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늦가을~ 초겨울~~ 음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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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월당 작성일07-11-24 11:05 조회11,497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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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퇴근길에 너무 추워서 길다란 목도리를 동여 매고 매장 밖으로 나갔는데 하늘에서 무언가가 떨어지길래 눈이 오나 싶어 놀래서 쳐다 보았더니 나뭇가지에 몇 개 남아 있던 마지막 나뭇잎들이 날아 다니며 허공을 헤 메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 첫눈이 내렸네요.
포근하게 내려주는 첫눈은 아니지만 반가웠습니다.
이제 정말 겨울인가 봅니다.
겨울을 맞는 마음은 항상 무겁기도 하고 가볍기도 합니다.
2007년이 얼마 남지 않음이죠.
바빠질 12월을 대비해서 11월은 많은 준비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준비 잘 하시고 뜻 깊은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얼마전 풍월당에 자주 오시는 손님으로 부터 전화가 한 통 걸려 왔습니다.
전화 내용은 며칠 뒤 부인의 생일인데 저녁 식사를 하고 갈테니 풍월채를 20분 정도 빌려줄 수 있느냐고 내용이였습니다.
평일 저녁이고 특별한 행사가 없는 시간이라서 흔쾌히 가능하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에 부인과 볼 만한 DVD를 좀 골라서 보여줄 수 있느냐고 물어오셨습니다.
기쁜 마음에 준비해 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며칠 뒤 두 분은 약속된 시간에 두 손을 꼭 잡으시고는 달콤한 와인 향을 풍기시면서 발그레한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부인은 영문을 모른 채 풍월당에 오셨고 남편분은 저에게 준비되었냐는 사인을 보내왔습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기념 <베를린 콘서트> DVD안에 수록된 마지막 앙코르로 수록된
레하르 오페라 미소의 나라중 [ 내 마음은 오직 그대 것]을 들려드렸고
마지막으로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 (Piano Extravaganza)에 수록된 [Happy Birthday Variations]를 들려드렸습니다.
풍월채를 열고 여러 가지 보람된 일이 많았지만 이 날도 우리 풍월지기들에게는 흐뭇한 시간 이였습니다.
50석이 넘는 의자 사이에 나란히 앉은 두 분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풍월채가 있는 풍월당을 오픈 한 지도 이제 1년이 되어 갑니다.
빠르지요?
이 바쁜 와중에 박종호 선생님께서는 병원도 오픈 하시고 책도 한 권 내셨습니다.
박종호에게 오페라를 묻다
많은 분들이 기다리던 책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사실 오페라 영상물과 음반들을 판매하면서 처음 오페라를 공부하고 싶어하는 초보자들에게 가이드 하기란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음반 점원의 입장에서)
처음 박종호 선생님께서 이 책을 쓰시는것을 고민하고 계실때 사실 풍월당 직원들이 꼭 써주셨음 좋겠다고 의견을 드리기도 하였습니다.
오페라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와 있고 DVD들도 많이 나와있지만 정말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이야기가 나와 있는 가이드는 없었습니다.
이 책이 바로 답안지 입니다.
오페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면 이 책부터 시작하는건 어떨까요?
너무 쉽게 소설형식으로 써내려간 글도 재밌고 이미 너무도 유명하신 추덕영 화백의 삽화도 흥미롭습니다.
혼자 즐기기 아까웠던 오페라 ~ 지인들에게 선물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풍월당 식구들이 추천하는 11월의 음반
풍월당 대표 박종호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3번/ 폴리니// 뵘// 빈필
가을! 가을에 저는 브람스나 슈베르트를 주로 듣습니다.
하지만 가끔 베토벤을 플레이어에 집어넣으면//
천상에서나 흘러나오 것 같은 유려한 멜로니는
역시 베토벤이라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은 제5번 황제가 유명하지만
그 곡은 너무나 완벽한 것만 같아서//
저는 3번과 4번을 가장 자주 듣습니다.
