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C major , Dynmic 외 신보 영상물 (5/15(목) 입고 완료)
페이지 정보
작성자 풍월당 작성일25-05-09 12:57 조회217회 댓글4건관련링크
본문
BSO
BSOREC1006 (2DVD) BSOREC2006 (Blu-ray)
2023년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실황 프로코피에프, 오페라 <전쟁과 평화> (한글자막)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지휘),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 & 합창단, 안드레이 질리호프스키(안드레이 공작), 올가 쿨친스카(나타샤), 아르센 소고묘냔(피에르), 드미트리 체르냐코프(연출)
▶ 톨스토이 원작의 장대한 러시아 오페라! 주요 오페라상을 석권한 화제의 실황!
톨스토이 원작의 <전쟁과 평화>는 소비에트가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의 침공을 받았을 때 프로코피에프가 애국심을 담아 작곡한 대작이다. 전체 13경으로 완성되었는데, 7경까지는 나타샤와 안드레이의 사랑과 이별, 8경부터는 나폴레옹 전쟁과 관련된 서사다. 현재 음악감독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가 지휘하고 드미트리 체르냐코프가 연출한 2023년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실황은 동년 인터내셔널 오페라 어워즈에서 ‘올해의 뉴 프로덕션’ 상을, 독일 음악전문지 오페른벨트의 비평가 투표에서 ‘올해의 공연’으로 뽑힌 화제의 실황이다. 같은 투표에서 체르냐코프는 ‘올해의 연출가’로 선정되었다. 피난처로 재구성된 웅장한 극장 로비가 무대 배경인데, 체르냐코프의 특기답게 이 제한된 공간에서 모든 상황이 연극적으로 빈틈없이 펼쳐진다.
[보조자료]
- 본 실황의 무대배경은 극장의 웅장한 로비를 연상시키는데, 객석 의자가 임시 침대로 사용되거나 바닥에 매트리스가 깔려 있는 등 공공피난처로 사용되는 모습이다. 체르냐코프는 이 공간을 통해 전쟁의 심리적 영향을 강조한다. 무대는 전쟁의 공포 속에서 피난처를 찾는 현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전쟁이 개인의 정신과 사회 전체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예컨대 사람들이 손으로 전투를 연습하는 장면은 전쟁이 단순한 외부의 충돌이 아니라 내면의 심리적 전쟁임을 암시한다. 관객에게 역사극의 거리감 대신 현대의 전쟁과 그로 인한 혼란을 직접적으로 체험하게 해 무대 위 인물들의 고통과 혼란을 더욱 밀접하게 느끼도록 한다. 특히 전쟁 장면에서는 조명이 어두워지고, 합창단이 광기에 사로잡힌 듯한 모습으로 등장해 그 비이성적이고 파괴적인 본성을 강조했다.
- 현재의 국제 정세를 고려해 원래 오페라의 일부 장면을 수정하거나 삭제했다. 모스크바를 불태우라는 쿠투조프 장군의 명령 장면(10경)은 삭제되었고, 승리감 넘치는 피날레는 그로테스크한 관악 밴드로 대체되어 전쟁의 허무함을 강조했다.
