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기사〉는 독일의 후기낭만주의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다섯 번째 오페라이자 그의 최고 성공작입니다. 

1911년 드레스덴에서 초연된 이 오페라에서 슈트라우스는 전작 〈살로메〉와 〈엘렉트라〉에서 구사했던 전위적 표현주의와 결별하고 '모차르트 풍'의 경쾌하고 고전적인 희극 오페라를 보여주었지요. 다만 모차르트 오페라들이 그러하듯, 이 작품에도 유희적인 표면 아래에 인간사회와 인생에 대한 성찰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 오페라 속 이야기는 18세기 중엽,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통치기 빈의 귀족사회를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오스트리아 육군 원수의 부인인 마리 테레즈는 남편 몰래 청년 귀족 옥타비안과 밀회를 즐기고 있습니다. 

어느 날 그녀의 사촌 시골 귀족 옥스 남작이 찾아와 자신의 정략결혼을 위한 ‘장미의 기사’를 천거해달라는 부탁을 하는데 그녀는 무슨 생각에선지 옥타비안을 추천하죠. 졸지에 청혼 전령 자격으로 은장미를 들고 부호 파니날의 집으로 찾아간 옥타비안은 옥스 남작의 신부가 될 조피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요...

정사, 밀회, 청혼, 계략 등의 자극적인 소재들이 세련되게 어우러진 이 작품은 발표 당시부터 현재까지 독일어권에서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로 꼽혀오고 있습니다. 본 강의에서는 이 오페라의 주요 장면들을 몇 가지 영상물로 감상하면서 그 표면과 이면의 매력과 의미를 짚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