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범한 사람이 되고 싶다.”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의 말이다. 사실, 바이런만큼 유럽 정신에 거대한 영향을 끼친 시인은 많지 않다. 놀랍게도, 『서양 철학사』에서 버트란트 러셀은 철학의 역사에 칸트와 나란히 그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귀족적 반항아’로 불리는 바이런적 인물은 단숨에 유럽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들의 가치와 세계관을 뒤흔들었으며, 사회구조를 변혁하는 자유와 혁명의 대열에 뛰어들게 이끌었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니 유명해졌다.”
스물네 살 때, 처음 출간한 『차일드 해럴드의 순례』 덕분에 바이런은 영국뿐 아니라 유럽 사교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두 해에 걸친 ‘그랜드 투어’ 경험을 담은 이 시집엔 당대 청년들의 마음속에 들끓던 모든 갈망이 활화산처럼 분출해 있었다. “자유, 반항, 새로운 것에 대한 열정, 자연에 대한 몰입, 인간을 향한 사랑 등” 낭만정신의 정수가 선연히 표현되어 있었다.
바이런은 자기 연출의 대가였다. 그는 자기 자아를 “우울한 동시에 정열적이고, 아프게 참회하면서 동시에 후회 없이 죄를 저지르는” 멋쟁이로 가꿀 줄 알았다. 봉건적 질서가 만연하고, 돈밖에 모르는 속물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귀족적 허위와 겉치레를 혐오하고, 진실과 자유를 기꺼이 표현하는 이 반항아이자 방탕아는 괴테, 스탕달, 푸시킨, 도스토옙스키 등을 매혹했고, 니체의 ‘더 나은 인간(초인)’에 큰 영향을 끼쳤다. 또 베를리오즈는 『차일드 해럴드의 순례』를 읽고 감명받아 교향곡 「이탈리아의 해롤드」를 작곡하기도 했다.
“언젠가 앨비언 섬에 젊은이가 살았지./ 그는 옳은 길을 기꺼워 않았지./ 듣도 못한 방탕으로 나날을 보내며,/ 밤의 졸린 귀를 쾌락의 소리로 괴롭혔지./ 아, 그는 수치와 담쌓은 녀석,/ 잔치와 환락에 모든 걸 바친 녀석./ 여자와 탐색의 무리밖에는/ 눈에 차는 것 하나 없는,/ 신분에 관계없이 잘난 체하는 주정꾼밖에는/ 그의 이름은 차일드 해럴드.”
『차일드 해럴드의 순례』의 첫머리다. 그러나 이 방탕한 인물은 스물다섯 살이 되기도 전에 “모든 쾌락에서 싫증을 느끼고” 밑 모를 우울증에 빠진다. 시는 이 인물이 답답한 고향을 떠나서 유럽 대륙을 여행하면서 자유를 만끽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자, 가자, 나의 작은 배여,/ (중략)/ 고향만 아니라면/ 어느 나라로 날 싣고 가든 상관없다.”
다른 곳, 다른 삶에 대한 갈망은 곧 자기 안의 다른 존재에 대한 열망, 다른 사회에 대한 열망으로 번져간다. 이 시를 읽고 수많은 젊은이가 자유를 위한 전쟁에, 혁명을 위한 투쟁에 헌신한 이유이다. 바이런은 노래했다. “선이란 이름뿐만이 아니고, 행복이란 꿈만이 아니라는 것을 믿는다네.” 이런 꿈을 믿는 사람만이 허위에 가득한 세상을 진실을 살 수 있다.
현재 국내에 나와 있는 바이런 시집은 두 권이다. 황동규 시인이 번역한 『차일드 해럴드의 순례』(민음사)와 윤명옥 교수가 번역한 『바이런 시선』(지만지)이다. 이 두 시집을 중심으로 바이런의 시 세계를 이야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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