3번의 2악장에 나오는 피아노 솔로 부분은 베토벤이 만든 것중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라고 생각합니다.
또 4번의 2악장에서 3악장으로 넘어 가는 부분을 들을 때면
숨이 넘이 가는 것습니다.
"모름지기 2악장은 아름다워야만 존재가치가 있다"고
믿는 저에게 두 곡은 완벽한 전형입니다.
칼 뵘과 마우리치오 폴리니라는 두 대가가 빈 필과 펼치는
두 곡의 명연을 함께 커플링 시킨 이 음반은
너무나 아름답고 소중합니다.
풍월지기 정수현
Sergei Nakariakov " NO LIMIT"
1977년 러시아태생 Sergei Nakariakov는 13세 때 참석한 Korsholm Festival이후로 The Paganini of the trumpet 혹은 Caruso of the Trumpet의 수식어가 항상 따라올만큼 현란한 테크닉을 자랑하는 우리시대 최고의 신세대 트럼펫 주자이다.
어렸을 때 피아노로 음악을 시작했지만 교통사고로 포기해야했고 트럼펫 연주자였던 아버지로부터 짧은 기간에 빠른 속도로 트럼펫을 배웠다고 한다.
2003년 방한 시 인터뷰에서 "다른 악기를 위해 만들어진 곡 역시 트럼펫이나 플뤼겔호른 곡으로 편곡해서 연주하는 것을 즐긴다"고 얘기한 바 있는 그는 불과 만 14세에 Nikolai Rimsky-Korsakov의 왕벌의 비행을 포함한 13곡의 작품을 연주한 앨범을 발표하고 연이어 텔덱(TELDEC)레이블로 주목할만한 음반을 내고 있다.
Vladimir Ashkenazy의 지휘에 Philharmonia가 함께 한 그의 2000년도 녹음한 음반의 제목은 "NO LIMIT"!
바이올린의 귀재 사라사테에게 헌정된 곡인 생상의 론도 카프리치오소로 시작하는 이 앨범은
심상치 않은 제목 다운 레파토리들로 가득차 있다. 한음의 무너짐 없이 빠른 스피드로
악기의 경계를 넘어선 듯 연주한다. 어떻게 트럼펫으로 숨도 쉴 겨를 없는 이런 연주가 가능한지 굉장하고 놀랍기만 하다.
감상하는 내내 놀란 토끼 눈과 벌어진 입은 쉽게 다물어지지가 않는다.
Tchaikovsky의 안단테 칸타빌레// 로코코 변주곡// Massenet의 타이스의 명상곡// Gershwin의 랩소디 인 블루 등의
따뜻한 트럼펫 울림으로 다가오는 겨울철이 결코 춥게만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더군다나 이 연주자가 11월 13일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가질 계획이라고 하니
트럼펫 선율의 파도에 휩쓸려볼 겸 멋진 꽃미남 구경도 할 겸 놓쳐서는 안될 연주회라는 생각이다. ^^
풍월지기 김서진(풍월채 담당자)
플레트네프가 피아노로 들려주는 차이코프스키 “사계”
브라질하면 쌈바..
부에노스 아이레스하면 탱고..
어딜가게되면 이렇게 자연스레 떠오르고 듣게 되는 음악이 있기 마련이다.
클래식 애호가라는 ..명칭아래 들어내야 했던 클래식음악이
러시아에선 그냥 소소한 일상이 되어 아침이며 밤이며 귀에서 떨어질줄을 몰라
소중했던 내 여행길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지 싶다.
그렇게 러시아여행을 나서며 급하게 집어 들고 간 음반이 차이코프스키의 사계였다.
1년 12달의 분위기를 묘사해 피아노 소품으로 작곡되었는데 각각의 곡에는
1월-화롯가 // 2월-사육제 // 3월-종달새의 노래 // 4월-달맞이꽃 // 5월-5월의 밤 // 6월-뱃노래 // 7월-추수하는 이의 노래 // 8월-추수 // 9월-사냥노래 // 10월- 가을의 노래 // 11월-트로이카 // 12월-크리스마스 라는 표제가 붙어있다.
