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Opus Arte 외 새 영상물 (12/21 (토) 입고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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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월당 작성일24-12-17 20:53 조회606회 댓글3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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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usArte
OA1391 (DVD), OABD7328 (Blu-ray)
2024년 로열 오페라 실황 - 푸치니 <나비 부인> (한글자막)
케빈 존 에두세이(지휘), 로열 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 & 합창단, 아스믹 그리고리안(초초상), 조슈아 게레로(핀커톤), 라우리 바사르(샤플레스), 우홍니(스즈키), 모셰 라이저 & 파트리스 코리에(연출)
▶ 이 시대 최고의 소프라노 아스믹 그리고리안이 놀랍게 펼쳐낸 역대급 초초상!
자타공인 세계최고의 반열에 오른 리투아니아 소프라노 아스믹 그리고리안의 로열오페라 최신 영상이다. 모셰 라이저·파트리스 코리에 공동연출인데, 같은 프로덕션으로 격찬을 받았던 2017년 로열오페라 실황(에르모넬라 야호 주역)을 뛰어넘었다. 야호와 그리고리안은 둘 다 영혼이 담긴 노래와 연기로 유명한데(이미 발매된 다큐멘터리 <신성한 노래의 불꽃> 참조), 야호가 비극성의 절정에 도달했다면 그리고리안은 여기에 주인공의 결연함과 내면적인 단단함까지 더해 한층 절절하다. 아름다운 무대, 초초상의 외로움을 모노드라마 주인공처럼 묘사한 연출, 미국의 젊은 테너 조슈아 게레로와 중국을 대표하는 메조소프라노로 급부상 중인 우홍니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나비 부인>의 톱 레퍼런스로 손색이 없는 최고 수준의 영상물이다.
[보조자료]
- <나비 부인>는 1904년 초연에서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런데 이듬해 5월, 일본 해군이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 중이던 당시 세계 최강의 러시아 발틱 함대를 대마도 인근에서 급습하여 궤멸시키고 러일전쟁의 승기를 잡는다. 19세기 유럽에서 일본 미술이 찬탄의 대상이 된 적은 있지만 이로써 일본은 군사력도 강한 동방의 경이로운 나라로 각인된 것이다. 그러자 명예를 위해 스스로 단도를 뽑아든 가녀린 오페라 주인공 초초상을 경외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으니, 이때부터 <나비 부인>도 승승장구하게 된다. 루스 베네딕트의 명저 <국화와 칼>보다 40년 전에 이미 일본인과 그 국민성을 꿰뚫어 본 오페라가 된 셈이다.
- 아스믹 그리고리안은 조지아와 리투아니아 부모 사이에서 1981년 태어났다. 부모 모두 성악가였고 부친은 러시아 키로프 오페라의 간판 테너였던 게감 그리고리안(1951-2016)이다. 리투아니아에서 교육을 받고 2011년부터 서구에 진출한 그녀는 차이콥스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에서 절찬을 받았고 베르크의 <보체크>를 통해 현대극에서도 음악성을 발휘했다. 훌륭한 외모, 투명한 음색과 상당한 성량을 지닌 이상적인 소프라노인 아스믹 그리고리안은 2019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살로메>로 단번에 세계 최고 수준의 소프라노로 주목을 받았고, 후기 낭만주의에서 벗어나 레퍼토리의 폭을 넓혀가면서 대중적 인지도도 상승했다. 그사이 발매된 오페라 영상물만 해도 베르디의 <맥베스>,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차이콥스키의 <마녀>, 드보르작의 <루살카>(2종), 푸치니의 <삼부작>,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 <엘렉트라>, 야나체크의 <예누파> 등 무척 풍부하다.
OA1320 (DVD), OABD7279 (Blu-ray)
2023년 코벤트가든 로열 발레 실황 - 프티파 & 아코스타 발레 <돈키호테> (한글자막)
루트비히 밍쿠스(음악), 발레리 오프샤니코프(지휘), 로열 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 개리 애비스(돈키호테), 마야라 마그리(키트리), 매튜 볼(바질리오)
▶ 로열 발레의 젊은 스타들이 펼쳐낸 발레 <돈키호테>의 가장 휘황찬란한 프로덕션
쿠바 출신의 카를로스 아코스타는 21세기를 대표하는 발레리노의 한 사람이다. 안무가로서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 <돈키호테>는 2013년 코벤트가든 로열 발레에서 초연되었다. 발레 <돈키호테>는 1877년 마리우스 프티파가 처음 안무했고, 이를 근간으로 고르스키, 발란신, 누레예프, 바리시니코프 등이 부분적인 개정판을 선보여 왔다. 아코스타의 작업 역시 선배들의 위업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 속에 로열 발레의 레퍼토리로 계속 공연 중이다. 본 영상은 현재 로열 발레에서 가장 기대 받는 발레리노 매튜 볼이 실제 생활에서도 파트너인 브라질 출신의 발레리나 마야라 마그리와 주역 커플을 춘 화제의 실황이다. 두 사람의 테크닉과 파트너십은 그야말로 <돈키호테>에 최적화되었다고 할 정도로 어마어마해서 발레 팬의 눈과 심장을 사로잡는다.
