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달콤한 소나기가

3월의 메마른 뿌리까지 뚫고 들어가

줄기마다 물기로 촉촉하게 적셔

그 힘으로 꽃이 피어나던 때였습니다.”

제프리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는 영문학의 뿌리에 놓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봄을 맞아 캔터베리 대성당으로 순례에 나선 여행자들이 들려주는 24편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회에 대한 예리한 관찰과 날카로운 풍자 정신으로 무장한 초서는 중세 영국을 배경으로 권력, 탐욕, 사랑, 위선, 자유 등과 같은 인간 군상의 다채로운 초상을 풍부하고 세련된 언어로 그려낸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서 ‘메마른 뿌리’를 뚫고 들어가는 언어의 ‘달콤한 소나기’와 함께 진실의 꽃이 피어나고, 영혼이 부활하는 재생의 순례 여행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