톨스토이에 싯구에 숨어든 <10월-가을의 노래>가 우리의 가을을//우리의 마음을 대신해주며
우수에 젖게 만들어 간간히 내리던 비//바람//구름을 참지 못하게 했지만
이제 왈츠풍의 부드러운 <12월-크리스마스>를 들으며 겨울을 준비해야겠다.
음악으로 기다리는 크리스마스는 얼마나 좋을런지...^^
풍실댁도 적극 추천 음반
풍월지기 송은주(풍삼댁)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KV 457// 545// 333// 론도 KV 494// 485// 511
*마르시아 하지마코스(포르테피아노)
나에게만 자비롭지 못한 밤의 여신을 탓하며 까딱 어긋나게 되는
잠 못드는 새벽이면 습관적으로 모짜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듣게 된다.
발끝에서 정답게 간질거리는 멜로디가 내 몸 어딘가로 들어와 조용히 눈 감으면
코 끝에서 살랑거리는 미풍의 희롱에 잠 못드는 괴로움은 잊고 금새 즐거운 상상에
빠지게 된다.
소개하고픈 음반은 최근 내 꿈길의 벗이 되어준 마르시아 하지마코스의 모짜르트
음반이다. 모든 종류의 포르테피아노와 클라비코드에 능통하다는 그녀의 이번 모차르트
연주는 평소 포르테피아노 특유의 깍쟁이 같은 소리 때문에 '깍쟁이피아노'라며 별로
즐기지 않았던 나에게 과히 놀라운 발견이다.
특히 론도 k.494번 (소나타K.533중 3악장 론도)과 소나타 K.545 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멜로디 때문에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지만 그녀만의 테크닉과 장식이 알맞게 더해져서 곡의 분위기를 한층 살린 느낌이다.
오늘도 오만한 새벽 중턱을 오르며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 K.494의 긴 여운과 함께 셰익스피어 소네트의 달콤한 구절들을 불러세워 불면의 괴로움과 맞바꾼다.
........
오오// 기억하세요. 사랑하는 이여//
언제나 나는 당신 얘기만 써요.
당신과 사랑이 변함없는 게 내 주제랍니다.
그러므로 나의 최선은 옛말을 새로 옷 입혀
이미 썼던 것을 다시 쓰는 것입니다.
마치 태양이 매일 새롭고도 옛스럽듯이
내 사랑은 했던 얘기 그냥 하는 거랍니다.
< 소네트 76 중에서.. >
풍실댁도 적극 추천 음반
풍월지기 지유진
모차르트 가곡/ 수지 르블랑
2007년 여름은 유난히도 내겐 나른하게 느껴졌었다.
그랬던 초여름 어느날 우연히 마음에 와닿는 음반을 만나게 되었다.
" 모짜르트의 가곡집 "
악기소리에만 관심이 있던 터라 가곡집은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나지만//
이 자그마한 한장의 음반으로 인해// 마음의 평정을 되찾았다고나 할까...
조금 과한 표현이라 할수도 있지만// 내겐 너무 소중한 음반이 되어버렸다.
"무설탕 크래커"의 맛처럼 씹을수록 깊고 담백한 질리지 않는 편안함속에
깨끗한 은쟁반에 반짝이는 크리스탈을 굴리는듯한 "수지 르블랑"의 목소리 또한
너무나도 맑고 청아하며 아름답다.
듣는내내 날 지나치게 감상에 젖게 만들지도 않고 또 필요이상으로 이성적이게 만들지도 않았으며
그야말로 밝고 따뜻한 초록빛 푸른정원의 한가운데에 있는듯한 편안함과 따스함을 느끼게 해준 이음반은 내가 가지고 있는 음반중 유난히 손이많이가는 음반이기도 하다.