[보조자료]
-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 1편은 1605년에, 2편은 세르반테스가 죽기 1년 전인 1615년에 출간되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은 1편이다. 그런데 발레 <돈키호테>는 2편의 19장에서 22장 앞부분에 걸쳐 소개된 '카마초의 결혼'를 다룬 내용이다. 이 일화는 <돈키호테>에 삽입된 14편의 '액자소설', 즉 돈키호테가 주도하는 내용이 아니라 지나치다가 접하는 이야기 중 하나다. 돈키호테와 산초는 노상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인근 마을의 부유한 농부인 카마초와 농부의 딸이자 절세미녀인 키테리아가 다음날 초원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갖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결혼에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었으니, 어려서부터 키테리아를 사랑한 이웃집 청년 바질리오의 존재다. 만능재주꾼이지만 가난한 바질리오와의 사랑이 못마땅했던 키테리아의 부친은 딸을 서둘러 부자에게 시집보내려 하고 있다. 이에 사람들은 키테리아의 결혼식이 곧 바질리오의 장례식이 되리라고 염려할 지경이 되었다는 것인데...
- 카를로스 아코스타(1973-)는 쿠바 아바나에서 태어나 10대 시절에 벌써 국제적으로 알려졌다. 미국 휴스턴 발레를 거쳐 1998년(25세) 런던 로열 발레 종신단원으로 입단해 2015년까지 춤추었다. 그 사이에도 세계 유수 발레단의 객원주역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돈키호테>(2013)는 로열 발레를 위한 그의 첫 안무작이며 직접 춘 영상도 발매된 바 있다. 2020년부터 버밍엄 로열 발레의 예술감독으로 재임 중이다.
- 매튜 볼(1993-)은 리버풀 출신의 순수 영국인 발레리노다. 잘 생긴 외모와 탁월한 테크닉으로 주목받아 2018년 수석무용수로 승급했다. 마야라 마그리(1994-)는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로 출신이며, 브라질에서 발레교육을 받다가 2011년 영국의 로열 발레 스쿨로 옮겼다. 로열 발레에는 2012년 입단했고, 2021년 수석무용수로 승급했다.
BSO
BSOREC1005 (2DVD), BSOREC2005 (Blu-ray)
2023년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실황, 요한 슈트라우스 오페라 <박쥐> (한글자막)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지휘),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 & 합창단, 디아나 담라우(로잘린데), 게오르크 니글(아이젠슈타인), 카타리나 콘라디(아델레), 마르틴 빈클러(프랑크), 배리 코스키(연출)
▶ 탄생 200주년(2025년) 맞는 J.슈트라우스 최고의 걸작, 오랜만에 등장한 명영상!
2025년은 빈 왈츠와 빈 오페레타의 제왕인 요한 슈트라우스 탄생 200주년이다. 이를 기념할만한 훌륭한 영상이 발매되었다. 뮌헨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2023년 실황이다. 바이에른 주 출신이며 독일을 대표하는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가 여주인공 로잘린데를, 바로크부터 현대음악까지 종횡으로 누비는 오스트리아 바리톤 게오르크 니글이 아이젠슈타인을 불렀고, 2023년부터 이 오페라단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가 지휘대에 섰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연출가이자 희가극에도 일가견이 있는 배리 코스키가 연출을 맡은 것은 금상첨화다. 코스키는 1, 2막에서는 예상보다 온건하게 극을 이끌어가다가 형무소 장면인 3막에서 요절복통할만한 대폭발을 선사한다. 그 중심은 몸을 사리지 않는 형무소장 프랑크 역의 마르틴 빈클러다.