- 러시아의 드미트리 체르냐코프(1970~)는 대본을 완전히 새롭게 읽어 재해석하는 레지테아터 연출의 대가다. 시대 배경을 과감히 옮겨버리거나, 숨어있는 긴장과 폭력을 부각시키며, 인물들의 심리를 치밀하게 풀어낸다. 무대는 고정되거나 폐쇄적으로 표현된 경우가 많다. 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1972-)는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청소년기에 독일로 이주했다. 글라인드본 페스티벌 음악감독, 런던 필하모닉 수석지휘자,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수석지휘자를 거쳐 2021년부터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드라마에 대한 통찰과 철학적 접근, 뛰어난 통제력, 분석적 리허설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희귀 레퍼토리를 선호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Naxos
Naxos 2110778 Naxos NBD0186V
다큐멘터리 ‘피아노의 신비함’(The Alchemy of the Piano) [한글자막]
프란체스코 피에몬테시‧알프레드 브렌델‧스티븐 코바세비치‧안토니오 파파노‧마리아 조앙 피레스‧율리아나 아브디예바‧즈라타 초치예바 외
▶ 하나의 건반에서 소리의 세계가 시작된다
음악가의 내면과 철학을 심도 있게 담아내는 얀 슈미트-가레 감독이 1년에 걸쳐 촬영한 작품으로, 프란체스코 피에몬테시(b.1983)가 자신의 멘토인 알프레드 브렌델을 비롯하여 마리아 조앙 피레스, 스티븐 코바세비치, 안토니오 파파노 등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과 나눈 대화가 담긴 인터뷰 다큐멘터리이다. 그들만의 연주 철학, 음악의 유산에 접근하는 감각, 예술의 본질을 성찰하게 된다. 보너스 트랙에 담긴 특별 리사이틀 영상(60분)은 라흐마니노프가 1930년대 스위스에서 머물던 빌라(Villa Senar)에 보존된 스타인웨이 피아노로 연주한 영상이다. 율리아나 아브디예바‧즈라타 초치예바‧피에몬테시가 참여한 이 공연은 라흐마니노프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와 악기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피아노라는 악기를 둘러싼 다양한 질문과 예술가들의 진솔한 사유가 어우러진 이 다큐멘터리는, 단순한 다큐멘터리를 넘어 ‘피아니스트’라는 존재의 본질을 다시금 되묻게 하는 귀중한 기록이다.
Dynamic
38073 58073 (Blu-ray)
2022년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실황
글룩, 오페라 <오르페와 외리디스>(불어판) (한글자막)
다니엘레 가티(지휘),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 오케스트라 & 합창단, 후안 프란체스코 가텔(오르페), 안나 프로하스카(외리디스), 사라 블란치(아모르), 피에르 오디(연출)
▶ 최근 타계한 거장 연출가가 오페라 발상지 피렌체 무대에 올린 오페라의 진짜 고전!
오페라의 발상지 피렌체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극장이 마지오 무지칼레 피오렌티노다. 2011년에 새 극장으로 옮겼는데, 본 영상은 2021년 전임감독을 기념해 추가개관한 주빈 메타 홀 실황이다. 글룩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는 ‘오페라 세리아 개혁’을 표방하며 1762년 빈에서 이탈리아어로 초연되었고, 프랑스어 개정판 <오르페와 외리디스>는 1774년 파리에서 초연되었다. 개정판은 오르페 역을 카스트라토에서 오트콩트르(프랑스식 테너)로 바꾸고 꽤 많은 음악을 추가했다. 본 실황은 프랑스판인데, 동 극장의 새 감독인 거장 다니엘레 가티의 지휘는 18세기 중반의 음악적 감성을 독자적으로 해석했다. 2025년 5월 3일 갑자기 타계한 피에르 오디의 연출은 오르페를 자기중심적이고 소유욕이 강한 인물로, 아모르를 자유로운 영혼으로 표현했다.
[보조자료]
- 크리스토프 빌리발트 글룩(1714~1787)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는 중요 판본만 해도 세 개에 달한다. 오리지널은 1762년 빈 궁정극장에서 초연된 이탈리아어 판이다. 당시 드라마의 본질보다 노래와 무대의 화려함에만 치중하고 있었던 오페라 세리아를 개혁한다는 의도에서 독창자를 셋으로 줄이고 공연 시간도 짧게 만든 간소한 작품이다. 그러나 빈에서 큰 호응을 받지 못하자 파리 관객을 위해 프랑스어로 개정한 것이 1774년 판본이다. 제목도 프랑스식 <오르페와 외리디스>가 되었다. 주인공 오르페 역은 빈 판에서 카스트라토였으나 파리에서는 궁정오페라 전통에 따라 거세한 카스트라토를 무대에 세울 수 없었기에 오트콩트르, 즉 고음에 능한 프랑스식 테너로 바뀌었다. 1막 마지막에 화려한 아리아를 추가했고, 파리 관객을 위해 발레 장면도 보강했다. 1859년에 나온 베를리오즈 에디션도 있다. 베를리오즈는 빈판과 파리판을 조합해 "가장 드라마틱하고 노래하기 좋은" 형태로 정리했지만 더 큰 변화는 오르페 역을 메조소프라노에게 주었다는 점이다. 당대의 스타가수 폴린 비아르도를 위한 것이었는데, 프랑스의 메조소프라노 선호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 피에르 오디의 연출은 고전적 신화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오르페를 자기중심적이고 소유욕이 강한 인물로, 아모르를 자유로운 영혼으로 표현해 삼각관계의 복잡한 심리를 탐구했다. 이러한 해석은 전통적 해피엔딩을 넘어선 심리 드라마로서의 깊이를 더했다. 장 칼만의 무대 디자인은 흑백의 미니멀한 배경과 움직이는 스크린을 활용해 생과 사의 경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아르노 슈이테마커의 댄스 컴퍼니는 현대적 의상과 느린 동작을 통해 극의 분위기를 강조했다. 다니엘레 가티는 이 오페라의 고풍스런 음악적 분위기를 충분히 살리면서도 통상 느리게 연주하는 장면에 의외의 속도감을 붙이는 등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냈다.
