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무렵의 명작이라면 역시 오페라 〈라 보엠〉을 빼놓을 수 없겠지요. 파리의 허름한 다락방에 모인 네 젊은이는 시인, 화가, 음악가, 철학자라는, 외양은 멋지되 실속은 없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아직 꿈이 있고, 그 꿈은 미미라는 아리땁고 가냘픈 여공의 모습으로 형상화됩니다. 시인 로돌포와 미미는 연인이 되어 행복한 미래를 바라보지만, 가혹한 현실은 그들의 사랑과 꿈에 어둡고 무거운 그림자를 드리우죠.

전 4막으로 구성된 이 오페라에서 1막과 2막은 희망과 환희가 넘쳐나는 희극, 3막과 4막은 절망과 비탄으로 가득한 비극입니다. 그 절묘한 대비의 드라마 속에서 관객들은 그리운 과거를 추억하고, 그 시절의 환희와 비애, 희망과 좌절을 회상하며, 나아가 우리네 인생의 양면을 음미하면서 또 한 해를 떠나보내죠.

푸치니 타계 100주년의 피날레를 이 슬프도록 아름다운 오페라의 명장면들과 그 의미를 돌아보는 시간으로 장식해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