[보조자료]
- <박쥐>는 빈의 독일어 오페레타다. 줄거리는 잔뜩 꼬여있지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8일간 구류형을 선고받은 한량 아이젠슈타인의 집에 옛 친구 팔케가 찾아온다. 그는 오늘밤 아내 몰래 러시아 공작의 연회를 즐기고 내일 아침 감옥에 출두하라고 꼬드긴다. 아내 로잘린데만 홀로 남았을 때 옛 노래선생 알프레도가 찾아와 구애하는데, 마침 형무소장이 아이젠슈타인을 체포하러 온다. 어쩔 수 없이 알프레도는 남편인 척 감옥으로 향한다. 사실 이 모든 일은 아이젠슈타인 탓에 망신당한 전력이 있는 팔케의 유쾌한 복수극이다. 연회장에서 아이젠슈타인은 자기 하녀 아델레를 보고 놀라지만 서로 신분을 숨기고, 기사로 위장한 형무소장은 배우지망생이라고 소개한 아델레에게 후원을 약속한다. 이어서 멋진 헝가리 백작부인이 도착하는데, 사실은 변장한 로잘린데다. 아내를 몰라본 아이젠슈타인은 유혹을 시도하고, 화가 치민 로잘린데는 남편의 회중시계를 빼앗는다. 아침이 되자 형무소에서 소장, 아델레, 아이젠슈타인, 알프레도, 로잘린데가 모두 마주쳐 난처한 상황이 벌어지는데...
- 배리 코스키(1967-)는 호주 출신 연출가다. 연극으로 출발했으나 대학에서 피아노와 음악사도 공부할 정도로 처음부터 오페라 연출에 뜻을 두었다. 호주 연극계의 총아로서 2001년 유럽에 진출해 빈의 샤우슈필하우스 공동감독을 지내면서 오페라 쪽에서 명성을 얻었고, 2012-13시즌부터 '독일 오페라 연출의 본산'이라는 베를린의 코미셰오퍼 감독으로 부임했다. 하지만 다른 오페라하우스의 연출 의뢰가 끊이지 않는 바람에 2022년부터는 코미셰오퍼의 감독직 대신 상주연출가라는 타이틀로 바꿔 달았다.
- 코스키의 연출 포인트는 풍부한 안무 활용, 아르누보의 영향을 3막 감옥 프레임, 거의 옷을 벗은 형무소장 등 대담한 캐릭터 묘사다. 일부 비평가들은 지나친 과장 탓에 감정적 깊이가 희석되었다고 비판했지만 관객들은 코스키의 시각적 유머에 열광했다.
C major
767908 (2DVD), 768004 (Blu-ray)
2022년 베를린 슈타츠오퍼 실황 - 모차르트 오페라 <폰토의 왕 미트리다테> (한글자막)
마크 민코프스키(지휘), 레 뮈지시앙 드 루브르, 페네 파티(미트리다테), 안나 마리아 라빈(아스파시아), 안젤라 브라우어(시파레), 폴-안투안 베노스-디장(파르나체), 사라 아리스티도우(이스메네), 미야기 사토시(연출)
▶ 14세 모차르트가 쓴 소년기 오페라 세리아 최고의 걸작, 그 첫 한글자막 영상!
<폰토의 왕 미트리다테>(1770)는 14세의 모차르트가 밀라노에서 초연한 오페라 세리아다. 기원전 1세기에 실존했던 폰토스(흑해 연안에 위치)의 왕 미트리다테와 젊은 약혼녀 아스파샤, 그리고 부친의 여자를 사랑하는 두 왕자 사이의 갈등을 담았다. 어린 모차르트에게 이탈리아 음악의 정수를 빠르게 습득할 기회를 준 작품이자 최초의 결작 오페라로 평가된다. 일본 연출가 미야기 사토시는 자국의 연극 전통에 입각해 고정무대지만 꽤나 효과적으로 변화하는 세트와 화려한 의상으로 시선을 사로잡으면서 캐릭터 사이의 감정적 충돌까지 효과적으로 묘사했다. 한창 떠오르고 있는 사모아 출신 테너 페네 파티의 놀라운 열창과 미녀 소프라노 아나 마리아 라빈의 존재감, 역시나 주도면밀한 베테랑 마크 민코프스키의 지휘도 중요한 감상 포인트다.