C major
766708 766804 (Blu-ray)
2017년 리세우 대극장 실황
주세페 베르디, 오페라 <가면무도회> (한글자막)
레나토 팔룸보(지휘), 리세우 대극장 오케스츠라 & 합창단, 표트르 베차와(구스타보), 케리 앨케마(아멜리아), 카를로스 알바레스(레나토), 돌로라 자지크(울리카), 카테리나 트레차코바(오스카르), 뱅상 부사르(연출)
▶ <가면무도회>의 간판급 테너 표트르 베차와,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다
우리나라 국립오페라단의 <마농>, <호프만 이야기>, <라 트라비아타>를 연출했던 프랑스의 뱅상 부사르가 연출한 바르셀로나 리세우 대극장 실황이다. 전통적 무대장치를 최소화하고 의상, 소품과 조명 등을 통해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부사르 연출의 일반적 특징인데, 본 공연에서는 크리스티앙 라크루아와가 의상을 맡아 세련미를 더했다. 더욱 돋보이는 것은 세 주역가수의 열창이다. 우리 시대 최고의 테너 중 한 사람인 폴란드의 표트르 베차와는 <가면무도회>가 테너의 오페라임을 입증하듯 통렬한 음색과 정확한 음악성으로 무대를 완전히 지배한다. 스페인 최고의 바리톤 카를로스 알바레스는 변함없이 듬직하고, 미국의 중견 케리 앨케마는 메조소프라노 출신답게 어두운 스핀토 음색으로 상업용 영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보조자료]
- 1857년 베르디는 나폴리의 위촉을 받아 새 오페라에 착수했다. 원래 생각한 것은 <리어 왕>이었지만 포기하고, 스웨덴 국왕 구스타브 3세의 암살을 다룬 프랑스 작가 외젠 스크리브의 대본을 선택했다. 이미 다니엘 오베르가 1833년 프랑스 오페라로 작곡한 바 있었지만 나폴리에서는 검열을 통과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배경을 폴란드로 바꾸려했는데, 1858년 1월 이탈리아인들에 의한 프랑스 국왕 암살 미수사건이 터지면서 검열은 더 강화되었다. 배경을 18세기말 미국 동부로 옮기고, 주인공도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던 보스턴 총독 리카르도로 바꾸면서 검열을 통과할 수 있었고, 1859년 나폴리 대신 로마의 아폴로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지금은 스톡홀름 배경과 보스턴 배경 양쪽 판본이 다 이용되지만 보스턴 배경이 더 일반적이다. 본 실황도 그렇다.
- 19세기 이탈리아 오페라에서 테너 주인공은 '덜 성숙한 젊은 남자'의 상징처럼 묘사되어 왔다. 도니체티와 벨리니의 오페라들이 그랬고, 초-중기의 베르디도 마찬가지였다. 베르디는 성숙한 남성 주인공이 필요할 때면 바리톤을 내세웠다. 그러다가 드디어 테너이면서 성숙한 남자로 그려낸 첫 작품이 <가면무도회>다. 물론 리카르도는 부하의 아내를 사랑하는 금단의 계율을 깨뜨릴 뻔했지만 결국 사적인 욕망을 극복하고 부하 부부를 외국 대사로 보내기로 한다. 그가 암살당하는 것은 이런 상황을 모른 레나토의 오해 때문이었다.
