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콥스키 서거 이후 라흐마니노프가 주목 받기 시작할 때까지 돋보이는 러시아 음악가의 이름을 발견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시기의 러시아 음악가들이 뛰어나지 않아서 그렇다기보다는 나름대로의 원인이 있었다. 

차이콥스키의 제자로서 음악이론과 인문학까지 통달한 타네예프는 

러시아적 대위법을 완성했으나 그의 작품들은 음악애호가들에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렌스키는 뛰어난 피아노 3중주곡을 남겼으면서도 러시아 음악계의 파벌 때문에 방황하다 일찍 세상을 떠났고,

신비주의 음악을 통해 인류를 구원의 길로 이끌고자 했던 스크랴빈의 시도 또한 대중의 이해를 받지 못했다. 

평생 동안 왕성한 창조력을 발휘했던 글라주노프는 페테르부르크 악파와 모스크바 악파의 양식을 융합한 음악작품으로 

새로운 러시아 음악의 탄생에 발판을 마련했지만 그의 작품 자체는 보수적이었다. 

이 시간에는 차이콥스키 이후 라흐마니노프 이전까지, 러시아 음악계에 기여한 

타네예프, 아렌스키, 스크랴빈, 글라주노프의 주요 작품들을 감상하며 새로운 세기의 러시아 음악이 어떻게 진화해갔는지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