[보조자료]
- 줄거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기원전 1세기의 흑해 연안 도시국가 폰투스의 국왕 미트리다테는 로마군과의 전쟁에 출정했다가 전사했다는 소문이 퍼지지만 갑자기 돌아온다. 그는 부하 아르바테로부터 장남 파르나체가 로마 편이 되었다는 정보를 듣고 분노한다. 한편 작은 아들 시파레는 부왕의 젊은 약혼녀 아스파시아와 몰래 사랑하는 사이인데, 장남 파르나체 또한 자신의 약혼녀 이스메네를 멀리하고 아스파시아를 사랑한다. 로마군을 공격하하는 명령을 파르나체가 거절하자 미트리다테는 그를 체포하는데, 파르나체는 시파레 또한 아스파시아를 사랑하는 배신을 저질렀다고 고발한다. 격분한 미트리다테는 두 아들은 물론 아스파샤까지 투옥한다. 뒤늦게 구출된 시파레는 전장으로 달려가 부상당한 부왕을 구출한다. 미트리다테는 시파레에게 왕위와 아스파시아를 허락하고, 후회하는 파르나체까지 용서한 뒤 숨을 거둔다.
- 일본 연출가 사토시 미야기(1959~)는 도쿄대학에서 공부하고 1990년 쿠 나우카 극단을 결성했다. 동시대적 텍스트 해석과 아시아 연극기법 및 양식성을 융합시킨 연출로 세계적인 평가를 받는다. 쿠 나우카 극단에는 현대사회를 통찰한 세계 각지의 작품들을 연이어 초빙했고, 극단 자체가 ‘세계를 보는 창’ 역할을 하고 있다. 2017년 프랑스 아비뇽 국제연극제에서 <안티고네>로 아시아 극단 최초로 개막을 장식했다. 오페라는 2022년 6월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페스티벌에서 모차르트 <이도메네오>, 12월에 독일 베를린 슈타츠오퍼의 본 영상인 <미트리다테>로 호평을 받았다.
- 사모아 태생의 뉴질랜드 테너인 페네 파티(1987~)는 국제무대에 혜성과 같이 나타나 ‘우리 시대의 파바로티’로 기대를 모으는 젊은 테너다. 주된 영역은 벨칸토 오페라지만 점차 모차르트와 프랑스 오페라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23년 인터내셔널 오페라 어워즈의 신인상을 수상했고, 2024년에는 남성가수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Dynamic
38057 (DVD) , 58057 (Blu-ray)
2024년 테아트로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실황 -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한글자막)
다니엘레 가티(지휘),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오케스트라 & 합창단, 바네사 고이코에체아(토스카), 피에트로 프레티(카바라도시), 알렉세이 마르코프(스카르피아), 마시모 포폴리오(연출)
▶ 다니엘레 가티의 새로운 시대에 진입한 오페라 발상지 피렌체의 신선한 <토스카>
오페라의 발상지로서 피렌체의 상징은 테아트로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다. 하지만 워낙 르네상스 미술의 중심이기에 피렌체의 오페라는 밀라노, 베네치아, 나폴리 등에 밀린 편이다. 2011년 완공한 초현대식 새 극장도 중세도시의 전통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구원투수로 나선 이가 2022년 음악감독에 부임한 다니엘레 가티다. 이탈리아 대표지휘자 중 한 사람인 가티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예산을 감안해 오케스트라의 역할부터 강화하고, 명성보다 실력으로 출연진을 선발해 최근 트렌드와 차별화된 <토스카>를 선보였다. 미국-바스크 소프라노 바네사 고이코에체아, 사르데냐 출신 테너 피에로 프레티는 깔끔하고 정확한 소리로 가티의 의도에 부합했다. 특히 고이코에체아의 노래와 자태는 날씬한 토스카로 일세를 풍미했던 라이나 카바이반스카를 연상시킨다.
[보조자료]
- 프랑스 극작가 빅토리앙 사르두의 연극(1887)이 원작인 푸치니의 <토스카>(1900)는 1800년 6월 중순에 실제 벌어졌던 마렝고 전투를 간접 배경으로 한다. 이탈리아 입장에서 보면 나폴리 왕국이 지지하는 오스트리아 군대와 공화주의자들이 지지하는 프랑스 군대가 격돌한 것인데, 오스트리아가 승리할 뻔 했으나 후속부대가 도착한 나폴레옹의 승리로 결판났다. 토스카의 연인인 화가 카바라도시는 로마의 공화주의자로서 나폴리 공화국의 끄나풀인 이곳의 경찰총감 스카르피아의 음모에 희생된다. 스카르피아를 사적으로 처단한 토스카도 연인의 뒤를 따라 산탄젤로 성에서 뛰어내려 삶을 마감한다. 만 하루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긴박하게 벌어지는 사건이다.
