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은 '순수 예술'이 아니다. 아름다움 뿐 아니라 그 아름다움을 가능케 하는 사회에 대해 끊임없이 말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고전음악은 사회적으로 형성되었다. 

시민이 문화의 (그리고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지 못하는 사회를 향해 인생보다 더 오래 가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던졌다. 

그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역할을 한 음악사의 인물이 바로 베토벤이다. 

평생 공화주의의 신념을 가진 채 살아간 베토벤.

그 공화제의 이상이 가장 완벽한 관현악에 담겨 있는 <영웅> 교향곡을 만난다. 

헤겔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도 아름다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할 때는 현실에 눈 감지 말아야 한다. 베토벤은 그 양쪽 모두에서, 결국 진실했던 음악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