트로 도니체티 실황

도니체티, 오페라 <대홍수> (한글자막)

리카르도 프리차(지휘), 도니체티 오페라 오케스트라 & 합창단, 나후엘 디 피에로(노아), 에네아 스칼라(카드모), 줄리아나 잔팔도니(셀라), 마리아 엘레나 페피(아다), 마스베도(연출)

 

구약성서의 노아의 방주이야기를 각색한 도니체티의 종교 오페라대작

성서에 입각한 종교 오페라는 많지 않다. 있다고 해도 성서 이야기 그대로가 아니라 상상력을 더한 줄거리이기 마련이다. 도니체티의 <대홍수>도 그렇다. 1830년 사순절 기간에 나폴리 산 카를로 극장을 위해 작곡되었는데, 12년 전 같은 극장에서 초연된 로시니의 종교 오페라 <이집트의 모세>를 의식한 대작으로 구상되었다. 오페라의 무대는 방주가 건조된 땅과 카스모가 통치하는 인근 도시 세나르의 궁전이요, 모세와 카드모 외에 카드모의 개종한 아내 셀라, 셀라의 친구지만 카드모를 사랑해 친구를 모함하는 아다도 주요 등장인물이다. 배경을 현대로 바꾸고, 무대에 비디오를 투사한 마스베도의 연출이 무척 인상적이고 출연진도 기대 이상이다. 마스베도는 이탈리아 연출가 니콜로 마사차와 야코포 베도니가 공동 작업할 때의 이름이다.

 

 

 

 

[보조자료]

 

- 1830년 사순절 시즌을 위해 작곡된 가에타노 도니체티의 <대홍수>는 나폴리의 산 카를로 왕립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모델은 12년 전 같은 극장에서 크게 히트한 로시니의 <이집트의 모세>였다. 홍해가 갈라지는 장관에 견줄만한 대홍수를 무대에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었지만 음악적으로도 로시니에 비교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나폴리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자 도니체티는 4년 후 제노바의 테아트로 카를로 펠리체를 위한 개정판을 만들었다. 본 영상은 나폴리 버전에 입각했다.

 

- 줄거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신의 대홍수 징벌을 인지한 노아와 그 가족은 센나르 외곽에 방주를 준비한다. 센나르 영주 카드모의 개종한 아내 셀라는 남편이 개종에 분노해 자신을 경멸하고 신을 불쾌하게 했다고 노아에게 고백한다. 카드모의 부하들이 방주를 불태우려 하자 셀라는 남편에게 돌아가 설득할 것을 결심한다. 한편 셀라의 오랜 친구인 아다는 카드모를 사랑한 나머지 셀라가 종교적 이유가 아니라 노아의 장남과 불륜에 빠졌기 때문에 개종한 것이라고 모함한다. 노아는 신의 분노를 거스르지 말라고 경고하지만 카드모는 방주를 파괴하고자 접근해 노아 부자와 셀라를 체포한다. 카드모는 아내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아다와 결혼을 약속한다. 셀라는 저지르지도 않은 배신을 인정하고 마지막으로 아들을 포옹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지만 카드모는 아들에게도 어미의 죄상을 밝히겠다며 차갑게 대한다. 셀라는 방주에 갇힌 노아에게 카드모가 그들 모두를 죽이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노아는 대홍수의 임박을 예고한다. 결혼식이 열릴 궁전에 다시 셀라가 돌아간다. 카드모는 노아의 신을 부인하는 조건으로 셀라를 받아들이겠다고 하고, 그녀는 아들을 되찾기 위해 동의했다가 번개에 맞아 쓰러지고 대홍수로 갑자기 물이 불어난다. 풍랑이 가라앉은 후 소수의 생존자들만이 산 정상에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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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테아트로 리리코 디 칼리아리 실황 보이토, 오페라 <네로네> (한글자막)

프란체스코 칠루포(지휘), 테아트로 리리코 디 칼리아리 오케스트라 & 합창단, 미하일 셰샤베리제(네로네), 프랑코 바살로(시몬 마고), 로베르토 프란텔리(파누엘), 발렌티나 보이(아스테리아), 데니즈 우준(루브리아), 파비오 체레사(연출)

 

우리나라 국립오페라단과 세 번이나 작업한 파비오 체레사가 연출한 보이토의 유작

베르디 만년의 걸작 <오텔로><팔스타프>의 대본작가로 유명한 아리고 보이토는 젊은 날 바그너를 추종한 <메피스토펠레>(1868)의 작곡자이기도 했다. 로마 폭군을 다룬 <네로네>는 구상만 하고 실행에 옮기기 못하다가 베르디가 타계한 1901년에야 작곡에 착수했으나 1918년 자신의 죽음까지 완성 못했고, 토스카니니와 조력자들이 전체 5막 중 4막까지 마무리했다. <파르지팔>에 필적하는 라틴의 대서사시를 꿈꾸었던 대작인데, 우리나라 국립오페라단의 정기공연 중 세 번이나 연출을 맡아 찬사를 이끌어냈던 파비오 체레사 연출의 사르데냐 테아트로 리리코 디 칼리아리 실황으로 만난다. 미술적인 아름다움과 종합예술로서의 오페라를 중시하는 연출자의 특징이 장황해보이던 미완성 대작에 높은 완성도를 선사했다.