- 폴란드의 표트르 베차와는 19세기 중후반의 레퍼토리에서 가장 신뢰할만한 테너로 인정받는 대가수다. 베르디, 푸치니, 바그너, 구노, 비제, 차이콥스키에 이르기까지 언어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 케리 앨케마는 경력 초기에 메조소프라노였지만 점차 소프라노 레퍼토리에 집중 중인 미국 가수다. 메조소프라노 출신답게 정통 리리코보다 무거운 음색의 리리코 스핀토 역에서 빛을 발하는데, 아멜리아가 그런 케이스다.
767108 767204 (Blu-ray)
2018년 페사로 로시니 페스티벌 실황
조아키노 로시니, 오페라 <아디나> (한글자막)
디에고 마테우스(지휘), 로시니 신포니카 오케스트라, 리제트 오로페사(아디나), 비토 프리안테(태수), 레비 섹가파네(셀리모), 로제타 쿠키(연출)
▶ 스타 소프라노 리세트 오로페사의 자태와 열창이 빛나는 로시니 판 <후궁탈출>
<아디나>(1826)는 로시니의 가장 잘 공연되지 않는 작품에 속한다. 포르투갈 리스본의 산 카를로 극장 의뢰로 단시간에 작곡되었고, 초연에 로시니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음악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창 원숙기에 초기의 ‘파르사(단막 희가극)’ 양식으로 만든 바람에 손쉽게 작곡했을 뿐이다. 줄거리는 모차르트의 <후궁탈출>과 유사하다. 하렘에 갇힌 유럽 여인 아디나는 바그다드 태수의 정성에 감복해 결혼을 승낙한다. 옛 연인 셀리모의 구출 시도는 실패한다. 하지만 아디나의 정체가 태수의 혼외자임이 밝혀져 해피엔딩이 된다.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현역 최고의 인기 소프라노 중 한 사람인 리제트 오로페사, 통렬한 음색과 놀라운 기교의 흑인 테너 레비 섹가파네, 경륜의 베이스 비토 프리안테 등 세 주역이 거의 완벽하고, 거대한 웨딩케이크로 무대를 꾸민 로제타 쿠키의 연출도 단막희극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보조자료]
- <아디나>는 로시니가 1826년에 작곡한 단막 희가극으로 초연 후 137년이나 잊혔다가 1963년에야 시에나에서 부활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장 연주되지 않는 로시니 오페라에 속한다. 아마도 작곡을 의뢰한 리스본 측이 로시니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작곡료를 제안한 바람에 초기의 단막극으로 돌아가 쉽게 만든 것 같은데, 로시니가 최선을 다하지 않은 작품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실황을 로시니의 모든 작품에 공을 들여 수준 높게 되살리는 페사로의 로시니 페스티벌 실황이다. 과연 대단한 출연진을 구성해 80분 동안 흥겹게 즐길 수 있다.
- 로시니 페스티벌과 아일랜드의 웩스퍼드 페스티벌과의 공동으로 제작한 프로덕션이다. 로제타 쿠키의 연출은 전통적 요소와 현대적 감각을 결합했다. 거대한 웨딩 케이크가 1층은 바그다드 태수, 2층은 아디나의 공간으로 사용되는데, 작품의 경쾌하고 유쾌한 분위기, 그리고 결혼을 둘러싼 줄거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이 독특한 컨셉을 선택했다. 무대의 상징적 구조물인 동시에 등장인물들이 케이크 위아래를 오르내리며 극을 펼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시각적으로도 재치 있다.
- 아디나 역의 미국 소프라노 리제트 오로페사는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나고 섬세한 벨칸토 기교, 늘 최선을 다하는 무대 매너로 관객과 평단의 찬사를 받는 가수다. 연인 셀리모 역의 남아프리카공화국 테너 레비 색가파네는 오페라 무대에 불리한 흑인이라는 핸디캡을 놀랍도록 통렬한 음색과 놀라운 고음, 절륜의 테크닉으로 커버해 놀라움을 안겨준다. 이탈리아 바리톤 비토 프리안테는 강렬한 무대 존재감과 풍부한 성량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지휘를 맡은 디에고 마테우스는 구스타보 두다멜의 동년배 친구이자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또 한 명의 실력파 지휘자다. 남미 출신답게 리듬 감각이 뛰어나며, 덕분에 로시니 오페라에도 잘 어울린다.
