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판매순위

 

1. Beethoven : Piano Sonata Nos. 29, 14 / Murray Perahia (DG40208)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 & 14번 '월광' / 머레이 페라이어

머레이 페라이어. 그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와 14번 ‘월광’으로 새 음반을 내놓았습니다. ‘함머클라비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연주하기 어려운 작품으로 꼽힙니다.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명료하고 자신감 있는 연주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2016년 10월, 풍월당에서 만난 페라이어는 헨레출판사의 요청으로 베토벤 소나타 악보 편집을 수년간 계속해오고 있다고 말하면서, 월광 소나타를 연구하다가 알게 된 베토벤의 메모 이야기를 들려주었었습니다. 그 연구와 생각이 이 음반에 담긴 것이겠지요. 2018년의 새 봄. 이 음반과 함께 시작해보시길 진심으로 권합니다.

2. The Wagner Project / Matthias Goerne (HMM90225051)

바그너 프로젝트 - 아리아와 관현악곡 / 마티아스 괴르네

가곡뿐 아니라 오페라 무대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마티아스 괴르네가 바그너 음반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음반에는 바그너 악극 중 전주곡과 대표적인 베이스-바리톤 아리아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CD는 ‘신과 인간’이라는 주제로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거>의 전주곡과 아리아, <라인의 황금>, <발퀴레>의 아리아가 담겨있고, 두 번째 CD는 ‘속죄’라는 주제로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탄호이저>, <파르지팔> 속 작품들이 담겼습니다. 다양한 인물의 감정을 목소리로 이렇게 표현하다니 놀랍습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에게 배신당한 마르케 왕으로 노래하다가 딸에게 통렬한 작별을 고하는 보탄으로 변신하는 괴르네. 놀랍습니다.



 

3. Duets for two Violins / Itzhak Perlman, Pinchas Zukerman (2564613015)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듀엣 / 이츠하크 펄만, 핀커스 주커만

펄만과 주커만. 청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 이들의 젊은 시절 녹음입니다. 18, 19세기 작곡가들의 바이올린 듀엣곡이 담겨있습니다. 르클레르의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5번으로 시작해 비에냐프스키의 8개의 에튀드 카프리스1, 2, 4번, 할보르센이 편곡한 헨델 파사칼리아, 마지막으로 슈포어의 협주곡풍 화려한 이중주까지. 탁월하면서도 유쾌하게 젊은 시절 그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울려 퍼집니다. 특히 헨델의 파사칼리아를 할보르센이 비올라와 바이올린의 듀엣곡으로 편곡한 7번 트랙에서는바이올린 대신 비올라를 잡은 주커만의 연주를 들을 수 있습니다.

4. Mendelssohn : Symphonies Nos. 3, 4 / Claudio Abbado (4758677)

멘델스존 : 교향곡 3번 '스코틀랜드' & 4번 '이탈리아' / 클라우디오 아바도

아바도가 남긴 명반 중 이 음반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녹음한 멘델스존 교향곡 3번 <스코틀랜드>와 4번 <이탈리아>입니다. 멘델스존이 추구하던 고전적인 균형이 잘 자리잡고 있는 걸작입니다. 아바도는 젊은 시절 LSO와 함께 한 이 녹음에서 티 없이 맑은 음색을 자랑하며 놀라운 연주를 들려줍니다. 현의 음색은 장애물 없이 너무나 자유롭고, 목관 역시 따뜻하면서도 안정적인 소리를 들려줍니다. 두 곡 모두 들어보시면 틈틈이 귀에 익은 멜로디가 흘러나와 즐겁게 들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봄에 듣기에도 참 좋은 음반이 아닐까 싶습니다.

5. Rachmaninov : Piano Concertos Nos. 2, 3 / Yevgeny Sudbin (BISSACD2338)

라흐마니노프 : 피아노 협주곡 2번, 3번 / 예브게니 수드빈

지난 1월 서울시향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황제>를 협연한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수드빈. 2008년부터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을 녹음해온 그가 드디어 라흐마니노프 녹음여정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바로 이 음반. 핀란드 출신의 지휘자 사카리 오라모가 이끄는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입니다. 러시아의 정서를 품고 장중하고 아름답게 펼쳐지는 피아노 협주곡 2번. 그리고 라흐마니노프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모든 작곡역량을 쏟아 부은 피아노 협주곡 3번. 수드빈은 탁월한 기교와 깊이 있는 음색, 섬세하고 서정적 연주를 들려줍니다.