나에게 그랬듯이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 절여버려 고단함을 느끼는 당신에게도
"마음의 알약" 과도 같은 고마운존재가 되길 바라며 .......
풍월지기 허영미 부실장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전집 중 교향곡 1번 / 마리스 얀손스 / 오슬로 필아모닉 오케스트라
지난 1월 풍월당 식구들과 함께 같던 여행길..
동경의 한 미술관에서 모네의 눈속의 아르장뚜유라는 그림을 만났다.
낯설지 않은 이 그림 앞에서 한참이나 서있었던 기억이난다.
이 그림이 음반 자켓사진으로 쓰였음직한 음악이 하나 떠올랐다.
바로 차이코프스키의 첫번째 교향곡 겨울날의 환상
대편성의 교향곡을 잘 듣지 못하는 나에게 이곡은 좀 특별한 의미이다.
첫소절이 시작되고 살며시 눈을 감으면 눈앞에 넓디 넓은 러시아의 평원이 떠오른다.
그것도 눈덮인 넓은 평원이...
같은 인상파 화가였던 르누와르는 병든 자연을 닮았다는 이유로 설경을 즐겨 그리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모네는 은백의 세계가 가진 빛의 미묘함을 묘사하는 일을 즐겨 여러장의 겨울 풍경을 남기고 있다.
모네가 그림으로 보여준 눈밭위의 빛의향연을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1번이 들려준다.
딱히 어떤 지휘자의 음반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유명 교향곡 5.6번에 밀려 살 수있는 음반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차이코프스키의 첫번째 대작인 이곡을 작곡가 자신이 친절하게 겨울이라고 이름지어준 이곡을 지금쯤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왠지 그의 쓸쓸했던 삶과도 닮아있는 것 같은 이곡을...
풍월지기 최성은 실장
브루크너 교향곡 5번/
로브로 폰 마타치치//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사교성이 없었던 직관적인 성격을 가진 브루크너는 말없는 대자연만을 사랑하며 평생을 살았다고 말한다.
정치나 책 모든 것을 멀리했던 그는 인간의 덧없음을 깨닫고 자연과 신의 위대함을 음악으로 표현했을것이다.
음표 사이 사이에 대자연의 오묘한 신비의 노래들이 숨어있고 때론 고즈넉한 안개같은 분위기로 귀기울이게 만들고
때론 우주적인 위대한 스케일에 놀라게 된다.
그의 교향곡은 "주제"나 "멜로디"라고 부를 수 없는 어떤 "움직임"이 존재한다고 말한 어느 학자의 말처럼
브루크너 교향곡은 빠지면 상당한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4번"로맨틱"을 비롯해서 7//8//9번이 유명하지만 유난히도 5번 2악장이 미치도록 그리 울 때가 있다.
이 위대하고 소박한 곡을 마타치치의 연주로 듣는다는 나에게 또 한번의 소리의 행운이였다.
자연과 함께하는 여행을 떠나게 되면 나의 여행 짐가방 속에는 항상 브루크너 음반이 들어 있다.
평소 바쁜 일상속에서는 브루크너 교향곡이 귀에 잘 감기지가 않는데 일상을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함께 하는 브루크너 교향곡은 다른 음악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마술 같은 매력이 있다 .
마타치치와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브루크너 교향곡 5번과 7번은 이미 너무도 잘 알려진 흠잡을 때 없는 절품이다.
마지막 악장을 위해 끝없이 승화하면서 압도적으로 휘몰아치는 격정과 감미로움 사이에서 나는 잠시 길을 잃는다… 그들의 음악속에서…
혼자서는 왠지 쓸쓸한 계절..
브루크너의 아다지오와 함께하는건 어떨까…
박종호에게 오페라를 묻다(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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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esemann님의 댓글
Stresemann 작성일으잉? 브루크너 교향곡 5번을…!!! ◎◎;
부오나파르테님의 댓글
부오나파르테 작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