768908 (2DVD) 768804 (Blu-ray)
2016년 리세우 대극장 실황
주세페 베르디, 오페라 <맥베스> (한글자막)
지암팔로 비산티(지휘), 리세우 대극장 오케스트라 & 합창단, 뤼도빅 테지에(맥베스), 마르티나 세라핀(맥베스 부인), 비탈리 코발료프(밴쿠오), 사이미르 피르구(맥더프), 크라스토프 로이(연출)
▶ 고전영화 <레베카>를 떠올리는 ‘흑백’ 연출에 일급 가수들의 존재감이 더해진 실황
베르디의 초기작 중 최고 걸작은 <맥베스>다. 벨칸토 전통에 입각하면서도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기가 막히게 표현했다. 연출가 크리스토프 로이는 히치콕의 영화 <레베카>에 나오는 맨덜리 저택의 중앙계단을 연상시키는 세트를 구성했으며, 흑백 톤의 무대와 의상도 이 영화에 대한 오마주로 보인다. 여기서 무대는 단지 배경이 아니라 각 캐릭터의 심리, 욕망, 죄의식, 파멸의 여정을 시각적으로 구체화한 공간이다. 출연진도 최상급이다. 루도빅 테지에(맥베스)는 풍부한 바리톤 음성과 완벽한 해석으로, 마르티나 세라핀(맥베스 부인)은 강력한 표현력과 존재감으로, 비탈리 코발료프(밴쿠오)와 사이미르 피르구(맥더프)는 조역임에도 더 없이 깊고 섬세한 해석으로 호평을 받았다. 지암팔로 비산티의 지휘는 살짝 무게감을 덜어내 깔끔하게 들린다.
[보조자료]
- 베르디는 셰익스피어를 좋아했지만 초기작 중에는 <맥베스>가 유일하게 셰익스피어 원작이다. 이탈리아식으로는 <막베토>가 맞는데 중세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하기에 일반적으로는 영어식 <맥베스>로 표기한다. 베르디 초기작의 공식인 '애국주의'를 벗어나 원하는 소재를 다룬 사례이며, 장면 전환이 너무 많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음산한 음악적 매력이 돋보이는 걸작이다. 맥베스보다 맥베스 부인의 비중이 크고, 베르디는 "아름답지 않은 목소리로 부를 것"을 주문했다. 특히 '몽유병 장면'은 이탈리아 오페라의 모든 '광란의 장면'중에서도 가장 깊은 분위기를 담아내고 있다.
- 크리스토퍼 로이의 연출 의도를 해석하면, <레베카>의 맨덜리 저택처럼 <맥베스> 무대도 고딕풍의 어둡고 으스스한 대저택이다. 맥베스의 심리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공간인데 내면의 죄의식, 불안, 편집증을 반영한다. 커다랗고 폐쇄적인 공간에서 맥베스는 점점 고립되어 간다. 레이디 맥베스의 경우 이 집은 ‘여왕’으로 등극하고 싶었던 욕망의 공간이지만 결국은 광기와 파멸의 무대가 되는데, <레베카>의 여주인공이 맨덜리에서 점점 심리적으로 압박받는 것과 유사하다. <레베카>에서 죽은 아내의 존재가 끊임없이 살아있는 인물들을 지배하듯 이 연출에서도 밴쿠오의 유령, 마녀들, 그리고 무대조명과 안개가 끊임없이 죽음과 망령의 존재를 암시한다. 이는 맥베스의 도덕적 파멸과 망상을 시각화하고 관객에게도 불안감과 긴장을 유도한다. 히치콕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계단은 심리적 전환과 권력 이동을 암시하는 장치인데 로이도 비슷하다. 계단 위의 레이디 맥베스는 권력의 정점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가 내려오거나 무대에서 사라지는 동선은 몰락의 예고다. 맥베스 부부는 초반에 고급스럽고 단정한 복장을 입고 있다가 점차 어두운 색조, 피의 상징을 떠올리는 의상으로 바뀐다. 이는 죄의식, 살인, 파멸로 향하는 운명을 상징한다.