6. Together & Together Again / Julian Bream, John Williams (S80366C)

Together & Together Again / 줄리언 브림, 존 윌리암스

그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싶은 어떤 날, 최고의 친구가 되어 줄 기타음반입니다. 줄리언 브림과 존 윌리엄스. 두 명의 기타 명인의 1971년, 1978년 연주를 담은 ‘Together', 그리고 1973년, 1978년의 연주를 담은 ’Together Again'을 묶은 음반입니다. 파야의 스페인 무곡 1번, 그라나도스와 알베니즈의 작품들... 어느 스페인 성곽에 해가 저무는 소박한 풍광이 그려지는 곡들이 가득합니다. 드뷔시의 달빛을 기타로 들으니 다른 곡처럼 다가오네요. 참 따스한 달빛입니다. 낮에 들어도 좋지만, 밤에 한 번 들어보세요. 참 좋으실 겁니다.

7. Pergolesi : Stabat Mater / René Jacobs (HMA1951119)

페르골레지 : 스타바트 마테르 / 르네 야콥스

‘스타바트 마테르’는 ‘슬픔의 성모’ 혹은 ‘성모 애가’로 번역되는데, 중세부터 내려오는 기독교의 종교시를 말합니다. 십자가에 못박히는 예수를 바라보는 성모 마리아의 비통한 심정,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신자들의 경외와 소망이 담겼습니다. 이를 소재로 많은 작품이 탄생됐지만, 페르골레지의 이 작품이 특히 유명합니다. 많지 않은 음을 가지고 어떻게 이렇게 커다란 감동을 만들어내는지....

26세의 짧은 생을 살았던 페르골레는 폐결핵이 악화되자 수도원으로 요양을 떠났고, 그곳에서 이 곡을 완성시켰습니다. 하지만 결국 유작으로 남았지요. 르네 야콥스가 변성기 전의 세바스티안 헤니히와 함께 한 이 음반... 아직 들어보지 않으셨다면 두 손 꼭 붙들고 오디오 앞으로 모시고 와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8. Cantabile / Sol Gabetta (88697312792)

칸타빌레 (구노, 오펜바흐, 차이콥스키) / 솔 가베타

아르헬티나 출신 첼리스트 솔 가베타가 구노, 오펜바흐, 차이콥스키 등 러시아, 프랑스, 스페인 작곡가들의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 작품들을 첼로로 편곡해 녹음한 음반입니다. 차이콥스키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중 렌스키의 아리아 ‘어디로 가버렸나, 내 젊음의 찬란한 날들을’을 비롯해 구노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의 ‘꿈속에 살고 싶어라’, 포레의 ‘파반느’ 등 14개의 작품이 담겼습니다. 하나같이 아름다운 이 작품들을 첼로 연주로 들으니 또 다른 감동이 전해집니다. 아는 곡이 나오면 ‘아니 이런 연주라니!’하며 기분 좋게 놀라실테고, 몰랐던 곡도 기분 좋게 감상하실 수 있는, 사랑스러운 첼로 소품집입니다.

9. Debussy : Preludes Book 2 / Maurizio Pollini (DG40209)

드뷔시 : 전주곡 2권 / 마우리치오 폴리니

마우리치오 폴리니가 전주곡 1권을 발표한 지 18년 만에 전주곡 2권을 발표했습니다. 드뷔시는 1910년 겨울부터 1912년 사이에 전주곡 2권을 작곡해 1913년 봄에 출판했습니다. 자연과 야외에서 느낀 인상, 사물과 인물의 인상을 표현하였는데, 곡의 끝 부분, 괄호 안에 표제를 제시하여 영감의 원천을 넌지시 일러주고 있습니다. ‘안개’, ‘고엽’, ‘괴짜 라빈 장군’, ‘달빛 쏟아지는 테라스’, ‘불꽃’ 등. 음악의 색채와 질감을 이해하고 있는 폴리니의 연주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그의 아들이자 피아니스트, 지휘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다니엘레 폴리니와의 듀엣인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작품, ‘백과 흑으로’도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10. The Art Of Edith Mathis / Edith Mathis (4798337)

에디트 마티스의 예술 / 에디트 마티스

에디트 마티스의 80세를 기념해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남긴 그녀의 녹음을 모두 모은 특별반이 발매되었습니다. 칼 뵘 지휘의 모차르트 <레퀴엠>, 칼 리히터 지휘의 바흐 칸타타 BWV.51과 마태 수난곡의 일부,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의 반주와 함께 한 슈만 가곡 <여인의 사랑과 생애>를 비롯해 카를로스 클라이버, 라파엘 쿠벨릭 등 거장 지휘자들과의 녹음이 모두 담겼습니다. 함께 수록된 볼프 <이탈리아 가곡집>은 최초로 CD화된 녹음이기도 합니다. 맑고 아름다운 울림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고, 지금도 누군가의 가슴 속에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는 에디트 마티스의 예술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