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음악의 혁명가로는 대개 스트라빈스키와 쇤베르트를 꼽는다. 하지만 리듬 혁명이나 조성의 파괴를 통한 떠들썩한 스캔들 대신에 미묘하고 은근한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낭만주의의 질곡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나라가 있었다. '현대음악의 제3의 길'을 선보인 나라가 바로 프랑스였다.
드뷔시가 바그너와의 대결 의식을 통해서 걸작 '펠레아스와 멜리장드'를 탄생시켰다면, 메시앙은 10대 초반에 '펠레아스와 멜리장드'의 악보를 보고 작곡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스승에게 드뷔시의 오페라 악보를 건네받은 뒤 통째로 외우다시피했던 메시앙은 훗날 "선생님은 꼬마였던 내 손에 사실상 폭탄을 건네준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회고했다.
이렇듯 드뷔시와 메시앙 등 프랑스 작곡가들은 인상주의나 종교와 자연에 대한 천착을 통해서 유럽 음악의 지평을 넓혀 나갔다. 또 파리 음악원 교수가 된 메시앙은 피에르 불레즈와 슈톡하우젠 같은 제자들을 길러내기에 이른다. 메시앙 악파는 나디아 불랑제의 악파와 더불어 20세기 현대음악의 양대 산맥을 이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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