768008 (2DVD) 769104 (Blu-ray
2024년 함부르크 발레 실황 존 노이마이어, 발레 <유리 동물원> (보너스 트랙 한글자막)
찰스 아이브스, 필립 글래스, 네드 로렘(음악), 루치아노 디 마르티노(지휘), 함부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 알리나 코조카루(로라), 알레산드로 프롤라(톰), 파트리차 프리차(아만다), 에드빈 라자로프(테네시), 크리스토프 에반스(짐), 존 노이마이어(안무)
▶ 함부르크 발레의 예술감독 존 노이마이어의 미국적 뿌리를 드러낸 감동의 걸작!
함부르크 발레 감독으로 부임해 무려 51년(1973-2024)을 재임한 존 노이마이어의 안무작 대부분은 유럽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 뿌리가 담긴 2019년 신작이 테네시 윌리엄스의 동명 희곡에 바탕을 둔 <유리 동물원>이다. 자전적 주인공 톰이 여동생과 어머니를 회상하는 형식인데, 노이마이어 역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상호작용하는 무용극을 창조했다. 2024년 리바이벌 실황에는 초연에도 나섰던 로열 발레 출신의 스타 알리나 코조카루가 한쪽 발레 슈즈 위에 힐이 달린 신발을 착용하고 절뚝거리는 장애자 로라 역을 감동적으로 연기한다. 아이브스, 글래스, 로렘 등의 미국 현대음악도 극의 분위기와 놀랍도록 어울린다. 노이마이어의 예술을 조명한 한글자막 다큐 'A Life for Dance'도 놓칠 수 없는 금상첨화!
[보조자료]
- 존 노이마이어(1939-)는 미국 밀워키 출신으로 원래 발음은 뉴마이어인데 워낙 독일에서 오래 활동했기에 독일식 발음이 보편화되었다. 부친이 독일계다. 유럽을 동경한 그는 독일과 영국에서 공부하고, 1963년 슈투트가르트 발레에 입단하면서 드라마 발레의 개척자 존 크랑코의 수제자가 된다. 1969년 프랑크푸르트 발레 예술감독을 거쳐 1973년에는 함부르크 발레로 옮긴 후 2024년까지 51년이나 재직해 기네스북에나 오를 법한 기록을 세웠다. '함부르크의 프티파(러시아 황실발레의 전설적 감독)'라고 불린 노이마이어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개척하는데 성공했고 끊임없이 신작을 만들어낸 다작가다. <유리 동물원>은 만년의 최고작으로 손색이 없을 듯 하다. 함부르크를 떠난 후에는 다양한 무용단과 협업을 모색하는데 그중 한국의 국립발레단도 있다.
- 테네시 윌리엄스의 연극 <유리동물원>(1944년)에는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많이 담겨 있으며,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선이 특징이다. 주인공인 톰이 가족의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이다. 여동생 로라는 내성적 성격과 신체적 장애로 세상과 어울리지 못하고 유리 동물들을 모으는 것이 유일한 취미다. 아만다는 가족을 부양하고자 노력하지만 과거에 우아한 삶을 그리워하고 지나치게 집착적인 성격이다. 작가는 개인의 내면적 갈등과 가족 내의 억압적 관계를 심도 깊게 탐구하며, 로라의 꿈을 표현하는 중요한 도구인 유리동물원은 상실과 기억의 상징으로 이용된다.
- 루마니아 출신의 알리나 코조카루(1981-)는 1999년 영국 로열 발레단에 입단해 불과 2년 만에 프린시플(수석무용수)로 승급했다. 소녀 같은 외모와 감성적인 표현력이 그녀의 인기비결이다. 2013년 잉글리쉬 내셔널 발레로 이적했고, 함부르크 발레에도 객원 출연했다. 노이마이어의 작품은 고전 발레에 익숙한 코조카루에게는 도전이었지만 “그녀는 마치 자신만을 위해 창조된 것처럼 역할을 소화한다.”는 찬사를 받았다.
