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년, 말러는 유명한 '운명의 세 타격'을 맞고 크게 비틀거리게 됩니다. 무엇보다 

첫째 딸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마이어니크의 별장은 더 이상 빛나는 전성기의 상징이

아니라 뼈아픈 악몽의 장소로 바뀌고 말았지요. 이후 그는 여름휴가지를 돌로미티 지역의

토블라흐로 옮기고 흔히 '염세적', '비관적'으로 평가되는 일련의 후기 작품들을 써나갔습니다.

그 중 첫 작품인 '대지의 노래'는 교향곡으로도, 관현악 가곡으로도 분류되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 말러는 당시(唐詩)를 가사로 취해 인생의 비극 앞에서 무기력한 한 인간의 심정을

절절하게 토로합니다. 다만 그 결말은 결코 어둡지만은 않습니다. 그가 절망의 시간 너머에서

발견한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가을이 깊어가는 시점에 함께 돌아보도록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