- 다니엘레 가티(1961-)는 밀라노 출신의 지휘자다. 이탈리아 사람이지만 독일 레퍼토리에도 정통하고 2016년 암스테르담의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로 부임하며 세계 최고의 마에스트로로 군림할 기회를 잡았지만 2년 만에 ‘미 투’ 추문으로 하차해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당시 억울한 측면이 있었다는 것이 인정되어 적어도 이탈리아에서는 경력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가티는 2024년 크리스티안 틸레만의 후임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악단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수석지휘자에 부임함으로서 추문을 극복한 새로운 전성기를 예약했다.
- 연출자 마시모 포폴리오는 파격적인 재해석보다 대본에 입각한 해석을 중시하면서 캐릭터의 심리적 깊이에 집중하는 이탈리아 연출의 전통을 잇는 인물이다. 사실적이면서도 다소 미니멀한 무대 디자인, 대담한 조명으로 시각적인 안정감과 극의 강렬한 내러티브를 강조했다.
38050 (DVD), 58050 (Blu-ray)
2024년 베네치아 테아트로 말리브란 실황 - 레스피기 <이집트의 성 마리아> (한글자막)
만리오 벤치(지휘), 라 페니체 오케스트라 & 합창단, 프란체스카 도토(마리아), 시모네 알베르기니(순례자 외), 빈첸초 코스탄초(뱃사람 외), 피에르 루이지-피치(연출)
▶ 마스네의 프랑스 오페라 <타이스>를 연상시키는 레스피기의 단막 종교오페라
오토리노 레스피기는 오페라의 나라 이탈리아에서 20세기 오케스트라 음악의 부흥을 이끈 작곡가다. 하지만 오페라도 9개나 남겼다. <이집트의 성 마리아>(1932)는 창녀라는 타락의 길에서 벗어나 광야에서 혼자 47년간 참회하며 지냈다는 성녀를 다룬 단막 오페라다. 그녀의 삶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골라 실제로는 세 장면으로 구성된다. 이 오페라의 최초 영상인 본 실황은 베네치아의 유서 깊은 테아트로 말리브란에서 펼쳐졌다. 흥미롭게도 아나톨 프랑스의 소설에 쥘 마스네가 곡을 붙인 프랑스 오페라 <타이스>와 유사한 내용인데, 2002년 이 극장에서 <타이스>를 연출했던 베네치아의 거장 피에르 루이지 피치가 무려 만 94세의 나이로 연출을 맡았다. 대가의 솜씨는 덜 알려진 작품에서도 여전하고, 커튼콜에서 건강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보조자료]
- 오페라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은 ‘이집트의 성녀 마리아’에 대한 기록을 제법 충실하게 다루었다. 354년경 태어난 마리아는 12살 때 집에서 나와 알렉산드리아의 창녀로 살았다. 31세가 되자 순례자들과 함께 배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향했다. 순례보다는 쉽게 몸을 팔며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예루살렘에서 주님의 거룩한 무덤 성당에 들어가려 했을 때 신비스러운 힘이 뒤에서 당겨 들어가지 못했다. 이에 자신의 불결한 생활 때문이라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성당 밖의 성모 마리아 이콘을 보면서 용서를 빌면서 사막에 들어가 고행자로 살기로 결심했다. 그러자 다시 성당에 들어가려 할 때 아무 제지도 느낄 수 없었다. 그녀는 이콘 앞에 돌아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기도했다. 그러자 “요르단을 가로질러 요한 세례자가 살았던 광야, 즉 예수가 세례 받은 곳에서 휴식을 찾아라.”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이후 47년을 야생의 열매를 먹으며 속죄의 삶을 살았다. 한편 수도사 성 조시마는 사순시기마다 요르단 광야에서 기도생활을 하던 중 충격적 모습의 마리아를 만났다. 그녀는 벗고 있었고 머리는 길고 엉망으로 헝클어져 있었다. 조시마는 그녀 부탁을 듣고 성목요일에 성체를 모셔왔다. 이듬해 조시마가 다시 왔을 때 마리아는 죽어 있었지만 시신은 부패하지 않았다. 조시마는 그녀를 묻어 주고 수도원으로 돌아와 그녀 이야기를 전했다.