OpusArte
OA1389 OABD7326 (Blu-ray)
2024년 로열 발레단 코벤트 가든 실황
리암 스칼렛 프로덕션, 발레 <백조의 호수> (보너스 트랙 한글자막)
표트르 차이콥스키(음악), 마틴 조지에브(지휘), 로열 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 야스민 나그니(오데트/오딜), 매튜 볼(지크프리트), 전준혁(베노), 토머스 화이트헤드(폰 로트바르트), 마리우스 프티파 & 레프 이바노프(안무), 리암 스칼렛(프로덕션)
▶ 한국인 발레리노 전준혁이 준주역급으로 각광 받은 로열 발레의 대표 레퍼토리
2018년 5월, 로열 발레는 당시 32세의 상주안무가 리암 스칼렛의 새 프로덕션으로<백조의 호수>를 선보여 절찬을 받았다. 존 맥팔레인의 디자인은 전통적 무대와 의상에 화려함을 더했고, 스칼렛은 악마 로트바르트의 정체를 왕자의 사악한 가정교사로 해석하는 등 극적인 면을 보강했다. 2024년 4월 실황인 본 영상물에서는 로열 발레의 간판 발레리노로 떠오른 매튜 볼과 빼어난 테크닉에 강인한 카리스마를 더한 발레리나 야스민 나그디가 주역을 맡았다. 하지만 한국인 발레리노 전준혁이 왕자의 친구 베노 역을 춘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러시아 버전에서 광대에게 맡겨진 역할을 더 큰 비중과 우아한 춤으로 보강한 베노에게는 바리아시옹(독무)만도 두 번이나 주어져, 전준혁은 큰 환호를 이끌어냈다. 또 한 명의 글로벌 한류 스타 탄생이다.
[보조자료]
-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백조의 호수>는 1877년 초연에서 참담한 실패를 거두었고 작곡가 사후인 1895년에야 러시아 고전발레의 최고봉 마리우스 프티파와 그의 조수 레프 이바노프가 재안무해 크게 성공했다. 비현실적 세계를 동경하는 낭만주의적 이상의 산물인 호숫가 장면은 이바노프가, 화려한 궁전 장면은 프티파가 안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발레는 서유럽에서 인기를 끈 최초의 러시아 발레이기도 하며 특히 주로 로열 발레를 통해 서구에 보급된 역사를 갖고 있다. 로열 발레 프로덕션에는 프레데릭 애쉬튼, 피터 라이트, 데이비드 빈틀리 등 영국 안무가들이 솜씨를 더한 흔적이 남아있고 리암 스칼렛 프로덕션은 또 한 번의 새로움을 더했다.
- 리암 스칼렛(1986-2021)은 일찍부터 안무에 재능을 보였다. 로열 발레단 감독 케빈 오헤어의 신임을 받은 그는 2012년 이른 나이에 무용수를 은퇴하고 동 발레단의 상주안무가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어둡고 심리극적인 신작들로 실력을 인정받은 스칼렛이 고전발레의 리스테이징으로 호평 받은 작품이 <백조의 호수>다. 무대와 의상의 화려함 뒤에는 어둠의 세계가 숨겨져 있고, 왕자의 가정교사와 악마 로트바르트를 동일인물로 설정한 것은 여러모로 설득력을 높인다. 그런데 2019년에 스칼렛은 억울할 수 있는 성추문에 얽혀 로열 발레를 떠났고, 덴마크에서도 자신의 안무작이 이 문제로 공연 직전에 취소되자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지금은 스칼렛에 대한 공격이 무분별하게 자행되었다는 분위기가 퍼져서 그의 작품들이 리바이벌되고 있다.
- 전준혁(1998-)은 선화예술학교와 로열발레학교를 거쳐 2017년 로열 발레 연수단원, 2018년 정식단원이 되었다. 2024년에는 수석무용수 바로 아래 직급인 '퍼스트 솔리스트'로 승급하며 많은 기회가 주어지기 시작했다. 뛰어난 테크니션이자 우아한 발레리노의 자질을 겸비한 로열 발레의 특급 유망주다.
댓글목록
풍월당님의 댓글
풍월당 작성일김문경님의 댓글
김문경 작성일
Naxos
BSOREC1006 (2DVD) BSOREC2006 (Blu-ray)
2023년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실황 프로코피에프, 오페라 <전쟁과 평화>
1장씩 블루레이로 부탁합니다
65379b656c0f1fe21356651b139f62f2_1746762692_3022.jpg
Naxos 2110778 Naxos NBD0186V
다큐멘터리 ‘피아노의 신비함’(The Alchemy of the Piano)
풍월당님의 댓글
풍월당 작성일입고 됐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