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체호프 『바냐 외삼촌』

9월 23일 토요일 오후 2시│강의 · 장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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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3일 토요일 오후 2시│강의 · 장은수

“불쌍하고 또 불쌍한 바냐 외삼촌. 울고 계시군요……. 

외삼촌은 인생에서 즐거운 일이라곤 모르셨죠. 하지만 기다려 보세요, 바냐 외삼촌. 

기다려요……. 우린 쉬게 될 거예요……. 우린 쉬게 될 거예요.”


마흔 후반, 평생 생각 없이 일만 하면서 살던 바냐의 가슴에 갑자기 회한이 찾아든다. 

놓쳐버린 사랑의 안타까움, 헌신을 배신으로 갚는 세레브랴코프에 대한 분노, 덧없이 흘려보낸 세월이 불러일으키는 후회, 

무엇보다 남은 삶이 가져올 여전한 무의미 등이 그를 불안에 떨게 한다. 

바냐는 어떻게든 새로운 삶을 살아보려 애쓰나, 가난하고 힘없는 그가 실제로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아스트로프, 소냐 등 다른 등장인물도 마찬가지다.

체호프의 세계에선 누구도 꿈꾸는 대로 살지 못하고, 마음먹은 대로 되는 일도 없다. 

그는 우리 삶에 어떤 영웅성도 부여하지 않고, 아무런 스펙터클도 허용하지 않는다. 

지루하고 공허하고 단조롭고 무력한 현실과, 그래서 극도로 불안한 실존 그 자체를 드러낸다. 

이런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삶은 과연 살아갈 아무 가치도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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