- 피에르 루이지 피치(1930-)는 건축을 공부하고 무대장치가로 경력을 쌓아나가다가 1977년부터 연출로 영역을 넓혀 세계적 거장으로 떠올랐다. 나이가 들어서도 엄청난 다작을 소화하면서 동시에 무대와 의상 다자인까지 죄다 책임지는 '극장의 천재'다. 극과 음악의 핵심을 단번에 파고들어 상징적이면서도 어렵지 않은 무대극으로 해석하는 것이 500회가 넘는 연출에서 한결같은 수준을 유지한 비결이다.
Naxos
2110776 (DVD), NBD0184 (Blu-ray)
2023년 테아터 안 데어 빈 실황 – 헨델 오라토리오 <테오도라> (한글자막)
베준 메타(지휘), 라 폴리아 바로크 오케스트라 & 아르놀트 쇤베르크 합창단, 재클린 와그너(테오도라), 크리스토퍼 라우리(디디무스), 데이빗 포르틸로(셉티무스), 에반 휴스(발렌스), 줄리 불리안(이레네), 스테판 헤르하임(연출)
▶ 스타 카운터테너 베준 메타가 지휘대에 선 헨델의 영어 오라토리오-오페라
인도계 미국인인 베준 메타는 10대에 벌써 보이소프라노 독집 음반을 냈고, 예일 대학교에서 독문학과 첼로를 공부했으며, 유능한 음반 프로듀서를 거쳐 성악계로 복귀해 최고의 카운터테너 반열에 오른 수재다. 이제 그가 지휘자로 발군의 솜씨를 자랑한다. 헨델의 성서 오라토리오 중 유일하게 드라마틱한 작품이어서 오페라처럼 공연되는 <테오도라>(1750)가 그 대상이다. 4세기 안티오크의 여인 테오도라가 총독의 명령을 거역해 매음굴에 보내지지만 로마 출신의 연인 디디우스와 함께 순교를 택한다는 내용이다. 베준 메타의 화려하고도 장중한 지휘는 무대를 현대 빈의 고급스런 커피하우스로 꾸민 스테판 헤르하임의 휘황찬란한 연출과도 잘 어울리며, 미국 소프라노 재클린 와그너는 모욕 대신 순교를 택한 성녀를 감동적으로 소화했다.
[보조자료]
- <테오도라>의 줄거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안티오크 총독 발렌스는 로마 황제의 생일을 기념해 시민들에게 로마 여신들에 대한 공양을 요구하고 어길 경우 고문과 사형에 처하라고 명령한다. 귀족 출신으로 기독교를 믿는 테오도라는 친구 이레네와 함께 예배를 보다가 체포되고, 바라던 순교 대신 비너스 신전에서 창녀로 지내라는 처분을 받는다. 그 연인인 로마 관리 디디무스는 상관 셉티무스에게 기독교로 개종한 사실을 고백하고 테오도라를 만나도록 허락을 받는다. 그는 자기 옷을 입혀 테오도라를 탈출시키고 대신 붙잡힌다. 기독교도 친구들 곁으로 돌아온 테오도라는 디디무스가 죽게되었다는 죄책감에 스스로 총독 앞으로 나아가고, 두 남녀는 서로 자신이 죽겠으니 상대방은 살려달라고 간청하다가 함께 죽음을 맞는다.
- 베준 메타(1968-)의 부친은 중국에서 태어난 인도인으로, 미국으로 이주해 음대 교수생활을 했다. 지휘자 주빈 메타와는 사촌지간이라고 한다. 베준 메타 또한 15세에 발표한 보이 소프라노 음반이 스테레오 리뷰지로부터 ‘올해의 데뷔 음반’으로 선정되았고 레너드 번스타인으로부터 “어린 소년의 노래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음성이 풍요롭고 음악적 이해의 수준이 성숙하다”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예일 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전공할 때는 취미로 첼로를 공부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레코딩 프로듀서로서 활동했는데, 그가 참여한 야노스 스타커의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음반은 1997년 그래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즈음에 다시금 노래에 향수를 느껴 바리톤으로 새롭게 출발했다가 카운터테너의 소질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자 보이 소프라노 시절의 명성에 주목한 마릴린 혼 재단의 스폰서를 받게 되었고 빠른 속도로 세계적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런 경력으로 볼 때 베준 메타가 음악 천재인 것은 분명한데, 이번엔 자신이 노래하기도 했던 헨델의 <테오도라>로 지휘자 영역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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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월당 작성일풍월당님의 댓글
풍월당 작성일입고완료됐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