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레너드 번스타인의 라이벌은 오로지 번스타인 자신 뿐일지도 모른다. 업종 분화와 전문화가 미덕으로 정착한 클래식

 음악계에서도 번스타인은 ‘만능 음악가’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예외적 경우에 속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같은 인기 뮤지컬의 작곡가이면서 동시에 교향곡과 미사곡 같은 클래식 음악을 남겼고,

뉴욕 필하모닉의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다. 뉴욕 필에서 14년간 ‘청소년 음악회’를 진행했고, 모교인 

하버드 대학에서도 강연을 맡아서 ‘대답 없는 질문’이라는 책으로 묶어냈으니 방송인이자 교육자이기도 했다.

20세기 미국 음악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할 만한 번스타인의 삶과 음악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성스러움과 속됨,

미국 음악에 대한 자긍심과 유럽 콤플렉스 같은 모순과 균열을 발견할 수 있다.

작곡가와 지휘자라는 두 키워드를 통해 번스타인의 음악 세계를 살펴보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