 

 

 

 

 

 

[보조자료]

 

- 아리고 보이토(1842-1918)는 이탈리아인 부친과 폴란드 귀족 출신 모친 사이에서 태어나 20대에 이미 빼어난 문재(文才)를 자랑했다. 특히 이탈리아 음악계를 대표한 베르디를 위시해 예술 각계의 거장들을 케케묵은 구시대 유물로 취급한 반항아였다. 한때 바그너에 경도되었던 그는 오페라 <메피스토펠레>를 직접 작곡하기도 했으나 결국 베르디에게 머리를 조아렸고, 셰익스피어 원작의 <오텔로>(1887)<팔스타프>(1893)의 대본을 제공한다. 그의 묘비에도 이 두 오페라의 대본작가라고 적혀있다. 하지만 1901년 베르디가 세상을 떠나자 다시금 작곡가로서 날개를 펴고 싶어졌다. 그 결과물이 18년이나 매달렸지만 결국 마지막 5막을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네로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4막까지만 공연되는 <네로네>는 이탈리아 오페라 역사상 가장 독특한 오페라의 하나로 남아있다.

 

- 대본 역시 보이토가 썼으며 배경은 고대 로마인데도 마치 독일 오페라를 보는 듯 상당히 복잡하고 상징적이다. 모친 아그리피나를 살해한 죄의식에 시달리는 네로네는 베스타 신전의 여사제 루브리아를 강간했는데 사실 그녀는 파누엘을 따르는 기독교도다. 기독교인들에 대한 증오가 심한 마법사이자 사이비 교주 시몬 마고의 사기 행각을 밝혀낸 네로네는 원형경기장에서 하늘을 날 수 있다는 묘기를 보이라고 압박한다. 네로네를 사랑하면서 루브리아에 대한 동경과 시기심을 동시에 지닌 아스테리아도 중심인물이다. 로마 대화재라는 역사적 사건 속에 마무리된다.

 

- 2016년 인터내셔널 오페라 어워즈의 젊은 연출가상을 수상한 이탈리아 연출가 파비오 체레사(1981-)는 우리나라 국립오페라단과 세 번이나 작업한 바 있다. 비발디의 <오를란도 핀토 파초>(2016), 베르디의 <시칠리아섬의 저녁기도>(2022)<맥베스>(2023). 늘 같이 일하는 티치아노 산티의 무대 장치가 무척 아름답다.

 

 

 

 

 

OpusA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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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코벤트가든 로열 발레 실황 케네스 맥밀란, 발레 <마농> (한글자막)

쥘 마스네(음악), 코엔 케셀스(지휘), 로열 오페라 하우스 오케스트라, 나탈랴 오시포바(줄리엣), 리스 클라크(데 그뤼), 알렉산더 캠벨(레스코)

 

드라마 발레의 최고봉을 로열발레의 슈퍼스타와 떠오르는 스타의 조합으로 만나다

어린 요부 그리고 그녀 때문에 곤욕을 겪는 섬세한 젊은이의 사랑을 그린 케네스 맥밀란의 <마농><로미오와 줄리엣>, <마이얼링>과 더불어 그가 로열 발레를 위해 안무한 드라마 발레의 최고 걸작이다. 로열 발레 실황으로 발매된 기존의 영상물만 해도 3종에 달하며 제니퍼 페니(1982), 타마라 로호(2008), 사라 램(2018) 등 최고의 마농을 만날 수 있었다. 이제 나탈랴 오시포바의 차례다. 볼쇼이 발레에서 이적한 오시포바는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유명했지만 원숙한 나이에 접어들면서 표현력도 무르익어 드라마 발레에도 어울리는 발레리나로 거듭났다. 상대역 데 그뤼 역으로는 오시포바가 로열 발레의 주역으로 옮긴 2013년에 신입 단원으로 입단한 젊은 무용수 리스 클라크가 나섰다. 멋진 외모와 섬세한 표현력을 지닌 최고의 기대주다.

 

 

 

 

 

[보조자료]

 

- 남자를 파멸시킬 정도로 매력적인 여인을 요부(妖婦), 불어로는 팜 파탈이라 한다. 프랑스 작가 아베 프레보가 <기사 데 그리외와 마농 레스코>를 간행한 해는 놀랍게도 1731년이었다. 19세기에는 이를 사용한 오페라 두 편이 유명하다. 쥘 마스네의 <마농>(1884)은 프랑스, 푸치니의 출세작 <마농 레스코>(1893)는 이탈리아 오페라다.

 

- 프레데릭 애쉬튼이 35년이나 이끌었던 로열 발레의 예술감독직을 맥밀란이 이어 받은 것은 1970년이었다. 로열 발레의 <로미오와 줄리엣>(1965)을 안무한 바 있었던 맥밀란이지만 예술감독이 된 이후의 대표작은 <마농>(1974)이다. 맥밀란은 푸치니와 마스네의 오페라를 함께 의식하고 발레를 구상했다. 이 경우의 고민은 오페라의 유명세를 이용할 필요가 있더라도 그 아류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친구이자 경쟁자였던 존 크랑코는 <오네긴>에서 차이콥스키 음악을 사용하면서도 그 오페라에서는 전혀 인용하지 않았다. 맥밀란도 같은 방식을 취했다. 마스네 음악을 택하되 오페라 <마농>에서는 한 소절도 취하지 않았다. 대신 마스네의 다른 오페라, 오라토리오, 오케스트라 곡과 소품 중에서 발췌해 새로운 발레음악을 구성했다.

 

- 발레 <마농>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들은 마농과 데 그뤼의 이인무들이다. 1막에서 서로 눈이 맞는 장면, 2막의 침실 파드되’, 3막의 늪지에서 마농이 죽어가는 장면 등이다. 하지만 데 그리외의 솔로도 멋지다. 1막에서 이인무를 추기 전에 소박한 사랑의 심정을 전하는 순간은 남자의 춤인데도 너무도 섬세하다. 2막에서는 연회장에서 마농을 다시 보고 돌아올 것을 간청했다가 거절당한 그 절절한 비애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아마도 사랑의 상실감을 표현한 장면으로는 모든 발레 중에 최고가 아닐까 한다. 전체적으로 데 그뤼의 솔로는 무척 여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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