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조이스 『더블린 사람들』 마비와 각성

7월 25일 토요일 오후 6시│강의 · 장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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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25일 토요일 오후 6시│강의 · 장은수

    “밤에 유리창을 쳐다볼 때면 나는 으레 ‘마비’라는 단어를 속으로 가만히 되뇌었다.”


    제임스 조이스의 데뷔작 『더블린 사람들』은 1900년대 초 더블린을 무대로 한 단편 열다섯 편을 묶은 책이다. 

    조이스는 등장인물의 나이에 따라 유아기·소년기·성년기·공직 생활 순으로 작품을 배치해, 전체가 하나의 성장소설처럼 읽히도록 했다. 

    대부분 그가 20대 초반이던 1904~1905년에 쓴 작품들이지만, 

    비속하고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여러 출판사에서 거부당한 끝에 1914년에야 에즈라 파운드의 도움으로 출간됐다. 

    거부의 진짜 이유는 가톨릭을 향한 암묵적 비판, 곧 작품의 도발성이었다.


    조이스는 이 책에서 더블린과 그곳 하층 중산층의 삶을 그린다. 

    ‘마비’라는 단어가 암시하듯, 그는 더블린 사람들의 위선과 속물근성, 무력과 환멸을 냉정하고 체계적으로 드러낸다. 

    작중 인물 상당수는 그의 가족이나 지인을 모델로 삼은 이들로, 영적으로 나약하고 낡은 도덕에 갇힌 채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식민지 현실과 가톨릭교회의 억압에 무기력하게 길들여진 탓에, 이들은 불행에서 벗어날 기회가 주어져도 끝내 주저앉고 만다.


    조이스에게 더블린은 ‘도덕적 마비의 중심지’였고, ‘아일랜드 도덕 역사의 한 장이자 정신적 해방을 향한 발걸음’이라 불렀다.

    마비를 이토록 냉정하게 응시한 것은, 결국 그가 민족의 각성을 바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작품이 도덕적이거나 교훈적인 것은 아니다. 

    조이스는 비극과 희극, 풍자와 연민, 냉소와 비애를 오가며 인물들을 어느 순간의 자기성찰, 곧 ‘각성’으로 이끈다. 

    삶의 변화를 문득 깨닫게 하는 이 기법은 버지니아 울프와 레이먼드 카버로 이어지며 현대소설의 주요 방법이 되었다. 

    『더블린 사람들』은 『젊은 예술가의 초상』과 『율리시스』로 나아가는 조이스 문학의 출발점이자, 그를 무엇보다 ‘더블린’의 작가로 만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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