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우, 음반 하나를 내 놓으며 ❞

2003년, 19년 전이지요. 5,000개의 음반 가게들이 문을 닫을 때, 풍월당은 레코드가게를 열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레코드 가게에 마음을 담고 일한 지 27년이 되어갑니다. 풍월당은 19년이 되었고요. 

오랜 시간 음악을 듣다 보니 몸이 깨어나고, 정신은 늘 이로운 방향으로 흘렀습니다. 

제가 음악을 가꾼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음악이 저를 오래 가꾸어 온 것이지요. 

여러분 마음도 비슷하리라 생각합니다. 코로나시절로 힘든 시간을 보내며 제가 음반 하나를 기획해서 세상에 내놓습니다. 

❝ 비록 모음집이지만 ❞

비록 모음집이지만 여기 수록된 연주자들은 한마음으로 하나의 큰 음악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한 가지만 생각했습니다.

오래 듣던 분도, 처음 듣는 분도 , 그저 흘려만 놓아도 마음이 흡족하면 좋겠다 바랐습니다. 

마음이 힘든 분들도 듣고 기운이 나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특별한 테마도 없고, 어떤 형식도 없이, 

그저 소리에만 귀 기울였지만, 고르는 내내 누군가를 위해 밤을 새워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하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여러분도 그런 추억 있으시죠? 간혹 중간중간에 육성 녹음도 넣고, 지우기를 반복했던 기억 말입니다. 

❝ 25곡의 순서를 마음의 상태에 맞추어 흐르도록 ❞

여기 수록된 음원들은 모두 귀하고 소중한 명반입니다. 

구하지 못하는 음반도 더러 있습니다. 

유니버설 본사에 음원 허락을 받는 과정에서 모았던 곡 중에서도 고르고 골라 절반은 포기하고 남은 곡들입니다.  

전쟁으로 연일 죽어가는 젊은 병사들을 생각하며, 예고 없던 산불로 타들어간 안쓰러운 나무와 이웃들을 떠올리며, 

긴 역병으로 고통받은 우리들을 떠올리며, 풍월당이 작은 음반 하나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 레코드 가게 점원이 만든 소리의 길 ❞

이 음악 속에서 사랑을 느끼고, 

우연히 만난 선율 하나로 우리를 묶는 끈을 만들고, 

머리뿐 아니라 가슴으로도 음악을 듣는다면, 

우리는 음악가가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질서에 이미 접근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음반이 누구나 거기로 다가가게 하는 소리의 길이 되었으면 합니다.

❝ 마지막 곡들은 ❞

첫 번째 음반 마지막 곡은 러시아 작곡가 쇼스타코비치가 아들을 위해 쓴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담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연일 죽어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젊은 아들들을 생각하며 이 곡을 떠올렸습니다.

두 번째 음반 마지막 곡은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13번 ‘카바티나’를 마지막 곡으로 선택했습니다. 

베토벤이 한 번도 버린 적이 없는 불굴의 용기가 듣는 우리에게 긴 여운을 남깁니다. 

내면을 돌아볼 수 있는 용기가 없이는 삶의 고통과도 맞설 수 없다고, 

여기 수록된 연주자들은 한 마음으로 건강하고도 단단한 음악을 들려줍니다.

❝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을 때의 마음 ❞

25곡으로 된 이 음악의 흐름이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습니다. 

오래된 음원들이 많아 소리가 고르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들으시는 하나하나 작품들은 돌과 모래와 자갈이 바다 언저리에 모여 토닥토닥 대화하는 것처럼, 자연을 닮은 조용한 음악입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을 때 우리의 마음과 감정도 자연을 닮게 됩니다. 

어쩌면 이 방법이 우리가 시간을 버텨내며 살아갈 수 있는 가장 평화로운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봄에 평화를 기원합니다. 

❝ 홀로 들어도 외롭지 않기를, 위안이 필요한 이나, 쉼이 필요한 이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이 모두, 이 음악에서 싱싱한 기운을 얻어가기를 ❞

2022년 3월 풍월당에서 최성은 드림.

풍월당이 유니버설 뮤직과 함께 만든 음반입니다.

이 음반이 많이 팔리면 풍월당 경영에 도움이 됩니다.

음원으로도 나와있습니다. 들어보시고 많이 알려주세요.

음반 내지 글과 만듦새가  아름다우니 소장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쁘게 잘 포장해서 선물과 함께 보내겠습니다.

▶ 클래식을 듣는 당신에게 (2CD)

가격 : 23,000원

사은품: 풍월당 파버카스텔 연필 ->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문의: 010-2100-5521

▶ 계좌: 국민 346501-04-184999 (주)풍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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